팀 쿡 애플 CEO / 사진 = 애플 이벤트 영상 캡쳐
팀 쿡 애플 CEO / 사진 = 애플 이벤트 영상 캡쳐

애플이 자체 설계한 'M1' 칩셋을 전면에 내세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강력한 수요를 보이고 있는 PC와 태블릿 시장 공략에 나선다. 애플은 M1을 탑재한 강력한 성능의 차세대 하드웨어 제품과 더불어 구독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와 신제품도 함께 선을 보였다.


구독 생태계 넓히기 위한 포석

21일 애플은 온라인으로 신제품 공개 행사 '스피링 로디드(Spring Loaded)'를 열고 아이맥과 아이패드 프로, 에어태그, 애플TV 등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애플은 가족끼리 공유가 가능해진 신용카드 '애플 카드 패밀리'를 소개하며 운을 뗐다. 오는 5월 미국에서 출시하는 애플 카드 패밀리를 사용하면 13세 이상 가족끼리 애플 카드를 공동 소유하고 신용 한도도 병합 할 수 있게 된다.

애플 카드 / 사진 = 애플 이벤트 영상 캡쳐
애플 카드 / 사진 = 애플 이벤트 영상 캡쳐

이는 하드웨어 제품 뿐만 아니라 '애플뮤직' '애플TV 플러스' '애플아케이드' 등 구독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는 애플이 자사 서비스에 대한 결제 문턱을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이날 애플은 오디오 서비스의 원조격인 '팟캐스트' 구독 서비스도 선보였다. 새롭게 디자인 된 팟캐스트는 광고 없는 청취와 추가 콘텐츠, 새로운 시리즈의 조기 및 독점 청취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구독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애플TV 플러스 등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4K 화질로 지원하는 '애플TV'의 차세대 제품도 공개됐다. 새 애플TV는 'A12 바이오닉' 칩셋을 탑재해 높은 프레임의 HDR 화면과 '돌비 비전'을 지원한다.


PC·태블릿 'M1'으로 대동단결

이날 공개된 하드웨어 신제품의 핵심은 'M1'으로 요약된다. M1은 지난해 애플이 인텔과 결별하고 선보인 최초의 ARM 기반 시스템온칩(SOC)이다. M1은 8코어 중앙처리장치(CPU)와 최대 8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 머신러닝(ML)에 쓰는 16코어 뉴럴 엔진 등으로 구성됐다.

애플은 5나노 공정 기술을 적용한 M1 칩셋으로 성능과 전력 효율을 대폭 끌어올린 노트북PC '맥북에어'와 '맥북프로'를 선보인 바 있다. 맥북에서 검증된 M1 칩셋의 강력한 성능은 일체형 PC '아이맥'과 프리미엄 태블릿PC '아이패드 프로'로 이어졌다. 앞으로 M1 칩을 매개로 맥북, 아이맥 등 맥 PC와 아이폰,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를 넘나들며 애플리케이션이 더욱 원활하게 연동되는 생태계 환경이 구축될 전망이다.

애플 M1 탑재 PC 제품군 / 사진 = 애플
애플 M1 탑재 PC 제품군 / 사진 = 애플

차세대 24형 아이맥은 빠른 부팅 속도와 저소음, 저발열 등 M1 칩셋의 장점을 내세웠다. 애플에 따르면 신형 아이맥은 기존 21.5형 아이맥 표준 모델과 비교해 CPU 성능은 85% 빨라졌고, 포토샵 등 특정 앱에서 최대 2배 빠른 GPU 성능을 제공한다. M1 탑재 효과는 제품 디자인에서도 드러난다. 신형 아이맥은 M1 탑재로 별도의 메모리나 저장장치를 탑재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신형 본체 두께를 11.5mm까지 줄였다.

이번 신제품은 뒤로 볼록한 형태였던 전작과 달리 마치 아이패드 프로 모델처럼 평평한 디자인으로 일신했다. 4.5K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차세대 아이맥은 오리지널 아이맥을 연상시키는 총 7가지 색상을 고를 수 있고, 색상별 키보드와 마우스가 제공된다. 코로나19 이후 대폭 늘어난 화상회의 등 비대면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 성능 향상에도 공을 들인 모습이다.

신형 아이맥 / 사진 = 애플
신형 아이맥 / 사진 = 애플

 


PC인가 태블릿인가…M1 품은 아이패드 프로

차세대 아이맥과 함께 선보인 5세대 아이패드 프로 역시 M1 칩셋을 직접 탑재했다. 모바일 기기로 분류되던 아이패드 시리즈에 PC와 동일한 칩셋이 탑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 측은 M1 칩셋을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가 'A12Z 바이오닉'을 탑재한 전 세대 제품에 비해 50% 빠른 CPU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 / 사진 = 애플 이벤트 영상 캡쳐
 신형 아이패드 프로 / 사진 = 애플 이벤트 영상 캡쳐

12.9형 제품의 경우 후면에 1만개 이상의 LED를 사용한 '리퀴드 레티다 XDR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최대 1000니트의 전체 화면 밝기와 1600니트의 최대 밝기, 100만 대 1 명암비 등 보다 높은 수준의 화질을 지원한다.

이번 신제품은 아이패드 시리즈 최초로 썬더볼트 연결까지 지원해 사실상 PC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추게 됐다. 스펙을 향상시킨 데 비해 가격은 와이파이 모델 기준 11형이 799달러로 전작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미니 LED를 장착한 12.9형은 100달러 상승한 1099달러로 책정됐다. 신형 아이맥과 아이패드 프로는 다음달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5세대 아이패드 프로 / 사진 = 애플
5세대 아이패드 프로 / 사진 = 애플

 


소문의 '에어태그' 드디어 첫 선

지난해부터 꾸준히 출시설이 돌던 애플의 위치 추적 장치 '에어태그'도 이날 첫 선을 보였다.

에어태그는 가방이나 열쇠 등 통신 기능이 없는 물건에 달아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액세서리다. 사용자는 에어태그를 설정한 후 아이폰의 '나의 찾기' 앱을 통해 위치를 확인하거나 소리를 재생시킬 수 있다.

에어태그 / 사진 = 애플 이벤트 영상 캡쳐
에어태그 / 사진 = 애플 이벤트 영상 캡쳐

에어태그에는 주변을 인식하는 초광대역(UWB) 기술 기반의 'U1' 칩으로 장착돼있다. U1칩이 탑재된 아이폰11 및 아이폰12 사용자는 에어태그와의 거리와 방향을 보다 정확하게 알려주는 '정밀 탐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에어태그가 블루투스 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나의 찾기 네트워크를 통해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나의 찾기 네트워크는 수십억 개의 애플 기기에 접근해 에어태그에서 블루투스 신호를 감지한다.

에어태그는 미국 기준으로 오는 30일 정식 출시되며, 가격은 개당 29달러, 4개 패키지는 99달러로 책정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더 격렬해진 애플-삼성 경쟁

애플이 신제품으로 생태계 확장에 나서면서 같은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라이벌인 두 회사는 코로나19 이후 강력한 수요를 보이고 있는 PC와 태블릿 시장에서도 한치 양보 없는 전쟁을 펼친다.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언팩 행사를 열고 노트북PC '갤럭시 북 프로'·'갤럭시 프로 360' 등을 공개할 전망이다. 갤럭시 북 프로와 갤럭시 북 프로 360은 각각 13인치, 15인치 크기로 예상되며, 특히 프로 360 모델은 360도로 접을 수 있는 터치 패널과 스타일러스 'S펜'을 적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새로운 폼팩터는 아직 애플 제품군에선 찾아볼 수 없는 삼성전자의 차별점이 될 전망이다.

삼성 갤럭시 언팩 초대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 갤럭시 언팩 초대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태블릿 시장에서는 애플이 고가의 프로 제품을 앞세운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가성비를 높인 '갤럭시탭 S7 라이트'와 보급형 '갤럭시탭 A7 라이트' 등을 내놔 대조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애플에 앞서 먼저 위치 추적 액세서리 '갤럭시 스마트태그'를 선보인 점도 눈여겨 볼 점이다. 최근 삼성은 UWB 기술을 추가한 '갤럭시 스마트태그 플러스(+)'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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