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기술 관련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양사는 공통적으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헬스케어, 그리고 3D·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메타버스 기술 관련 투자를 진행해왔다.

여기에 네이버는 푸드·패션·반려동물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집중하고 있고, 카카오는 콘텐츠 플랫폼에 주목하는 등 각 사의 개성을 살린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가 주목하는 'AI·디지털 헬스·메타버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스타트업 양성조직 D2SF와 자회사 카카오벤처스를 통해 여러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D2SF와 카카오벤처스가 투자한 회사를 살펴보면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가 어떤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공통 키워드는 AI와 디지털 헬스케어, 그리고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란 3D·VR·AR 등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의미한다.

먼저 네이버와 카카오는 AI 기술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있다. 양사는 모두 AI 반도체 기술 기업에 투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시드투자를 단행했던 '퓨리오사AI'와 '리벨리온'에 후속 투자했다. 이 밖에도 네이버는 ▲AI 법률·특허 분야 번역 엔진을 개발한 '베링랩' ▲AI 셰프 솔루션을 지닌 '비욘드허니컴' ▲AI 작곡 솔루션 개발한 '포자랩스' 등을 택했다. 카카오는 AI 기반 의료기기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기업 '딥메트릭스'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디지털 헬스케어도 양사의 투자를 관통하는 핵심 분야 중 하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 5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이모코그'에 공통 투자해 화제를 모았다. 이 회사는 경도인지장애 디지털 치료제 개발사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 전 단계로, 치매 조기 진단 및 증상 완화를 위해 결정적인 시기다. 또 네이버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에이치디정선 ▲세븐포인트원 등에 투자했다. 카카오는 클라우드 전자의무기록(EMR) 기술을 보유한 '세나클소프트'를 선택했다.

양사는 3D·VR·AR 등 기술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 메타버스가 새롭게 부상하면서 함께 주목받는 기술이다. 커머스를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빠르게 덩치를 불려온 네이버와 카카오는 AR 커머스 솔루션 스타트업 '리콘랩스'에 공동 투자자로 나섰다. 이 회사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상품 사진이나 영상을 찍으면 자동으로 3D 모델을 생성하는 기술을 지녔다. 또 네이버는 ▲ 3D 콘텐츠 솔루션 개발 '버추얼플로우' ▲VR 구현 기술 개발 '픽셀리티게임즈' 등을 투자 기업으로 택했다.


네이버는 '푸드·반려동물' 카카오는 '콘텐츠 플랫폼' 집중

이에 더해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자 다른 결의 스타트업에 관심을 보이며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네이버는 푸드테크·반려동물 등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는 기술 스타트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반면 카카오는 콘텐츠 추천 및 탐색 플랫폼에 주목했다. 패션과 블록체인 등 같은 영역의 기업에 투자해도 각각 다른 결을 보이며 다른 색깔을 드러냈다.  

네이버는 ▲AI 셰프 솔루션 개발 '비욘드허니컴' ▲협동 로봇 기반 '로보아르테' 등 푸드테크 기업에 투자했다. 푸드테크란 생산, 가공, 유통, 서비스 등 식품외식 산업 전반에 기술을 접목하는 것을 말한다. 또 음식물 데이터 분석 솔루션 '누비랩'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소변키트 등 반려동물 관련 기술을 개발한 '유리벳코리아'도 투자처로 선택했다. 이 회사는 최근 반려동물 관련 시장 '펫코노미'가 떠오르자 함께 주목받은 회사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펫코노미는 현재 4조원 규모로 형성돼 있다.

카카오의 관심사는 콘텐츠다. 카카오는 ▲개인화 콘텐츠 추천 플랫폼 '데이블' ▲3D·AR·VR 콘텐츠 플랫폼 운영 '큐리오스튜디오' ▲동영상서비스(OTT) 통합검색 및 콘텐츠 탐색 플랫폼 '키노라이츠' 등 콘텐츠 관련 기술을 지닌 플랫폼의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또 최근 콘텐츠 산업에서 떠오르는 '뉴스레터' 서비스 기업 '뉴닉'에도 투자했다. 뉴닉은 어려운 시사 이슈들을 쉽게 풀어내 MZ세대(1980~2000년생 밀레니얼 세대와 1995~2004년생 Z세대)에게 인기가 높다.

패션·블록체인 등 겹치는 분야에서도 양사의 투자 전략은 서로 달랐다. 네이버는 기술에 집중한 반편, 카카오는 서비스에 주목했다. 네이버는 ▲3D 시뮬레이션 엔진 개발 '지이모션' ▲빠른 패션 제작 솔루션 '크리스틴 컴퍼니' 등 패션 기술 스타트업을, 카카오는 ▲4050 여성 쇼핑 앱 운영사 '퀸잇' 등 서비스 경쟁력이 높은 곳을 택했다. 또 네이버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 엔진 기술을 보유한 '나인코퍼레이션'에 투자한 반면, 카카오는 가상자산 자동 투자 서비스 '업라이즈'의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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