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샘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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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엔 거대한 변수가 많았다. 지난 2019년 강력한 라이벌 화웨이가 미국 거래제한 블랙리스트에 오르며 사실상 스마트폰 시장에서 퇴출됐고,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란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올해는 그 여파로 반도체 부품 부족 현상이 시장을 계속해서 흔들고 있다.

시장에선 지난해 애플이 첫 5G 스마트폰 '아이폰12'를 내놓으며 승승장구하고 있고, 화웨이의 빈자리는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의 신흥 제조사들이 차지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 여기에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업계 지형도가 완전히 변해버렸다.

이런 격량 속에 삼성전자는 여전히 판매량으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나, 매출 측면에선 애플에게 크게 밀리고 있고 성장세는 중국 제조사들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만일 이런 상황에 큰 실수가 하나 나온다면 언제든 자리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한 발짝도 방심할 수 없는 위태로운 외줄타기를 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삼성 폴더블폰의 도전

올해 변화무쌍한 환경에 맞서기 위해 삼성은 굉장한 속도와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초 선보인 100만원대 이하로 가격을 낮춘 플래그십 '갤럭시 S21'부터 20만원대부터 가격대별로 촘촘하게 채워놓은 5G 스마트폰 '갤럭시 A' 시리즈까지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해 삼성은 독보적인 개발력과 공급망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S21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S21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 = 삼성전자 제공

하반기에는 도전 강도가 더 거세진다. 먼저 그동안 갤럭시 스마트폰의 효자 브랜드였던 '갤럭시 노트' 시리즈 신제품이 나오지 않는다. 갤럭시 S 시리즈가 화면 크기를 키우고 'S펜' 지원을 시작하며 갤럭시 노트와의 차별점이 사라지자 과감히 플래그십 라인업에 변화를 준 것이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소멸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던 변화지만, 급변하는 환경이 결정의 순간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노트가 사라진 하반기는 폴더블폰 신제품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폴더블폰은 3년 만에 '실험작' 꼬리표를 떼고 갤럭시 스마트폰의 주력 플래그십으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 때 1000만대 이상을 팔던 노트 시리즈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한 달 빠른 오는 8월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Z 폴드3'와 '갤럭시 Z 플립3'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폴더블폰 '완성형' 보여준다

2019년 첫 제품인 '갤럭시 폴드'가 출시될 당시만 해도 폴더블폰은 내구성 등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의심과 지나친 고가로 성공 가능성을 의심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린 '갤럭시 Z 폴드2'와 좀 더 팬시한 사용성을 지닌 '갤럭시 Z 플립'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새로운 스마트폰 폼팩터로 패러다임 전환에 성공한 모습이다.

현재 예상되고 있는 신제품 스펙을 보면 올해 폴더블폰의 '완성형'을 보여주겠다는 삼성전자의 각오가 엿보인다. 그동안 폴더블폰에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점, 아쉬웠던 점을 충분히 채워 내놓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갤럭시 Z 폴드' 신제품 추정 이미지 / 사진=샘모바일
'갤럭시 Z 폴드' 신제품 추정 이미지 / 사진=샘모바일

먼저 가격 인하 소식이 있다. 샘모바일 등 IT전문 매체들은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해 신제품 가격을 전작 대비 최대 20%까지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보도가 현실화된다면 폴더블폰 구매의 가장 큰 장벽이 낮아지는 셈이다.

기술적으론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 탑재가 눈에 띈다. UDC는 카메라를 디스플레이 아래에 배치해 화면에서 카메라 홀을 아예 없애는 기술이다. 카메라 홀은 면적상으론 작을지 몰라도 실제 화면을 펼쳤을 때 시각적으로 주는 임팩트는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접으면 스마트폰 펼치면 태블릿'이란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의 정체성이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된다.

폴더블폰 사용자들이 기대하던 S펜 지원도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올 초 갤럭시 S21에 시리즈 최초로 S펜 지원을 시작했으며, 갤럭시 Z 폴드3 역시 디스플레이 내구성을 강화해 S펜을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 Z 플립' 신제품 추정 이미지 / 사진=샘모바일
'갤럭시 Z 플립' 신제품 추정 이미지 / 사진=샘모바일

갤럭시 Z 플립3의 경우 너무 작았던 외부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우고 제품 디자인을 더 심플하게 가다듬어 주요 타겟층인 밀레니얼 세대와 여성층 공략을 더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대로만 나와다오

올해 폴더블폰 신제품이 이 모든 예측들을 현실화한다면 분명 막강한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폴더블폰의 성공 여부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변곡점이 될 전망인 만큼 시장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폴더블폰은 삼성전자가 애플이나 중국 제조사 등 라이벌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만들 비장의 무기다. 이미 애플도 폴더블폰 출시를 저울질 하고 있고, 중국 제조사들도 벌써부터 저가 공세를 시작하고 있으나 제품 완성도 면에서 아직 쉽게 추격을 허용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Z 폴드3 예상 렌더링 / 사진=샘모바일
갤럭시 Z 폴드3 예상 렌더링 / 사진=샘모바일

다만 일말의 불안감이 있다면 최근 반도체 부족 현상과 베트남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주요 제조사들이 제품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고, 삼성 역시 '갤럭시 S21 FE' 등의 출시 연기설이 제기되는 등 생산 측면의 변수가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폴더블폰 역시 일반 스마트폰보다 제조가 까다로워 부품 수급에 따른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삼성이 실제 가격은 낮추고 성능은 높인 모습으로 폴더블폰 신제품을 순조롭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는 상황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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