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퀘스트, 몬스터헌터 등 인기 게임 OST 흘러나와
국가적 행사에 게임 OST 활용할 수 있는 나라 몇이나 될까
우리도 게임에 대한 시선 바꿀때...'게임도 문화다'

#5년전 '아베 마리오'에 감탄했는데

#이번엔 선수단 입장 음악 '게임 OST'에 충격

#문화강국 코리아, 이젠 게임을 보는 시선을 바꾸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1년이나 미뤄진 도쿄올림픽이 드디어 지난 23일 개막했습니다. 코로나19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도, 전세계 여러 나라들이 도쿄올림픽에 참여하기 위해 일본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23일 오후 8시부터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열렸습니다.


5년전 '아베 마리오'로 보여준 문화강국 일본

개막식을 앞두고 5년전인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막식이 떠올랐습니다. 폐막식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차기 개최지를 소개하느 장면이었습니다. 차기 개최지인 일본의 당시 아베 총리가 마리오 복장을 하고 등장한 장면 말입니다.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 마리오 복장을 하고 나타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사진=중계방송 캡쳐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 마리오 복장을 하고 나타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사진=중계방송 캡쳐

우리의 영원한 라이벌 일본이 전세계인들이 단번에 알아볼만한 캐릭터를 보유한 나라라는 점이 질투나게 부럽더라고요. 그리고 마리오 아베가 등장과 함께 상영된 영상에는 일본이 자랑하는 각종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이 총동원됐습니다. 포켓몬스터부터 도라에몽, 헬로키티 등이 등장했죠.

사실 지금의 3040세대들은 어릴때부터 일본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며 살았습니다. 학창시절 만화책 대여점에서 빌려보던 만화책은 대부분 일본 만화가 많았죠. 슬램덩크, 드래곤볼은 말하면 입 아픕니다. 음악도 마찬기지입니다. 엑스재팬이나 루나씨와 같은 일본 밴드 음악 정도는 들어줘야 음악 좀 듣는다는 말을 했던 시절도 있어죠. 

리우 올림픽 폐막식을 보면서, 우리는 언제쯤 올림픽에서 게임이나 만화 등 문화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을까...생각했습니다. 굉장히 멀어보였습니다.


우리도 BTS 필두로 전세계서 인정받는 문화강국이지만...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더이상 일본이 부럽지 않습니다. 5년 사이, 우리에게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당장 전세계를 강타한 K팝 스타들이 있죠. 방탄소년단(BTS) 만으로도 전세계 인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습니다.(전세계에 우리 한국 문화의 위상을 드높인 이들에게 국가가 해줄 수 있는 보상을 빠르게 논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진= 방탄소년단 '버터' MV 
사진= 방탄소년단 '버터' MV 

비단 K팝 뿐일까요?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방영된 '킹덤' 시리즈를 통해 우리의 전통 의복이 많이 알려졌습니다. 특히 '갓'을 이용한 퍼포먼스를 도입해봐도 좋을 것입니다. 전세계를 강타한 아기상어를 활용한 퍼포먼스도 고민해볼만 합니다.

게임은 또 어떤가요. 전세계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플레이어언노운 배틀그라운드'를 자신있께 꺼내 놓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만들어서 전세계를 휩쓴 웹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더이상 우리는 일본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이미 문화 강국인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도쿄 올림픽 개막식을 봤습니다. 별다를 것 없는 공연들을 보며, 콘텐츠 IP를 활용해서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선수단 입장. 


국가적 행사에 게임 OST라니...'충격'

첫 선수단인 그리스 선수단의 입장과 함께 울려퍼진 노래에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습니다. 잘못들었나 싶었는데, 맞더군요. 인기 게임 '드래곤 퀘스트'의 음악이었습니다. 게임 OST를 전세계인들이 보는 선수단 입장때 사용하다니...충격이었습니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게임은 애들이나 하는 것, 나쁜 것이라는 이미지인데요...

선수단 입장이 시작되자 게임 '드래곤 퀘스트' 음악이 흘러 나왔다. /사진=중계방송 캡쳐
선수단 입장이 시작되자 게임 '드래곤 퀘스트' 음악이 흘러 나왔다. /사진=중계방송 캡쳐

그런데, 드래곤 퀘스트 음악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선수단 입장 중간중간, 많이 들어본 음악들이 나왔습니다. '몬스터헌터'라는 게임에 나왔던 노래, '파이널판타지'라는 게임에 나왔던 노래 등이었습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선수단이 입장할때 나온 모든 노래가 게임의 OST였다고 하더군요. 또 한번 부러웠습니다. 게임 OST를 국가적인 행사에 활용할 수 있는 나라. 몇이나 될까요? 게임을 문화로 인정하고 대우하는 이런 문화가 결국 전세계에서 인정받는 유명 게임들을 만들어낸 저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임에 대한 시선, 이젠 우리도 바꿀때 됐다

우리도 이제 시선을 바꿀때가 됐습니다. 게임도 하나의 문화입니다. 아직도 우리는 게임이 취미라고 하면 이상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음악감상이나 영화감상이라는 취미에는 별다른 시선이 없는데 말입니다.

게임을 '악'으로 규정하니, '셧다운제'라는 전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상한 규제도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요? 아직도 '바다이야기' 망령에 사로잡혀 블록체인 게임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게임에 대해 '사행성 우려'라는 꼬리표를 붙이며 꽁꽁 싸매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SK텔레콤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새롭게 선보이며 메타버스 대중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새롭게 선보이며 메타버스 대중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사진=SK텔레콤 제공

앞으로 펼쳐질 가상세계에서의 삶. 소위 메타버스 세상에는 게임의 요소들이 곳곳에 적용될 것입니다. 소위 게이미피케이션이라고 불리는 게임의 요소들이 일이나 학습, 운동, 재활의 능률을 올리는 사례들을 이미 보고 있습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같은 기술과 게임이 만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습도 이미 익숙합니다. 

게임은 이미 우리 삶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강국'이라는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이런 메타버스 열풍을 가장 잘 선도할 수 있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더이상 머뭇거리면서 다른 나라에 그 선도국 지위를 내주기만 할 뿐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것입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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