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업 넘어 웹툰-웹소설 론칭으로 플랫폼 진화
IP 역량 키워 유통파워 UP...2차-3차 저작물 시장으로 속도

사진=리디
사진=리디

 

K-웹툰·웹소설 열풍이 전자책 시장으로 옮겨붙고 있다. 오프라인 서점이 힘을 잃고 있지만, IT 기기를 통해 유통되는 지식-엔터 콘텐츠의 힘은 오히려 배가되는 모습이다. 

28일 리디는 싱가포르투자청을 비롯, 산업은행과 엔베스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로부터 1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리디는 1조6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에 등극했다. 리디가 해외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싱가포르투자청은 리디의 콘텐츠 산업 내 입지와글로벌 웹툰 구독 서비스 '만타'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리디는 전자책과 단말기, 웹소설-웹툰을 서비스하는 업체로 지난해 연매출만 2000억원에 육박하는 온라인 콘텐츠 시장의 강자다. 리디는 기존 온라인 서점의 단조로운 유통구조를 탈피, 콘텐츠 플랫폼을 지향하며 네이버-카카오와 경쟁해왔다. 덕분에 지난해 출시된 웹툰 플랫폼 '만타'가 흥행에 성공, 미국에서 3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모았다. 

무엇보다 CJ ENM, 위지웍스튜디오 등 국내 굴지의 콘텐츠 제작사들과 파트너십을 체결, 맞춤형 전문 콘텐츠를 쏟아낸 것이 흥행 비결로 통한다. 인기 BL 소설인 '시맨틱 에러'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지난해 3월 리디의 자회사이자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플랫폼인 '라프텔'을 통해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인데 이어 이달 16일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로도 공개되며 IP 파워가 배가되고 있다.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 '상수리나무 아래' 역시 최근 웹툰화, 만타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가수 차은우, 에일리가 OST를 부르기도 했다. 소비자의 반응을 따라가며 다양한 2차 창작물을 내놓고, 팬층을 묶어두는 방식이 해외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것.  

덕분에 해외시장을 넘어 경쟁이 치열한 국내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리디의 월간순이용자는 139만명으로 교보문고(92만명), 밀리의서재(47만명)를 훌쩍 뛰어넘었다. 업계 선두인 예스24(148만명)과의 격차도 크지 않다. 도서출판업을 넘어 이제 콘텐츠 플랫폼으로 완연히 도약한 셈이다. 

리디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 뿐 아니라 주요지식재산권(IP)을 통해 웹소설·웹툰, 영상, OST 등 콘텐츠 밸류 체인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상당한 자금을 갖춘 만큼, 네이버-카카오에 밀리지 않는 소싱 역량도 확충했다는 평가다. 

배기식 리디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로 그동안 쌓아온 콘텐츠 사업 경쟁력을 인정받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를 확보했다"며 "앞으로 리디가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사업 역량을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