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시 히로야스 아보카도 대표 인터뷰
한국 패션 브랜드에 일본 공략 기회 준다
동대문 제품보다 브랜드가 주는 신뢰감 있다
컬러렌즈 사업도 진행, 디지털 휴먼 '수아'와 협력

"최근 사랑의불시착 등 K콘텐츠가 일본을 강타하면서 한국 패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과거 한류가 40대 이상 중년층에서 시작됐다면, 지금의 열풍은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불고 있다. 한국 패션 브랜드에게는 지금이 일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일본에 크로스보더 패션 플랫폼 '니코'를 론칭한 미코시 히로야스 아보카도 대표의 얘기다. 아보카도는 지난해 6월말 일본에 '니코'라는 패션 앱을 론칭했다. 안정화 기간을 거쳐 9월말부터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입소문을 타면서 이용자 수치가 빠르게 올라갔다. 3개월만에 누적 거래액 1억원, 월 사용자 수 1만명을 돌파했다. '니코'는 일본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패션 앱 중 하나다.

미코시 히로야스 아보카도 대표 /사진=아보카도 제공
미코시 히로야스 아보카도 대표 /사진=아보카도 제공

'니코'는 한국 패션 브랜드를 판매하는 앱이다. 지그재그나 브랜디, 에이블리 등 한국 패션 앱들이 앞다퉈 일본에 진출하고 있다. 이들과 '니코'의 차별화 포인트는 동대문 물건을 사입해서 파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는 점이다. 니코는 브랜드가 주는 신뢰감을 무기로 다른 대형 앱들과 차별화를 꾀하겠다고 강조했다.


"K콘텐츠 흥행으로 K패션에도 기회 열렸다"

사실 미코시 히로야스 대표는 패션보다는 게임산업에 더 관련된 인물이다. 지난 2008년부터 일본 게임회사인 게임온에서 일을 시작했다. 아라리오, NHN재팬 등 게임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창업을 했다가 매각한 뒤 넵튠에서 투자 업무와 사업개발업무를 맡기도 했다. 그와 함께 아보카도 대표를 맡고 있는 신휘준 대표 역시 웹젠 등에서 사업을 총괄했던 게임 전문가로 분류된다.

그런 그들이 갑자기 패션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뭘까? 미코시 히로야스 대표는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한국 콘텐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며 "사랑의불시착이 그야말로 대박이 나면서 일본 친구들이 드라마에 나온 옷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자체 브랜드인데 세계적으로 디자인으로 밀리지 않고, 소재도 좋은데 가격도 합리적인 브랜드들이 많다. 이런 브랜드가 일본에 나가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아보카도의 크로스보더 패션 플랫폼 '니코' /사진=아보카도 제공
아보카도의 크로스보더 패션 플랫폼 '니코' /사진=아보카도 제공

아보카도는 올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크로스보더 플랫폼으로 자리잡겠다는 비전이다. 더 다양한 브랜드들에게 니코를 개방할 예정이다. 뷰티 분야, 어패럴 분야, 가방 분야 등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력을 진행중이라는 설명이다. 

미코시 히로야스 대표는 "지금 일본에서 한국 브랜드가 조조타운이나 라쿠텐에 쉽게 입접하는 것이 여신심사나 계약금 등의 이슈로 어려운 상황이다. 자체적으로는 결제나 배송, 고객응대, 관세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며 "조만간 일본 법인 설립이 완료될 예정인데, 니코가 현지에서 지원할 수 있는 범위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디지털휴먼 '수아'와 컬러렌즈 사업도 진행

아보카도는 '니코' 사업과 함께 또다른 성장동력으로 컬러렌즈 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본이 워낙 컬러렌즈 수요가 많은데다 최근 한국렌즈가 일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도 가능성을 봤다는 것이다.

온마인드의 버추얼 휴먼 '수아'가 컬러렌즈 제작에 참여했다. /사진=온마인드 제공
온마인드의 버추얼 휴먼 '수아'가 컬러렌즈 제작에 참여했다. /사진=온마인드 제공

미코시 히로야스 대표는 "디지털휴먼 사업을 하는 넵튠의 자회사 온마인드와 함께 컬러렌즈 사업을 진행 중이다. 렌즈 브랜드 이름은 오트르"라며 "디지털휴먼인 수아가 컬러렌즈 제작과정부터 참여해 렌즈를 가장 아름답게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귀뜸했다.

아울러 아보카도는 궁극적으로 메타버스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패션 플랫폼으로 자리잡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이미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대체불가능한토큰(NFT)과 같은 기술도 언제든지 플랫폼에 접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미코시 히로야스 대표는 "창업자들이 게임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만큼, 궁극적으로 유무형 제품을 모두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메타버스 세상에서 아바타도 옷을 입을 수밖에 없고, 그러면 패션 플랫폼에도 분명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