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가 키워낸 크림...MZ 콘텐츠 확보 총력전

사진=크림
사진=크림

 

네이버 스니커즈 리셀(재판매) 플랫폼 크림이 국내 최대 스니커즈 커뮤니티 '나이키매니아'(나매인)를 인수, 사업 확장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MZ세대(1980~2000년생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 2004년 Z세대)가 주목하고 있는 리셀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덩치 불리는 '크림'…100만 이용자 '나매인' 품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림은 주식회사 나매인 보통주 1만주를 취득했다. 80억원 규모의 현금취득 방식으로, 자산총액 대비 71.84% 규모다. 취득 후 지분비율은 100%다. 크림 측은 "전략적 사업 시너지 강화"로 이번 지분 취득 목적을 설명했다.

나매인은 가입자수 100만명을 넘긴 국내 최대 규모 스니커즈 커뮤니티다. 2004년 네이버에 둥지를 틀고 17년째 이어온 장수 카페다. 스니커즈 관련 소식 뿐 아니라 중고거래도 활발히 이뤄진다. 현재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과 유튜브 계정 '채널덕쓰'를 운영 중이다. 특히, 유튜브 채널을 통해 '뭐가진짭' '요즘신발것들' '슈덕후' 등 콘텐츠를 선보이며 호응을 얻고 있다.

앞서 크림과 나매인은 스니커즈를 연결 고리 삼아 다양한 제휴 이벤트도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크림 출시 당시, 나매인을 통해 가입 이벤트를 열었다. 크림 앱 설치후 나매인 카페를 통해 가입 인증을 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증정하는 방식이다. 이후 '오직 나매인을 위한' 등 타이틀로 크림 구매 인증 이벤트를 주기적으로 개최해왔다.

크림은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지난해 3월 출시했다. 같은 해 11월 분사를 결정해 올해 1월 독립법인이 됐다. 출시 이후 매월 전월 대비 평균 121%의 높은 거래성장률을 기록, 공식 론칭 후 1년 만에 누계 거래액 27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한정판 스니커 거래플랫폼 크림 / 사진 = 크림
한정판 스니커 거래플랫폼 크림 / 사진 = 크림

 


MZ세대 공략 전초기지 '크림'…74조 리셀 시장 공략 '박차'

크림은 MZ세대 공략을 위한 네이버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리셀시장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중고의류 유통업체인 '스레드업'에 따르면 새 제품에 이윤을 붙여 되파는 리셀 시장 규모는 지난해 280억 달러(약 32조원)에서 오는 2025년 640억 달러(약 7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활발히 리셀 거래가 이뤄지는 상품은 스니커즈다. 단례로, 나이키가 지난 2019년 가수 지드래곤과 협업해 만든 '에어 포스1 파라-노이즈' 한정판은 정가(21만9000원)를 훨씬 웃도는 수백만원에 거래됐다. 지드래곤 친필 사인이 들어간 제품은 1300만원대까지 가격이 올랐다. 

2030 남성을 중심으로 스니커즈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를 볼 때 리셀 시장 역시 더 큰 성장이 점쳐진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신발 시장 규모는 6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성장이 예측된다. 전체 패션 시장의 평균 성장률 1.4%와 비교하면 훨씬 높다.

네이버는 스니커즈 리셀 시장 잠재성에 주목, 투자를 확대해왔다. 지난 2월 스페인 1위 리셀 사업자 '왈라팝'에 1550억원을 투자했다. 해당 투자는 네이버가 지난 2016년 코렐리아 캐피탈 K-펀드1에 참여하며 글로벌 투자 행보를 선언한 이후 최대 규모다. 추후 크림과 연계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5월엔 태국 리셀 사업자 'Sasom Company Limited', 7월엔 일본 리셀 사업자 '소다'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소다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일본 내 경쟁 리셀 플랫폼 '모노카부'도 인수했다. 소다는 중국 리셀 업체 '나이스'와 제휴를 맺은 바 있다. 향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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