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CES 2022 기조연설에 등장한 '프리스타일' /사진=행사 영상 캡쳐
삼성전자 CES 2022 기조연설에 등장한 '프리스타일' /사진=행사 영상 캡쳐

LG전자가 끌고 다닐 수 있는 모니터 '스탠다이미' 대박으로 웃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간 점잖아 보이던 삼성전자도 MZ세대 공략을 위해 '틀'을 깬 제품들을 속속 내놓을 전망이다.


장소에 상관없이 100인치 화면 즐긴다

4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나 화면을 띄울 수 있는 휴대용 프로젝터 '더 프리스타일'을 공개했다.

더 프리스타일은 벽면 뿐만 아니라 텐트 천막이나 식탁, 책상 등 실내외 어디서든 최대 100인치에 이르는 화면을 만들어낸다. 180도 자유자재로 회전해 어떤 각도로든 비춰서 사용할 수 있고, 전원만 켜면 오토 키스톤, 오토 포커스, 오토 레벨링 기능으로 화면을 정확히 맞춰준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 제품은 원통형 렌턴처럼 생긴 디자인에 무게는 830g에 불과하고 전원 플러그 없이 외장 배터리 연결로 사용할 수 있다. 선명한 저음역대를 구현하는 360도 사운드까지 갖춰 켜는 순간 어디든 영화관이 된다. 영상 시청 뿐만 아니라 조명으로 쓰거나 이미지 템플릿을 띄워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더 프리스타일은 지난 연말 가전과 모바일 사업부문을 결합한 삼성전자가 올해 처음 선보인 제품인 만큼, 삼성전자의 새로운 지향점을 엿볼 수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간편하게 미러링으로 연결되는 '탭뷰' 기능이나 별도 리모컨 없이 모바일을 활용하는 '가상 리모컨' 기능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CES 2022 기조연설에 등장한 '프리스타일' /사진=행사 영상 캡쳐

삼성전자는 이 제품이 MZ세대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LG전자가 선보인 무버블 디스플레이 스탠바이미가 연일 완판을 기록한 데는 콘텐츠 소비에 목마른 MZ세대의 몫이 컸다. 삼성전자도 같은 타깃을 한층 더 이동이 자유로운 휴대용 프로젝터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MZ세대 '겜심'을 향한 삼성의 구애

이날 삼성전자는 새로운 4K 게이밍 모니터 '오딧세이 아크'도 공개했다. 이 제품은 현존하는 가장 크고 가장 많이 휘어진 게이밍 모니터다. 화면 크기는 55인치에 곡률은 1000R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우주선 조종석에 앉아 게임을 하는 듯한 경험'이라고 소개했다.

/사진=행사 영상 캡쳐
삼성전자 CES 2022 기조연설에 등장한 '오딧세이 아크' /사진=행사 영상 캡쳐

이 제품은 화면을 단순히 가로로 채우는 데 만족하지 않고 자유롭게 돌려보며 활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리모트 휠을 제공한다. 위에는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이나 화상 채팅을, 아래는 게임 화면을 띄우는 식으로 여러 화면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 모니터 기능도 제공한다. 

/사진=트위터
/사진=Tim Schofield 트위터

이와 함께 삼성은 스마트 TV와 모니터를 활용해 게이밍 환경을 구성해주는 신규 플랫폼 '게이밍 허브'도 함께 공개했다. 게이밍 허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엔비디아 '지포스나우'나 구글 '스태디아' 같은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별도 PC나 콘솔 연결 없이도 삼성의 TV와 모니터에서 곧바로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CES 2022 기조연설 /사진=행사 영상 캡쳐

'그린슈머' MZ세대 향한 친환경 행보

환경 문제도 MZ세대가 제품을 고를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대상 중 하나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속 가능한 일상'을 목표로 친환경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지난해 대비 30배 이상 많이 사용할 계획이다. 또 2025년까지 모든 모바일·가전 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사용할 방침이다.

제품 포장 단계에서도 친환경 요소를 강화한다. 지난해에는 전체 TV 박스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했다. 올해는 박스 안에 삽입되는 스티로폼과 홀더 등 부속품에도 일괄 적용한다. 포장 박스를 생활 소품으로 '업사이클링' 할 수 있는 에코 패키지 적용 제품군도 늘린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CES 2022 기조연설에서 친환경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행사 영상 캡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CES 2022 기조연설에서 친환경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행사 영상 캡쳐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QLED' TV 제품에 처음 적용한 친환경 솔라셀 리모컨을 2022년 TV 신제품과 생활가전 제품군에 확대 적용한다. 올해 친환경 리모컨 적용 제품 판매량과 사용 기간을 감안할 때 2억개가 넘는 배터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는 미션을 가진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와 협업해 미세 플라스틱을 저감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화학섬유로 만든 옷을 세탁할 때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세탁기를 함께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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