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대표(오른쪽)와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사진=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오른쪽)와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사진=네이버

네이버가 40대 젊은 리더십을 앞세워 전격적으로 경영체계 개편을 단행했다. 1981년생 최수연 신임대표와 1978년생 김남선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발탁,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이는 국제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젊은 리더를 발탁해 역동적인 조직을 구축하고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새 사령탑은 '글로벌 네이버'라는 목표로 검색·콘텐츠·커머스·클라우드 등 신사업을 키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에 주력한다.


'투자 전문가' CEO•CFO 체제 구축

네이버는 14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그린팩토리(본사)에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 책임리더를 신임 대표 및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최 신임대표는 김남선 신임 CFO와 함께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을 이끌게 됐다.

최 신임 CEO는 연세대학교 로스쿨과 하버드 로스쿨(LLM)을 거쳐 국제 변호사로 활약했다. 인수합병(M&A), 자본시장, 기업 지배구조, 회사법이 그의 주 특기다. 특히 법무법인 율촌과 미국 법무법인 코브레&김(Kobre & Kim) 국제변호사 등을 거치며 투자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김남선 신임 CFO 역시 네이버 합류 전 글로벌 투자 회사인 라자드와 모건스탠리, 맥쿼리에서 투자·금융 자문 업무 등 국내외 굵직한 M&A 업무를 주도했다. 네이버의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 이마트·신세계와의 지분 교환 등 빅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전문가' 두 사람 손에서 네이버의 확장 기조가 구체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쟁사인 카카오가 대규모 해외투자를 연이어 성사시키며 글로벌 인터넷 기업으로의 입지를 굳히자, 네이버 역시 적극적인 투자와 외부자금 유치로 선회하고 있다는 것. 같은 법률가지만 위기 관리에 집중했던 '판사 출신' 김상헌 전 대표와는 결이 다르다는 얘기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내정자/캐리커쳐=디미닛
최수연 네이버 대표 내정자/캐리커쳐=디미닛

 


커머스•콘텐츠 등 전사업부 글로벌

포털 '네이버'와 글로벌 메신저 '라인'을 잇는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이 최수연 네이버 대표에게 부여된 임무다. 네이버 1세대 경영진들이 지난 20여년간 끊임없는 해외 시장 도전을 통해 커머스, 콘텐츠, 핀테크 등 글로벌 사업을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면, 이를 발판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과를 거두기 위해 매진해야하는 것.

새 경영진은 네이버 '안방'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의 고삐를 바짝 쥘 전망이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와의 협업을 통해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등 사업확장에 속도를 내고, 메타버스 등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이 합작한 Z홀딩스는 사업 확장의 '전초 기지'가 될 예정이다.

네이버 매출의 약 20% 가량 차지하는 커머스는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간다. 네이버는 지난해 라인을 통해 마이스마트스토어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올해는 이를 더욱 고도화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커머스 1인자로 자리매김한 성공방정식을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의지다. 유럽에서는 인수한 사용자 수 1500만 명에 달하는 스페인 중고거래 1위 사업자 왈라팝과의 연계도 강화한다.

콘텐츠는 북미 시장을 노린다. 네이버웹툰의 비즈니스 노하우와 수익화 모델을 왓패드에 접목해 슈퍼 지식재산권(IP) 발굴과 웹툰의 웹소설화, 웹소설의 웹툰화를 추진한다. 양사는 총 167개의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 대한 영상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웹툰 서비스 '라인 망가'를 운영하는 네이버의 손자 회사 라인디지털프론티어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전자책 전문 계열사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의 지분을 인수해 점유율 회복에 적극 나선다.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손자회사 3인방 '제페토·크림·케이크'를 필두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콘텐츠를꾸준히 개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최 대표는 "인터넷 창업세대인 선배 경영진들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파트너십, 기술 리더십 등 글로벌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을 마련해 준 것에 감사하다"며 "앞으로의 네이버는 선배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만들어 낸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며, 이를 위해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을 구축하고 기술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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