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용 카카오픽코마 대표 /사진 = 카카오 제공
김재용 카카오픽코마 대표 /사진 = 카카오 제공

 

일본 1위 웹툰 플랫폼 '픽코마'를 운영하는 카카오픽코마가 빠르게 성장폭을 넓히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만화종주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도 한국 웹툰의 경쟁력이 집중 보도되는 등 관심이 집중돼 눈길이 쏠린다.


카카오픽코마, 웹툰으로 日 열도 흔들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일본의 경제신문 니케이는 카카오픽코마의 국내외 성과를 집중 보도했다. 니케이는 픽코마가 만화앱 시장에 진입한 2016년에는 이미 만화앱이 100개가 넘었을 정도로 '레드오션'에 가까웠지만, 남다른 차별점을 내세워 성공할 수 있었다는 분석을 더했다. 현재 픽코마의 시장 점유율은 65%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니케이는 "2016년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한 픽코마는 디지털만화의 후발주자이면서도 만화앱매출에서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고 했다. 픽코마는 일본의 디지털 만화 및 웹소설, 경쟁력있는 한국의 웹툰 콘텐츠 등을 제공하며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해왔다. '나 혼자만 레벨업'과 '이태원 클라쓰'를 현지화한 작품이 인기를 끌며 거래액을 늘렸다. 그 결과, 2020년 7월 일본에서 처음으로 모바일 비(非)게임앱 부분 매출 1위를 기록한데 이어 현재까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픽코마의 성공 비결로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수직 스트립의 웹툰 형식을 꼽았다. 수직 스크롤되는 풀 컬러 만화 형식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페이지 패널을 왼쪽 위부터 아래쪽으로 읽는 일반적인 일본 만화와는 달리 패널 레이아웃 및 텍스트 배치가 자유롭기에 한국 웹툰이 글로벌 시장에서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본 만화팬만을 타겟으로 하지 않고, 잠시 심심풀이로 콘텐츠소비가 필요한 라이트 독자층까지 폭넓게 아우를 수 있었다고 했다.

니케이는 "픽코마는 스마트폰에서 읽기 편한 상하 스크롤 만화 1100개의 작품을 가지고 있다"면서 "도쿄와 서울 등 한일 3개 장소에 스튜디오를 두고 매일 1~2편 이상의 신편 연재를 하며 작품 라인업을 늘려고오 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픽코마는 '기다리면 0엔' 마케팅 전략으로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의 판도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에피소드 한 편을 본 뒤 23시간이 지나면 다음 화 무료보기 이용권이 생기는 시스템이다. 일본에서 기존 '권' 단위로 팔던 관습에서 탈피해 에피소드에 따라 '1화', '2화'를 제공하는 방식을 택하며 이용자들이 만화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사진=픽코마
사진=픽코마

 


日 만화 업계 '픽코마' 향한 경계심도 있어

다만, 해당 매체는 픽코마가 현재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중장기적 과제로 창작 생태계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니케이는 "(일본의) 만화가는 천재성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읽기 편함을 중시하는 웹툰은 별개로 여기고 있다"는 출판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며, 픽코마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일본 만화계의 크리에이터(창작자)를 플랫폼 안으로 끌어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니케이는 "일본의 만화 예술가들이 웹툰으로 계속 이동할지는 미지수"라며 일본의 주류 만화 출판사와 인기 만화가들은 아직도 웹툰 방식을 경원시하고 종이만화가 스토리텔링의 깊이에 있어 우위에 있다고 여기는 경향을 전했다. 이는 픽코마 같은 웹툰 플랫폼에 대한 경계심으로도 이어진다는 것. 실제 슈에이샤, 고단샤 등 기존 일본 출판만화 1, 2위 강자들은 자체앱으로 아직도 종이 만화 위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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