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미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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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신 업계에서는 애플의 웹 익명성 기능 '프라이빗 릴레이' 사용을 차단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0일 애플 전문 매체 애플인사이더는 T모바일을 비롯해 영국과 미국의 통신사들이 프라이빗 릴레이의 사용이 차단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프라이빗 릴레이 사용의 차단은 유럽에서 시작됐습니다. EE와 보다폰, 텔레포니카 등이 연이어 차단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T모바일 그리고 T모바일이 인수한 스프린트의 경우 통신 요금제로 인해 애플의 프라이빗 릴레이를 활성화할 수 없다는 내용을 사용자에게 안내했습니다. 

프라이빗 릴레이는 아이폰13 등에 탑재될 iOS 15의 새로운 프라이버시 암호화 기능입니다. 해당 기능의 핵심은 애플 웹브라우저인 '사파리(Safari)'에 접속할 때 사용되는 모든 데이터가 암호화된다는 것입니다. 해당 기능을 통해 IP 수집, 웹사이트 접속을 두 단계로 분리해 개인정보 추적을 차단합니다. 광고주와 데이터 중개인의 사용자 프로필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을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번 프라이빗 릴레이에 대한 연이은 사용 차단 조치에는 '디지털 주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유럽 통신사들은 유럽 위원회에 공동 서한을 제출해 "다운스트림(하방산업) 디지털 시장에서 혁신과 경쟁을 꾀하는 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통신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사업자의 능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애플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현재 상황에서 애플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통신사들이 보유한 힘 뿐만 아니라 프라이빗 릴레이의 악영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국내 통신사 역시 프라이빗 릴레이 공개 당시 "IP 정보로 처리되는 서비스 무과금 처리와 불법 유해정보 사이트 차단이 정상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T모바일은 10일 프라이빗 릴레이의 사용 차단이 오류로 인한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T모바일은 "설정에서 IP 주소 추적 제한 활성화 여부를 확인하면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해당 문제를 애플과 공유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T모바일 역시 유럽 위원회 공동 서한에 함께 한 바 있어 T모바일이 프라이빗 릴레이 사용을 원천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과연 애플이 프라이빗 릴레이에 대해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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