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박스 박현수/사진=중계화면
샌드박스 박현수/사진=중계화면

지금까지 팀내 2인자가 우승을 차지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팀을 책임지는 에이스가 개인전에서도 두각을 나타냈고, 그들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이 정석이었죠.

팀 에이스를 뒷받침 해주는 2인자 중 대표적인 선수는 블레이즈 최영훈, NTC(전 락스 게이밍) 송용준 그리고 리브 샌드박스(샌드박스) 박현수가 있습니다. 이들은 팀 에이스를 탄탄히 뒷받침 해주며 항상 팀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그런데 이중 한명이 조용히 반란을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샌드박스에는 부동의 에이스 박인수가 존재하지만, 최근 더 눈에 띄는 것은 박현수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박현수는 2인자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지만 개인전에서 그의 활약은 눈부십니다.

2021년 두 시즌 모두 3위를 차지한 박현수는 이번 2021 신한은행 헤이영 카트라이더 리그 수퍼컵 개인전 16강 1경기에서도 쟁쟁한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당당하게 1위를 기록, 개인전에서 돋보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는 일곱경기 모두 3위 안에 드는 괴력을 뿜어냈습니다. 2위와 점수 격차는 무려 20점. 유창현, 배성빈, 최영훈, 김승태, 정승하 등 쟁쟁한 선수들과 겨룬 결과이기에 더욱 놀라울 따름입니다.

"저도 제가 이렇게 잘할 줄 미처 몰랐어요. 오늘 경기가 잘 풀리더라고요. 조1위를 한 적은 있어도 이렇게 단시간 안에 경기를 끝낸 적은 처음이라 뿌듯합니다."

매번 수줍은 인터뷰를 하던 박현수도 이번 시즌에는 점점 과감해진 모습입니다. 이제는 스스로 알에서 깨어 날 때가 됐다는 생각을 하는 듯 보입니다.

"사실 쟁쟁한 선수들이 한 조에 있어서 1위까지는 예상 못했는데 팀전에서 이긴 후 인터뷰를 하지 못해서 개인전에서라도 꼭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1위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죠(웃음)."

자신을 어필하는 시간인 '인터뷰'의 감사함을 아는 선수. 박현수는 그렇게 조금씩 둥지에서 날아갈 준비를 하는 모습입니다. 박인수가 호랑이 새끼를 키운 것 같습니다.

"항상 개인전에 임할 때마다 목표를 결승 진출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 높은 목표를 꿈꾸러고 합니다. 3위가 아닌 더 높은 순위를 거두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우승, 아니면 준우승이겠죠. 만약 박현수가 우승을 한다면 아마도 샌드박스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그렇게 팀내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기에 샌드박스가 더욱 강력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순위를 떠나서 경기력이 좋았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목표에 다가와있을 듯 합니다. 더 노력할게요."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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