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지티-넷게임즈 합병, 이정헌 대표 주도로 속도 UP
분업화 대신 효율화 추구...신작 출시 고삐 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사진=넥슨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사진=넥슨

넥슨의 개발자회사 넥슨지티와 넷게임즈가 합병, 통합법인 '넥슨게임즈' 출범을 공식화한 가운데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합병 과정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쏠린다. 타 게임사와 달리 넥슨 관계사들의 경우 코로나19 수혜를 누리지 못했던 만큼, 넥슨 패밀리의 기업가치 띄우기에 주력하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가 엿보인다. 

16일 넥슨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넷게임즈와 넥슨지티가 전격 합병을 결의, 통합 법인이름을 넥슨게임즈로 정했다. 두 회사의 합병은 2022년 2월 8일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결정되며, 합병 기일은 같은해 3월 31일이다. 합병비율은 1 대 1.0423647(넷게임즈:넥슨지티)로 합병에 따른 존속회사는 넷게임즈로, 신규 법인명은 넥슨게임즈로 정해졌다. 넥슨의 이름을 앞세운 국내 유일 상장사가 등장한 것. 

신규 합병법인의 대표이사는 현 넷게임즈 박용현 대표가 선임될 예정이며, 넥슨지티 신지환 대표는 등기이사직을 맡기로 했다. 특히 넥슨게임즈 이사진에는 넥슨코리아 이정헌 대표가 직접 합류, 넥슨 그룹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정헌 대표의 주도 하에 양사 합병이 빠르게 진척이 됐고, 양사 시너지를 위해 본인이 직접 등기이사로 합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실 양사 합병 가능성은 수년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양사의 개발진 숫자를 더하면 무려 1000여명에 육박하는데다 'IP와 개발력을 지닌 넷게임즈'-'압도적인 현금동원력'을 지닌 넥슨지티로 양사 장점이 극명하게 갈리는 탓이다. 이때문에 이 대표가 직접 나서 양사 간의 합병을 독려했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관련업계에선 그간 넥슨이 코로나19로 인한 테크주 주가급등에도 소외됐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실제 이 대표는 최근 분업화보다 효율화를 중시하는 전략으로 선회, 각 계열사에 흩어졌던 지원업무를 넥슨코리아로 일원화하고 있다. '따로 또 같이'라는 기존 넥슨의 색채를 유지하면서도 트렌드에 걸맞는 신작을 쏟아내기 위해 계열사간 역할 정리에 돌입한 것이다. 

당장 이번 합병으로 ▲넥슨코리아 신규개발본부 ▲네오플 ▲넥슨게임즈 ▲원더홀딩스와 설립한 합작법인(니트로 스튜디오, 데브캣) 등을 큰 축으로 삼아 신규 개발을 꾀할 전망이다. 4개의 그룹을 통해 신작을 개발하고, 넥슨코리아가 이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당장 넥슨은 예약자 모집이 한창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필두로 멀티플랫폼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프로젝트 D' 등 다수의 신작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 지난 3분기 공개했던 중세 전장을 배경으로 30명 이상의 이용자가 백병전 전투를 펼치는 '프로젝트 HP(가제)'와 넷게임즈가 선보이는 루트 슈터(Looter Shooter) 장르 신작 '프로젝트 매그넘' 등 AAA급 대작 프로젝트들 또한 심혈을 기울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우수한 개발사에 대한 투자 전략 또한 현재 진행형이다. 넥슨은 2018년 11월 처음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 스웨덴 소재 게임개발사 엠바크스튜디오의 잔여 지분을 올해 최종 인수하며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 9일 엠바크 스튜디오는 '더 게임 어워드'에서 첫번째 타이틀 '아크 레이더스'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아크 레이더스'는 3인칭 협동 슈팅게임으로 2022년 출시 예정이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은 신규 개발 조직들이 각자의 독창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끊임없는 도전 기회를 제공하는 개발 환경을 조성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신작을 완성해내는 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