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있는 집은 계단 사고 위험
계단쿠션 검토해보는 것도 좋을 듯
1층과 3층 의사소통이 안된다
생활 무전기 사니, 계단 오갈 일 확 줄었다
여름이 끝난 것 같더니 바로 가을장마가 찾아왔습니다. 요즘 비는 정말 종잡을 수 없이 오는 것 같습니다. 야구 팬인 저에게 가을장마는 정말 끔찍합니다. 올림픽 기간 때문에 야구도 제대로 못봤는데, 이번엔 장마 때문에 또 야구 중계방송도 못봅니다. 슬프네요.
이미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비가 오면 왠지 뜨끔합니다. 지난 여름 장마에 1층 천장에서 비가 샌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올해는 외벽공사를 깔끔하게 마쳤기 때문에 비가 새지 않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오늘은 전원주택 생활의 기본 of 기본인 것 같은, 계단 생활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계단생활이 뭐가 문제냐고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으신가요? 생각보다 엄청 문제가 많습니다.ㅠㅠ
아이 있다면 계단 쿠션 생각해볼만
우선 제가 이 집을 이사올때 가장 걱정한 것 중에 하나가 4층까지 오가는 계단입니다. 어른들이야 오가는 걱정은 없었는데, 우리 막내가 당시 4살이었습니다. 계단을 오르고 내리다 넘어지는 사고가 반드시 발생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알아본 것이 안전계단입니다. 잘 이해가 안되시나요? 계단쿠션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 듯 합니다. 계단에 쿠션같은 보호장비를 덧붙여서 아이가 넘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겁니다. 어린이집 계단이나 키즈카페같은 곳에서 많이 보셨을겁니다.
근데 이 계단쿠션을 하려고 하니 견적을 받는 것도 쉽지 않더군요. 직접 계단 사이즈를 다 재야 하는데, 돌아가는 코너 사이즈는 어떻게 재야 하는지 막막하더라고요...매번 느끼는건데, 이런 인테리어들은 왜 참고할만한 가격이 없는 것일까요? 대략의 예산이라도 알려주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그렇게 우왕좌왕하는 동안 1년 반이 훌쩍 지났습니다. 어느덧, 둘째도 5살이 되면서 계단을 오가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게 됐습니다. 익숙해지니까 넘어질 것 같은 느낌도 없었고요. 결국 와이프와 합의하에 쿠션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쿠션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아직은 둘째가 잘 다녀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손님들입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기들이 집에 놀러올때가 문제입니다. 아기들은 왜 이리 계단을 좋아하는걸까요? 계단에 엄청 올라가려고 합니다. 당연히 엄마, 아빠들은 불안하지요. 계속 따라다녀야 합니다. 고생길이지요... 지금도, 그런 모습을 볼때면 그냥 쿠션을 했어야 했나란 생각이 듭니다.(생각만요... 공사비용이ㅠㅠ)
3층 TV, 1층 냉장고 조합은 참 힘듭니다
그리고 1년 반 정도 계단 생활을 해보니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습니다. 계단 오가는 것이 별로 안힘들 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정말 힘들어요. 특히 저희 집 구조상 TV가 3층에 있는데... 냉장고는 1층에 있습니다. TV와 냉장고가 떨어져 있고 계단을 지나야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든일입니다.
또 육아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실텐데...아이들이 꿈나라로 가고 부모가 육퇴를 하게 되면, 배달음식과 함께 알코올 한잔 걸치는 맛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TV는 3층이고 냉장고는 1층입니다. 그냥 옆에 가서 맥주 캔을 꺼내오는게 아닙니다. 계단을 2층이나 내려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미리 꺼내오면 안 시원해요. 정말 진퇴양난입니다.
처음엔 3층에 작은 미니 냉장고라도 놔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 '비스포크 큐브' 냉장고가 나왔을때 정말 심각하게 고민했었습니다. 무조건 사야 할 것 같아서요. 그런데, 아직 거기까지 가면 안될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정말 필요하면 살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젠 노하우도 생겼습니다. 그냥 아이스박스에 마실 맥주나 소주, 물병을 채워서 3층에 올라옵니다. 계단 오가지 않고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비결입니다. 최근에 스타벅스 아이스박스도 인가가 좋았는데, 그런거 그냥 사용하면 됩니다.
계단 생활 장점은 층별로 보장되는 개인생활
대신 층이 분리되 있기 때문에 편한 점도 많습니다. 일단 층과 층 사이의 소음이 많이 들리지 않습니다. 1층에서 노래를 크게 틀어 놓거나 피아노를 치더라도 3층, 4층에서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2층에서 자는데, 아이들이 잘때 3층에서 TV를 꽤 크게 틀어놓고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아이들 자는 방 문을 열어놔도 3층이나 1층에는 불을 훤하게 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지요.
아이들이 조금 더 커서 공부를 해야 할때도 마찬가지 장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층이 분리돼 있기 때문에 소음에서 자유롭다는 점은 공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이들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큰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아이들 놀이방이 3층에 있습니다. 주방은 1층이지요. 1층에서 아이들 식사를 챙겨놓고 밥 먹으러 내려오라고 얘기하려면 엄마가 3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아니면 큰 목소리로 얘기해야 하는데, 목도 아프고 시끄럽지요.
그런데, 층이 나눠져 있어서 의사소통이 안된다
꼭 식사가 아니더라도, 3층에 있는 아이에게 무언가 전달할 말이 있으면 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정말 힘들어요ㅠㅠ 아이들이 조금 크면 휴대폰을 사주고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아직 저희 아이들은 어린 편이라 다른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바로 가정용 무전기입니다. 집에서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 수 있는 무전기가 꽤 많더라고요. 그래서 하나는 1층에 두고 하나는 아이들 방에 두면, 필요할때마다 무전기로 연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검색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말씀드렸죠...전원생활에 필요한건 왠만하면 쿠팡이랑 네이버쇼핑에 다 있습니다. 무전기도 쿠팡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선택한 무전기는 모토로라의 생활 무전기 'T42KR'이었습니다.
생활무전기가 필요했던 이유
생각보다 가격이 꽤 되지만, 1km 정도까지는 무전이 가능하다는 후기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집에서 큰 아이 학교까지 거리가 그 정도 되기 때문입니다. 학교 수업이 끝났는데, 엄마가 조금 늦게 도착할때, 아이와 무전기로 연락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이 무전기를 선택했습니다.
아이들은 무전기를 참 좋아합니다. 멀리 떨어진 엄마 말이 여기서 나오는게 신기한가 봅니다. 이제 무전기를 산지 2~3주 됐는데요. 아직은 잘 가지고 놉니다. 덕분에 1층에서 3층에 있는 아이에게 말도 전할 수 있고요. 아이 학교까지 가서 집에 있는 무전기와 연락을 해봤는데, 꽤 잘 들리더라고요. 일단 만족합니다.
그런데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무전기를 켜 놓으면 배터리가 아주 빨리 소진됩니다. 사용안할때는 꺼놔야 하는데, 언제 무전기를 이용할지 모르니 주로 켜놔야 합니다. 지금은 잘 때만 끕니다. 배터리를 사러 코스트코를 자주 가야 할 것 같습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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