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뉴얼 기대감 한달새 모두 빠져
日 픽코마 대비 韓 웹툰 서비스 부침

카카오웹툰 이벤트 페이지 갈무리
카카오웹툰 이벤트 페이지 갈무리

 

"몇 개월째 참고 사용중인데 너무 불편하다. 이용자인터페이스(UI)도 답답하다. 웹툰 콘텐츠 자체는 너무 좋지만, 이 플랫폼에서 서비스하는 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앱(애플리케이션) 처음 들어가자 쓸 데 없는 움직임 투성이에 새까만 배경으로 뭐가 뭔지 헷갈린다. 처음 쓰는 사람은 적응이 어려운 앱이다. 화려한 거 빼곤 없다."

최근 애플리케이션 마켓 내 카카오웹툰 평가에 올라온 글이다. 지난 8월 기존 다음웹툰을 리뉴얼해 재탄생한 카카오웹툰은 움직이는 섬네일(그림) 등 새로운 이용자환경·인터페이스(UX·UI)를 전면에 내세웠다. 인기 가수 아이유를 모델로 발탁해 광고를 대대적으로 방영하고 웹툰 캐시를 증정하는 등 프로모션도 공격적으로 했다.

그러나 이벤트로 인한 '오픈 효과'가 사그러들자 카카오웹툰을 향한 진짜 평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새로운 플랫폼 구성에 불편을 표하는 이용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리뉴얼 초기부터 바뀐 플랫폼 구성에 불만을 토로한 이용자들이 많았지만, 출시한 지 100일이 지난 지금에도 이용자들의 불만은 끊이질 않고 있다.

9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카카오웹툰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안드로이드+iOS)는 258만명으로 집계됐다. 카카오웹툰 출시 직후인 지난 8월과 비교하면 이용자가 약 50% 가량 빠졌다.

카카오웹툰은 지난 8월 387만명의 MAU를 기록했다. 리뉴얼 전 200만명 수준을 기록하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만에 이용자수를 93% 가량 끌어올렸다. 10월 이용자의 경우 올초와 비교하면 30만명 가량 늘었지만, 야심차게 빼든 리뉴얼 효과는 사라진 모습이다. 

카카오웹툰은 지난 8월 리뉴얼 출시와 함께 아이유를 모델로 발탁, 프로모션 광고를 대대적으로 방영했다. 또 5000원의 웹툰 캐시를 증정하고, 출석 체크를 통해 주식 응모권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인지도 올리기에 주력했다.

당시 유입한 신규 이용자를 계속 유지할 지가 업계의 관심사였지만, 결국 카카오웹툰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변화에 따른 이용자들의 누적된 불만이 해결되지 못하자 이용자 이탈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역동적인 UX·UI를 내세우며 도입한 검은 배경과 무한 스크롤 방식이 가독성을 떨어트린다는 평가다. 한 이용자는 구글플레이 평가란에 "모든 그림에 움직임이 들어가 있어 불편하고, 인식이 어렵다"라는 글을 남겼다.

 

카카오웹툰 /사진=이영아 기자
카카오웹툰 /사진=이영아 기자

 

더불어 달라진 과금 정책을 두고 불만을 표출한 이용자들도 적지 않았다. 작품별로 이용권을 구매하는 방식에 관해서 한 이용자는 "이용권이 따로 따로 있어서 너무 불편하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작품이 휴재 또는 연재되면 미리 사둔 이용권을 사용하기 어려워진다"고 불만 섞인 반응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타깃 독자를 잘 설정하고 그들의 관심사를 분석하는 '개인화 역량'이 향후 성공을 가늠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UX·UI를 개선하는 작업에 더해 기존 타깃 독자층 외에도 더 많은 사람에게 소구되는 범용 콘텐츠를 많이 들여올 때 이용자 규모의 실질적인 확장이 가능하다고 봤다.

김용희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웹툰 플랫폼의 성공을 위해선 플랫폼 이용자의 취향과 수요에 관해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쪼개 분석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라며 "카카오웹툰은 확실한 고정 수요층이 있는데, 이를 잘 분석해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 없이는 그 어떤 시도로도 실질적인 규모의 확장을 끌어내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용자들의 '페이포인트'(pay point)를 적중하는 UX·UI를 개발하고, 근본적으론 콘텐츠의 다양성과 품질 등을 개선해나가는 과정이 있을 때 (카카오웹툰이) 의미있는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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