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커피 브랜드 넘어 '커머스+금융' 플랫폼으로 진화

그래픽=디미닛 제작
그래픽=디미닛 제작

커피 브랜드 최강자 '스타벅스'가 커머스와 금융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획상품(MD)과 배송 서비스를 더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영토를 넓히고,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금융 플랫폼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넓고 두꺼운 고객망을 갖춘 만큼, 스타벅스의 플랫폼화는 더욱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커피 최강자 스타벅스...'커머스+금융' 날개 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대부분의 자영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스타벅스는 이같은 불황까지 이겨냈다. 무엇보다 이커머스와 금융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이미 이커머스 회사의 경쟁 상대로 올라선 지 오래다. 자체 MD 상품을 출시하고,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MD는 '오픈런'(매장 개점에 앞서 빠른 입장 순번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현상) 대란을 일으킬 만큼 인기가 뜨겁다. 봄 시즌 출시하는 벚꽃 MD가 대표적이다. 지난달에는 '배송하기' 서비스도 시작했다. 스타벅스 앱을 통해 MD 상품을 구매·선물하면 배송까지 해준다.

스타벅스 '선물하기' 서비스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으로 모바일 교환권을 주고받는 선물하기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거래액 기준으로 지난해 선물하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2% 성장한 3조5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스타벅스는 식음료 쿠폰뿐만 아니라 MD 상품,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기프트 카드' 등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에서 선물하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금융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18년 '현금 없는 매장'을 처음 선보이면서 카드 결제 규모를 키워 왔다. 선불로 돈을 충전하는 '사이렌 오더' 앱의 경우 일부 핀테크 업체와 견줄만한 수준으로 선불충전금을 확대했다. 스타벅스의 지난해 선불충전금 규모는 1801억 원으로, 토스(1214억 원)와 네이버파이낸셜(689억 원)보다 많다.

또 멤버십 서비스와 간편결제를 연계해 충성고객도 다수 확보했다. 선불식 충전카드인 스타벅스카드 사용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거래 횟수별로▲웰컴(Welcome) ▲그린(Green) ▲골드(Gold) 단계로 나누고, 맞춤 혜택을 준다. 멤버십 회원 수는 현재 700만명을 돌파했다. 시간당 평균 85명, 대한민국 인구 100명당 14명이 가입한 수준이다.

 

그래픽=디미닛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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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10명 중 4명 쓰는 '스타벅스'...종합 플랫폼으로 도약

스타벅스는 넓은 고객망을 바탕으로 커머스와 금융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미 스타벅스 앱은 국민 10명 중 4명이 사용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8월 기준 스타벅스 앱 총 설치기기수는 876만 대에 이른다. 지난해 8월(673만)과 비교하면, 1년새 이용자 규모가 30% 이상 훌쩍 커졌다. 업종 점유율은 43.85%까지 치고 올라왔다. 사실상 독점 사업자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급성장한 이용자 규모만큼 거래액 규모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은 지난해 주요 커피 전문 브랜드의 결제금액 추정치를 조사한 결과 스타벅스가 2조67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결제추정금액은 981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79억 원 보다 17%쯤 증가했다.

간편결제는 이커머스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무기인 만큼, 사업 확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간편결제를 통해 얻은 고객 구매 빅데이터를 마케팅이나 영업에 직접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타깃 광고를 통한 매출을 증대를 노릴 수 있고 데이터 판매를 통한 수익 확보를 노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선불충전 방식과 포인트 적립 혜택 등을 내세워 구매를 지속 유도할 수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통상 간편결제 1건당 구매 단가는 일반 결제 대비 20% 이상 크다"며 "특히, 선불충전 방식은 잔금 사용을 위해서라도 플랫폼을 다시 찾게끔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멤버십 서비스와 함께 헤택을 주는 방식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운영하면 시너지가 극대화된다"고 했다. 

커머스와 금융을 등에 업고 스타벅스의 고객 충성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는 앱 플랫폼 가치 상승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플랫폼이 가진 확장성 때문이다. 방대한 사용자 수를 무기로 여러 기업과 협업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이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Net Debt) 1350억 원이 적용된 기업가치는 약 2조원대 후반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약 3560억 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약 7.8배의 멀티플(EV/EBITDA)이 적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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