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제 2사옥에 들아갈 네이버랩스 로봇 /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 제 2사옥에 들아갈 네이버랩스 로봇 /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그간 공들여온 5세대 이동통신(5G) 로봇 기술 적용에 본격 나선다. 네이버는 제2사옥에 5G 로봇을 가동하는 것을 시작으로 실제 로봇 서비스의 대중화 시점을 더욱 앞당겨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네이버는 연구개발(R&D) 자회사 네이버랩스를 통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자율주행, 3D/HD 매핑, 증강현실(AR) 등 관련 기술 개발에 힘 써왔다.


세계 최초 5G '브레인리스' 로봇 개발한 네이버

네이버랩스는 19일 자사 오피스에서 로봇 연구를 위해 허가 받았던 5G 실험국을, 현재 건축 중인 제2사옥으로 이전하는 것을 허가 받았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로컬 5G'에 관심을 두고 기술 개발을 해왔다. 통신사가 전국을 대상으로 구축 및 운영하는 일반 통신망과 달리 로컬 5G는 특정 기업이 일부 지역에 한정해 통신망을 직접 구축하고 이용하기 위해 정부에서 할당받는 5G 주파수 대역이다. 

이는 '브레인리스 로봇' 개발을 위한 포석이었다. 네이버는 로봇끼리 5G망을 이용해 연결하고 로봇의 뇌 역할을 하는 컴퓨터와 실제로 움직이는 본체를 분리해 통신으로 연결해도 고성능 로봇 제어가 가능한 브레인리스 로봇을 개발했다. 지난 2019년 정보기술(IT) 박람회 CES를 통해 세계 최초의 5G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을 전세계에 시연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대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2020'을 통해 모든 로봇들의 '두뇌'가 될 ARC(AI-Robot-Cloud)를 공개했다. ARC는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이다. AI와 클라우드, 그리고 로봇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실제 공간 속에서 로봇이 보다 효율적으로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로봇들이 고가의 센서에 의존하지 않아도 실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주며, 지속해서 업데이트할 수 있다.

이를 위해 ARC에는 ▲실내 고정밀 지도를 제작하는 맵핑로봇 M1 ▲GPS가 없는 실내에서 비콘(신호 전송 기기) 등 장비가 없어도 정밀한 위치 인식이 가능한 비주얼 로컬라이제이션 기술 ▲레이저스캐너 없이도 맵클라우드와 강화학습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어라운드 플랫폼 ▲클라우드가 로봇의 두뇌가 되게 하는 브레인리스로봇 기술이 적용됐다.

네이버랩스-퀄컴 협업을 통해 CES 2019에서 선보인 5G 브레인리스 로봇 / 사진 = 네이버랩스
네이버랩스-퀄컴 협업을 통해 CES 2019에서 선보인 5G 브레인리스 로봇 / 사진 = 네이버랩스

 


네이버, 제2사옥 시작으로 '로봇 대중화' 꿈 펼친다

ARC는 네이버가 지향하는 '로봇의 대중화'를 이끌기 위한 핵심 시스템이다. 네이버랩스는 5G를 클라우드 기반 로봇 제어 시스템 ARC에 연동해 제2사옥이라는 대규모 공간 내에서 다수의 로봇들을 제어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고도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제2사옥에서 활약할 로봇들 역시 모두 네이버랩스가 자체 설계한 것으로, 이를 위해 출원한 특허만 230개가 넘는다. 

특히 네이버가 개발한 브레인리스 로봇은 고성능 컴퓨터를 탑재하지 않고 통신망이 자동 연결돼 로봇 단가를 대폭 낮출 수 있어 로봇 대중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네이버 로봇 기술은 물류 등 생활 밀접형 서비스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데뷰2020'에서 "글로벌 물류에 네이버 기술을 적용, 물류 디지털화와 재고배치 최적화, 자율주행 로봇 등 차별화된 물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가 그간 네이버랩스를 통해 다양한 산업용 로봇을 개발해왔다는 점에서 인간의 노동을 최소화하는 '물류 자동화'에 해당 기술력을 응집할 것으로 점쳐진다. 

로봇을 통한 도로자율주행도 현실화될 전망이다. 네이버랩스는 지난 2월 성남시와 'ALT'의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다. ALT는 도로 위를 자율주행하며 배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로자율주행로봇 플랫폼이다. 최종적으로는 실내 서비스 로봇인 'AROUND' 플랫폼과 연계해 모든 공간에서의 서비스 연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시 네이버는 제2사옥에서 입주 직원을 대상으로 서비스 시작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향후 성남시 내 다양한 무인 서비스 등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가 6년째 개발 중인 로봇 신기술도 대거 활용될 공산이 크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네이버랩스를 통해 근력증강로봇 '에어카트'를 개발했고, 지금도 다양한 산업용 로봇 개발이 한창이다. 지난해 7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네이버가 개발한 실내 맵핑로봇 'M1 X'를 지켜보기도 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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