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카카오페이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카카오페이

 

국내 대표 핀테크 기업 카카오페이의 최고경영자(CEO)가 해외 기업과의 인력차를 거론, IT 인재 양성을 위해 민간이 나서야한다고 강조해 눈길이 쏠린다. 


카카오페이 CEO "中 기업과 인력차 10분의1...인재 확보 위기" 

28일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페이의 브런치 계정을 통해 "지난해 6월 기준 앤트그룹 임직원 수는 1만6660명으로 이 중 IT 인력은 전체 인원의 63.9%를 차지하는 1만646명이나 된다"며 "이는 카카오 공동체 전체 임직원 수(1만1144명, 2021년 1분기 기준)에 거의 육박하는 숫자"라고 말을 꺼냈다. 

이날 류 대표는 "현재 카카오페이 임직원 수는 약 1000명으로 이 중 개발 인력은 절반 정도로 중국 앤트그룹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이 인원으로 중국과의 핀테크 발전 격차를 이만큼 줄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시장에서의 개발자 수요는 점점 더 높아져가고 있고 우수한 인재 영입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핀테크는 물론 다른 여러 분야에서도 우리의 글로벌 경쟁력은 뒤쳐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류 대표는 국내 대학의 IT 교육 환경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류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는 최근 10여년 사이 컴퓨터공학과 정원을 5배 이상 증설했다"면서 "2016년에는 컴퓨터공학 전공자 비율이 대학 전체 정원의 44%인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도 솽이류 (雙一流) 정책으로 주요 대학에 첨단 과학기술 분야 중심의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면서 "이에 힘입어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학과 정원을 대폭 늘리는 변화도 줬고, 최근 QS가 발표한 ‘2021 세계 대학 평가 전공별 순위’에서 중국은 컴퓨터공학과를 필두로 아시아 대학 가운데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대학의 IT 교육 환경은 아직 열악하다"면서 "현재 주요 대학들의 컴퓨터공학과 정원은 제가 대학교를 다닐 당시와 비교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고,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교내 학과 실습실 PC가 부족해 2인 1조로 번갈아 사용하며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등 인프라 부족의 어려움도 호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핀테크 최강자의 조언..."결국 민간이 나서야"

류 대표는 "IT 인재 확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교육 정책에 대대적인 변화를 만들기는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다"면서 "저는 민간이 직접 국내 IT 인재 양성을 위해 나서고 국가가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먼저, 대학 및 교육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IT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고 교내 인력 부족으로 IT 관련 수업 수요를 맞출 수 없었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PC와 소프트웨어 등 인프라 지원도 이뤄져야 하고, 학생들이 인프라 부족 없이 실습을 진행하고 수강할 수 있다면 대학 교육으로도 더 깊은 전문성을 습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학계와의 협력 모델 구축을 통한 IT 교육 확대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어 류 대표는 "기업이 직접 개발자 양성에 나서는 방법도 효과적"이라며 "사설 교육기관을 다수 양성하여 IT 교육 기회를 확대해야 하고 예를 들어, 개발자 전문 고등교육 기관을 만들어 IT와 기본 인문 소양을 직접 교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현장에 투입되어도 '전문성 부족'이라는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라며 "대학 교육 없이도 뛰어난 역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회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학력의 한계도 사라지고, 이미 판교의 많은 IT 기업들은 대학 간판을 보지 않고 코딩 실력으로만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코로나로 인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가속화되고 있다"며 "모든 산업이 개발자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우수한 인재에 대한 수요와 공급 격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고 IT 강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중지를 모아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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