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유니버스#
3화. 메타버스로 부자되기

/그래픽=디미닛
/그래픽=디미닛

 

메타버스에는 쇼핑 공간도, 카페도 생기고 있다. 경제 생태계가 만들어지면서, 돈을 버는 '직업'도 존재하기 시작했다. 이미 메타버스 안에서 손재주를 펼치며 억대 연봉을 누리는 '메타버스 크리에이터'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메타버스에 예쁜 옷 팔아 억대 연봉

전세계 3억명이 이용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네이버의 '제페토'에는 억대 연봉을 버는 크리에이터가 수두룩하다. '모니카 퀸'(Monica Quin)으로 활동하고 있는 모니카 루이즈가 대표적이다. 그는 드레스나 상의 등 아이템을 디자인하고 판매한다. 벌어들이는 수익만 억대 연봉. '렌지' 역시 아이템 판매로 월 1500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다. 누적 판매량 100만개의 기록을 보유한 그는 '렌지드(LENGED)'라는 기업을 창업해 메타버스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제페토에서 억대 연봉을 버는 크리에이터가 탄생할 수 있는 이유는 자체 경제 생태계가 구축돼있는 탓이다. 제페토는 세계관 내 가상화폐인 '젬'을 유통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제페토 내 상품을 구입할 때 사용한다. 아이템을 만들어 팔면 젬으로 받을 수 있다. 모니카가 만든 아이템은 1~5젬에 판매된다. 5000젬이 모이면 106달러(약 13만원)로 인출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제페토 크리에이터들은 16억개가 넘는 가상 패션 아이템을 판매하고 수익을 얻었다. 

제페토 크리에이터 ‘렌지’ /사진=플레이리스트 제공
제페토 크리에이터 ‘렌지’ /사진=플레이리스트 제공

한글과컴퓨터의 메타버스 플랫폼 한컴타운도 '돈 버는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을 위해 나서고 있다. 한컴타운은 과거 추억의 메신저 '싸이월드'와 손을 잡았다. 한컴타운에 대체불가능한토큰(NFT)과 가상자산 등을 결합해 사용자 보상을 강화한 'C2E(Cyworld to Earn)'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대표적으로 이용자들이 자신이 만든 미니미나 자신이 찍은 사진을 대체불가능한토큰(NFT)화해 이를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구축이 핵심

돈 버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누구나 콘텐츠를 창작하고 판매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것이 메타버스 경제 생태계를 키우는 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제페토는 이용자가 아이템 생산과 소비를 활발히 할 수 있도록 ▲제페토월드 ▲제페토 스튜디오 ▲제페토 라이브 등을 운영 중이다. '스타벅스' '구찌' 등 로드숍과 블랙핑크의 팬사인회도 열리는 제페토 월드. 이용자는 이곳에 모여 소통하기 위해 자신만의 아바타를 꾸미고 돈을 쓴다. 제페토 스튜디오에서는 이용자가 아이템을 직접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다. 제페토 스튜디오는 크리에이터 약 200만 명이 가입했다. 크리에이터들은 약 410만 개의 아이템을 올렸다.

이프랜드에서는 각자의 개성과 취향에 맞게 아바타를 직접 만들 수 있다. /사진=김경영 기자
이프랜드에서는 각자의 개성과 취향에 맞게 아바타를 직접 만들 수 있다. /사진=김경영 기자

'제페토 라이브'는 지난해 PC 버전에 베타 테스트 형태로 도입한 라이브방송 기능이다.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들은 시청자들의 젬 후원을 받아 수익을 낼 수 있다.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아이템을 통한 후원도 받을 수 있다.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 타 스트리밍 플랫폼과 유사한 크리에이터 중심 수익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이로 인한 콘텐츠 생성은 제페토의 경제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메타버스 채팅 플랫폼 '오픈채팅'을 운영하는 마인드로직 역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구축에 힘쓰고 있다. 오픈채팅에서 활동하는 내 부캐의 대화량에 따라 수익을 얻는다. 내가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나 쉬고 있을 때, 내 부캐는 언제든 365일 24시간 대화를 하며 돈을 번다. 다른 사용자와 한 마디 할 때마다 토큰이 적립되고, 이를 인출하는 구조다. 현재 회사는 소셜 AI 토큰 '세잇(SAIT)'을 출시하고, AI 레벨 10 이상, 팔로워 30명 이상이 되면 세잇 적립과 수익화 전환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1800조' 시장 열린다

연간 20조원 규모의 '유튜브 경제'도 영상 크리에이터들이 보상받는 생태계를 구축한 이후 빠르게 성장한 점을 미뤄봤을 때, 이보다 더 높은 몰입감을 가지고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메타버스 생태계는 더 큰 잠재력을 지녔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사용자 중심의 개방된 생태계가 메타버스 경제를 이끌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다른 사용자에게 판매하며 수익을 얻는 구조는 창작자에게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힘을 주며,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생태계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확장 잠재성도 크다. '대체불가능한토큰(NFT)'과의 결합이 대표적이다. NFT는 메타버스에서 생성된 콘텐츠에 대해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내 것'이라는 소유의 개념을 창출해주는 거의 유일한 디지털 수단이다. NFT는 예술 작품 뿐 아니라 부동산, 패션·뷰티 아이템, 콘서트 티켓 등 가상 공간에서 생산하고 거래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적용 가능하다. 실제로 네이버의 제페토도 관계사 라인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작년 말 첫 NFT를 발행한 바 있다. 

이러한 확장성을 바탕으로 메타버스 시장은 고속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은 2024년 923조원, 2030년 18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