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게임즈
사진=카카오게임즈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소를 비롯 가상자산-메타버스 사업 본격화를 선언한 '카카오게임즈 패밀리'가 보다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있어 주목된다. 주가부양을 위해 일제히 가상자산 접목부터 선언한 타 게임사들과 달리, 촘촘하게 시스템을 구현해 깊고 넓게 가겠다는 의미다. 


메타버스의 키는 경제활동? 넵튠, 이용자 심리데이터 모은다 

30일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넵튠은 행동경제학 기반 AI 솔루션 기업 센티언스에 5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태웅 넵튠 대표는 "유저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기술은 게임뿐 아니라,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에도 반드시 필요한 기반 기술이라고 생각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센티언스는 유저의 게임 내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심리학적, 사회적, 인지적, 감정적 요소를 연구해 유저 행동의 원인을 모델링하고 데이터로 학습하는 '행동경제학 AI'를 연구하는 곳이다. 이를 기반으로 '텐투플레이(TENTUPLAY)'라는 유저 분석 AI 솔루션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매년 글로벌 최대 규모의 게임개발자 컨퍼런스(GDC, PGC, devcom, PAXDEV 등)에 발표자로 초청돼 텐투플레이를 소개하고 앞선 AI 기술력을 선보여왔다. 이미 지표면에서 경쟁사를 압도한다. 텐투플레이는 지난해 9월에 론칭돼 그간 16개의 고객사, 22개의 게임, 총 누적 게임 접속자수 270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게임 잔존율과 인앱 구매를 모두 증가시켰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포켓게이머 모바일 게임 어워드에서 베스트 툴(BEST TOOLS PROVIDER) 분야 최종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텐투플레이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유저의 성향과 상황에 적합한 게임 전략, 콘텐츠, 아이템 등을 추천한다. 이러한 맞춤형 추천은 커머스와 미디어 분야에서는 아마존, 넷플릭스 등이 선도적으로 수행해온 서비스이며, 게임 분야에서도 최근 매우 각광받고 있다.

그간 메타버스 생태계 확장을 위해 꾸준히 투자처를 늘려온 넵튠은 텐투플레이를 통해 메타버스-NFT 생태계 구현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대거 확충할 전망이다. 유저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 메타버스 내 경제체제 구축과 안정적인 수급을 돕겠다는 것. 쉽게 말해 P2E 게임 안에서 적재적소 아이템 및 가상자산을 부여해 이용자의 접속율을 독려하는 방식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콘텐츠/커머스 등 특정 분야에서의 추천 알고리즘을 머신러닝이나 룰베이스로 만들어서 이용하고 있는데, 메타버스 내에서 소비 및 행동 전반을 서포트해주는 솔루션이 있다면 유저 입장에서든 셀러 입장에서든 강력한 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궁훈 각자대표(왼쪽)과 조계현 각자대표 / 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
남궁훈 각자대표(왼쪽)과 조계현 각자대표 / 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

 


넵튠-프렌즈게임즈로 메타버스 투트랙...CEO 남궁훈은 카카오 메타버스 총지휘 

카카오게임즈는 넵튠과 가상자산 '보라'의 발행사인 프렌즈게임즈를 양대 축으로 삼아 메타버스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9일 SK스퀘어에 2대 주주 자리를 제공한 '온마인드' 역시 넵튠이 발굴한 곳이다.

또한 넵튠은 지난 2018년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함께 100억원 규모의 블록체인 투자금을 조성, 이후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개발하는 '메모리'에 투자를 집행하는 등 꾸준히 블록체인 시장 공략에 팔을 걷고 나선 상태다. 아울러 최근에는 가상현실 기반의 AI 아이돌 개발사 딥스튜디오와 펄스나인에도 투자를 집행했다. '카카오 메타버스'에 집어넣을 수 있는 무기를 찾아 넵튠이 선제적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 

반면 프렌즈게임즈는 가상자산 '보라'의 발행사 웨이투빗을 통해 직접 P2E 게임 개발이 한창이다. 지난 15일에는 스포츠 승부 예측 서비스 '따다(DDADA)'의 개발사인 나부스튜디오를 흡수합병했다. 이때문에 게임업계에선 프렌즈게임즈가 글로벌 시장 타깃의 P2E 게임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프랜즈게임즈가 보유한 카카오프렌즈 IP는 해외시장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갖추고 있어, 시장 진입이 수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같은 일련의 작업은 카카오게임즈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남궁훈 대표의 주도 아래 이뤄지고 있다. 특히 남궁 대표는 카카오의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함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겸직, 사실상 카카오 전 계열사의 메타버스 구축을 총지휘하고 있다. 카카오가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 기축통화 '클레이', 게임-NFT코인 '보라'까지 갖추고 있어 경쟁사 대비 발빠른 전략 구현이 가능하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는 위메이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블록체인과 연계할 수 있는 기술력과 자금을 갖추고 있고, 넵튠과 프렌즈게임즈를 통해 캐릭터 지식재산권(IP)과 게임을 결합한 크립토 게임에 꾸준히 도전해 왔다"며 "해외 시장 진출의 마중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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