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이정헌 대표/사진=넥슨 제공
넥슨 이정헌 대표/사진=넥슨 제공

 

국내 최대 게임사 중 한 곳인 '넥슨'이 국내 상장사인 '넥슨지티-넷게임즈'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속속 탑재하고 있어 주목된다. 양사는 '서든어택'과 '블루아카이브'를 통해 넥슨 그룹의 캐시카우를 벌어들이는 주축 개발사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발 더나아가 다양한 모멘텀을 얹으며 넥슨의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특히 게임주 전반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덩치를 불린 가운데, 넥슨 관계사들이 유독 힘을 쓰지 못했던 만큼 이제는 기업가치 제고도 신경쓰겠다는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의 의지가 엿보인다. 크래프톤에 밀리고 P2E를 얹은 엔씨소프트-위메이드까지 등장한 만큼, 넥슨도 더는 두고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던파M 다음은 프로젝트D" 넥슨의 새 엔진 '넥슨지티'...새판짜기의 중심축?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총싸움(FPS) 명가 '넥슨지티'는 최근 모회사인 넥슨코리아와 대작 슈팅게임 '프로젝트D'의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체결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게임업계에선 유통계약 규모만 수십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의 10% 이상이 공시의무인 탓이다. 쉽게 말해 넥슨이 넥슨지티에 내년 먹거리를 맡인 셈. 넥슨지티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300억원 규모다. 

넥슨지티가 개발 중인 프로젝트D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함께 넥슨의 3대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내달 2일 공개 테스트를 진행할 만큼, 출시가 임박한 상태다. 

특히 투자업계에선 넥슨 내 개발조직을 넥슨지티에 붙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170여명 수준에 불과한 넥슨지티 개발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프로젝트D 출시를 계기로 국내 상장법인인 넥슨지티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 실제 최근 석달새 넥슨지티의 주가는 약 30% 가량 뛰어오른 주당 1만4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한달새 기관들이 20여만주를 집중매수하며 개인의 매도 물량을 흡수하고 있는 것 역시 이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넥슨지티
사진=넥슨지티

 

업계 한 관계자는 "니트로·데브캣의 사례를 반추, 넥슨지티의 개발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상장사라는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셈법이 오가는 것으로 안다"면서 "도쿄증시에 상장된 넥슨재팬 법인의 주가도 지지부진해 던파 모바일 출시를 계기로 개발사 합종연횡에 다시 팔을 걷고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00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넥슨지티는 국내 대표 슈팅 게임 개발사다. '서든어택'의 개발사로 유명세를 얻었고, 지금도 전체 매출액의 97%가 서든어택을 통해 발생한다. 올 3분기 매출액은 156억원, 영업이익은 8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대비 179% 증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흑자전환했다. 무엇보다 영업이익률이 56%에 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올해로 서비스 16주년을 맞이한 서든어택이 여전히 게임시장에서 위용을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서든어택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1% 성장했다. 어느덧 7분기 연속으로 두 자릿 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 영속적인 황금알을 품은 만큼, 새 개발조직을 붙여 모멘텀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투자업계의 또다른 관계자 역시 "넥슨 관계사들의 기업가치가 정중동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몇 안되는 상장사인 넥슨지티가 캐시흐름을 보완한 만큼 넥슨 개발조직의 중심축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사진=넷게임즈
사진=넷게임즈

 


'모멘텀 곳간' 넷게임즈...판호부터 NFT까지 기대감 솔솔

넥슨의 개발 자회사 중 가장 많은 모멘텀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받는 넷게임즈는 최근 수급이 몰리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블루칩으로 통한다. 글로벌 게임통계 사이트 센서타워와 미래에셋증권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23일 기준, 넷게임즈가 내놓은 '블루아카이브'의 추정 일매출 규모는 13억원에 이른다. 이달 출시된 이후, 국내 구글 매출 5위, 원스토어 매출 1위 자리를 꿰차며 지표 면에서도 동종장르를 압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서브컬쳐 장르가 큰 힘을 쓰지 못했던 국내에서 놀라운 이용자 지표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블루아카이브는 출시 직후, 꾸준히 일간 15만~20만명의 이용자가 몰려들며 '리니지W'-'오딘:발할라 라이징'과 박빙의 승부를 보이고 있다. 중국산 서브컬처 게임 이용자 대부분이 이탈, 블루 아카이브에 집결한 것. 서든어택이 PC 매출을 이끌고 있다면, 블루아카이브가 넥슨의 모바일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일본과 미국, 대만 등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며 중국계 히트작 '원신'을 맹추격하고 있다. 이에 증권가 일각에선 일본 버전 블루아카이브의 유통을 주도했던 '요스타'가 중국의 현지업체와 손잡고 블루아카이브 중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여기에 장르 특성 상, 블루아카이브가 NFT에 최적화된 수집형 게임인 만큼 추후 글로벌 P2E 시장 진출도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그룹사의 오너인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회장이 누구보다 가상자산 시장 진출에 심혈을 기울여 온 탓이다. 넷게임즈의 지주사 격인 NXC는 국내 4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의 최대주주다. 이미 관계사인 슈퍼캣이 이달 들어 위메이드와 손잡고 '위믹스' 플랫폼에 입점한 만큼, 넷게임즈 역시 제휴 가능성이 크다는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넷게임즈의 직원수는 지난 2017년 330명에서 2020년 530여명, 올해는 600여명 규모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과거 신작들의 해외 진출까지 소요 기간이 더욱 짧아지고 있다"면서 "내년 V4 오디세이를 비롯해 프로젝트 매그넘, 프로젝트XH 등 현금 동원력을 갖춘 모멘텀을 갖고 있고, 개발력이 풍부해 추후 NFT 등 신사업으로 빠르게 확장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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