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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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25일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 초대규모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를 전격 공개했다. 하이퍼클로바는 현존하는 최고 AI 'GPT-3'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한 것으로 말 그대로 토종 AI 중 가장 똑똑한 성능을 자랑한다. 이에 테크M이 하이퍼클로바에 담긴 의미를 분석해봤다. 


"너희들에 안밀려" 테크코리아 美-中 AI에 종속되지 말자

네이버가 '초거대 AI' 개발에 공을 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미래산업의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AI만큼은 외산 기업에 종속되지 말아야한다는 의무감 때문이다. 사실 인터넷 시대에 접어든 이후, 전세계 주요 국가 모두 미국의 인터넷 기술에 종속됐다. IT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미국 기업에 먹혀들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러나 국내시장에선 토종 포털 네이버가 굳건히 자리하며 구글 등 미국 포털의 공습을 막아냈다. 지도 반출 이슈가 불거질 당시에도 네이버와 카카오 등 토종 인터넷 기업의 자립 덕에 데이터 주권을 지켜냈다. 문제는 데이터 시대의 핵심이 AI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취사선택, 고도화하는 모든 방식이 AI로 이뤄지고 있어 AI 주도권을 쥔 기업이 미래 시대를 주도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네이버는 국가대표 AI라 부를 수 있는 '하이퍼클로바'를 통해 국내 AI 데이터를 집대성, 데이터 주권을 지키겠다는 의지다. 실제 하이퍼클로바는 미국 GPT-3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한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큰 한국어 초거대 언어모델이다. 영어가 학습 데이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GPT-3와 달리 하이퍼클로바 학습 데이터는 한국어 비중이 97%에 달한다. 무엇보다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AI를 도출해낼 수 있다. 

정석근 클로바 사내독립기업(CIC) 대표는 이날 키노트에서 "글로벌 기술 대기업은 대형 AI 모델이 가져올 파괴적 혁신에 대한 기대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한국의 AI 기술이 글로벌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선 이미 공개된 기술을 활용하고 따라잡는 수준에 그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하정우 네이버 AI LAB 소장/사진=네이버
하정우 네이버 AI LAB 소장/사진=네이버

 


"이윤추구 NO" 고도화 핵심은 산학협력...서울대-카이스트 모여라!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 개발을 위해 네이버 개발자 뿐만 아니라 국내 최고수준의 대학들과 손을 잡으며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대학교 및 카이스트 AI 대학원과 각각 '서울대-네이버 초대규모 AI 연구센터', '카이스트-네이버 초창의적 AI 연구센터'를 설립, 산학협력에 집중하고 있는 것. 

미국-중국 기업과 달리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적은 만큼, 눈앞에 실익을 제쳐주고 기술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네이버는 한국과 전세계 유수에 위치한 대학 등 학계의 우수한 연구자들과 스타트업, 기관들이 각 지역에서 이뤄지는 선행 AI 기술 연구에 참여해 활발히 교류·협력하며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고 우수한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양성될 수 있도록 투자해왔다. 

전체 매출의 25%를 매년 R&D에 할애하고 있고, 이 중 상당수가 AI 고도화에 쓰이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 AI LAB 소장은 "네이버는 선제적으로 새로운 연구 협력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 있다"면서 "네이버의 AI 연구는 응용 뿐만 아니라 기초 학습기법, 데이터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어 이 부분 또한 국내기업과는 차별화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네이버
사진=네이버

 


전문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이젠 모두를 위한 AI

하이퍼클로바의 특징은 전문가가 아니어도 쉽게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낮췄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를 중소상공인과 창작자, 스타트업 등 기술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예컨대 간단한 설명과 예시를 제시하는 소수학습 방식으로 AI를 동작시킬 수 있기 때문에 AI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손쉽게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상품 판매에 도움이 되는 적절한 마케팅 문구를 AI가 자동으로 작성해주는 일, 공부해야 할 내용을 AI가 빠르게 요약하거나 모르는 내용을 질문했을 때 자연스럽게 답변해주는 일이 가능해지게 된다. 네이버는 향후 사업 및 연구 협력을 통해 다양한 방식의 기술 제공을 계획하고 있다. 관련 API도 외부에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의 기술을 네이버 서비스에 대거 적용, 사용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첫번째 사례로 지난 6일 검색 서비스에 하이퍼클로바를 적용해 사용자가 검색어를 잘못 입력하는 경우 올바른 단어로 전환해 검색해주거나 적절한 검색어를 추천해주는 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정석근 대표는 "더 짧은 시간과 더 적은 리소스를 사용해서 이전에 우리가 상상만 헀던, 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마저 가능해지는 새로운 AI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하이퍼클로바'를 통해 SME와 크리에이터를 포함해 AI 기술이 필요한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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