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B2G·B2C 아우르는 '라이프케어 플랫폼' 지향
2025년 신사업 매출 '5배' 공약...'4조' 몸값 입증 관건

SK쉴더스 박진효 대표가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행사 영상 캡쳐
SK쉴더스 박진효 대표가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행사 영상 캡쳐

SK텔레콤의 보안 자회사 ADT캡스가 'SK쉴더스'로 사명을 바꾸고 '라이프케어 플랫폼' 기업으로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SK쉴더스는 기존 주력사업인 물리보안과 더불어 사이버보안, 클라우드, 융합보안, 무인화, 안전·케어 서비스 등 신사업 덩치를 키워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석 SK쉴더스 전략기획본부장은 IPO 관련 질문에 "공개적으로 처음 말씀드리는데 준비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시기나 구체적 계획은 관련 법에 맞게 추후에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SK쉴더스는 SK텔레콤의 보안 자회사로, 지난 2018년 ADT캡스 인수 후 올해 SK인포섹을 합병해 만든 기업이다. ADT캡스는 국내 물리보안 업계 2위, SK인포섹은 정보보안 업계 1위 브랜드로, SK쉴더스는 기존 사업과 더불어 SK텔레콤의 '뉴 ICT' 기술력을 더해 '융합보안'과 '안전·케어 서비스'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라이프케어 플랫폼' 기업으로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SK쉴더스는 내년 IPO를 목표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쉴더스는 이미 3000억~40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 유치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SK쉴더스는 기업가치 4조원 이상이 거론되고 있어 IPO를 통해 보안업계에서 가장 덩치가 큰 에스원의 시가총액을 넘어설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물리+정보' 보안 시너지에 SK텔레콤 신기술 더한다

ADT캡스는 SK그룹 편입 이후 지난 3년 간 매출을 2배 이상 끌어올리며 '황금알'로 거듭나고 있다. 기존 보안 사업에 SK그룹의 인프라와 기술력을 더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이다. 다만 아직까진 주력사업인 물리보안 사업에서 삼성그룹 계열사 에스원에 비해 시장 점유율면이 크게 뒤쳐져 있는 상황이다.

이에 SK쉴더스는 사명 변경과 사이버보안, 클라우드, 융합보안, 무인화, 케어 서비스 등 신사업 매출을 2025년 현재의 5배, 전체 매출 비중 60%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덩치 불리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존 강점 분야를 기반으로 최근 산업계의 사이버보안 강화 움직임과 급속한 무인화 바람 등의 트렌드 변화에 올라타 기업간(B2B), 대정부(B2G), 일반소비자(B2C) 시장을 모두 아우르는 '라이프케어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박진효 SK쉴더스 대표가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행사 영상 캡쳐
박진효 SK쉴더스 대표가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행사 영상 캡쳐

모회사인 SK텔레콤의 지원사격도 SK쉴더스 성장의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SK쉴더스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양자기술 등 SK텔레콤이 보유한 신기술 역량을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국내 1위 통신사의 가입자 기반을 활용한 구독 서비스 확대도 추진한다. 박진효 SK쉴더스 대표가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의 친동생인 만큼 사업적으로도 끈끈한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박진효 SK쉴더스 대표는 "회사 전체 매출의 약 75%가 연간 1조원 이상 리커링되는 구독성 비즈니스 모델(BM)로 구성돼 있다"며 "재무적 측면에서 높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로운 성장사업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성장 재원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기존 고객에게 우리가 출시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통합 오퍼링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상승 등 핵심 영업지표 개선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사업 성장 키워드는 '클라우드·모바일·AI CCTV'

이날 SK쉴더스는 ▲사이버보안 ▲물리보안 ▲융합보안 ▲안전 및 케어 등 4대 사업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성장 전략과 목표도 소개했다.

사이버보안 사업은 최근 산업계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더불어 큰 성장이 기대되는 '클라우드 보안'을 집중 공략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와 베스핀글로벌 등 클라우드 관리업체(MSP)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글로벌 보안 솔루션 기업 인수합병(M&A)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보안 사업 매출을 2025년까지 5배로 늘리는 게 목표다.

/사진=ADT캡스 제공
/사진=ADT캡스 제공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 뚜렷한 강자가 없는 모바일 보안 분야에서도 지난 7월 출시한 '모바일가드'를 키워 종합 모바일 케어 솔루션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악성 공격과 앱탐지 등 모바일 보안 본연의 기능 뿐만 아니라 부모, 자녀, 반려동물 등을 케어할 수 있는 서비스와 개인금고 기능 등을 포함한 구독형 서비스를 출시한다. 이를 통해 현재 70만명 수준의 월간이용자수(MAU)를 내년까지 300만명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물리보안 사업에선 AI CCTV 도입 확대를 전략으로 내세웠다. 기존에 자산을 보호하는 출동보안 중심에서 AI CCTV를 통한 상권분석, 매출분석 등을 더해 고객 사업에도 도움을 주는 파트너로 차별화를 둔다는 계획이다. 또 CCTV 이후엔 드론 서비스를 준비해 산업시설이나 도시 등 대규모 지역을 쉽게 모니터링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융합보안·무인매장 새 먹거리 '승부수'

사이버보안과 물리보안을 결합한 '융합보안'은 SK쉴더스가 가장 차별화를 둬야 할 분야 중 하나다. 이날 새롭게 선보인 융합보안 플랫폼 '써미츠(SUMiTS)'는 AI와 IoT, 빅데이터를 접목해 시설관리, 산업안전, 재난관리 뿐만 아니라 운영기술·산업제어시스템(OT·ICS) 영역의 보안위협까지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플랫폼은 지능형 빌딩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어 스마트빌딩과 스마트팩토리 사업으로도 확장이 가능하다. 회사 측은 2025년 융합보안 사업 매출을 현재의 4배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진효 SK쉴더스 대표가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행사 영상 캡쳐
박진효 SK쉴더스 대표가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행사 영상 캡쳐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SK쉴더스의 '라이프케어 플랫폼'을 체감할 수 있는 분야는 '안전 및 케어' 영역이다. 아직 국내에선 보급이 저조한 '홈 보안' 영역에 '캡스홈' 서비스를 확장해 2025년 1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금고, 도어락 등 홈 IoT 및 안심택배서비스 등을 연동해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진 무인화 영역도 SK쉴더스의 중요한 먹거리로 꼽힌다. 회사 측은 올해 말까지 약 5000개의 '캡스 무인안심존' 무인매장 고객을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티맵'과 협업한 무인주차 서비스를 전기차 충전, 세차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와 결합해 '모빌리티 허브'로 만들고, 응급안전 안심서비스 등 디지털 기술 기반의 시니어케어 서비스도 내년까지 20만 가구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박진효 대표는 "SK쉴더스는 대한민국을 전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나라로 만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의 모든 솔루션과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시공간의 제약없이 사람, 사물, 공간을 대상으로 보안 및 안전과 돌봄을 제공하는 라이프 케어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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