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미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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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 시장을 둘러싼 신세계와 롯데 두 '유통거인'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가파라 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두 회사는 인프라 구축부터 맞춤형 플랫폼까지 '토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 전기차 충전 시장 공략 선봉장 역할을 맡은 신세계아이앤씨와 롯데정보통신은 관련 기술 역량 확보에 주력하며 적극적인 사업확장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 제조 역량 확보한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아이앤씨는 최근 전기차 충전기 제조 전문기업 SK시그넷과의 손을 잡으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SK시그넷은 7킬로와트(kW)급 완속부터 350kW급 초급속 충전기까지 모든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충전기 핵심 부품인 파워모듈 국산화에 성공해 안정성과 유지·보수 편의성을 확보했으며, '지능형 전력 분배 방식(Active Power Sharing)' 기술을 바탕으로 다수 사용자가 동시 충전 시 효율적 전력 운영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주차관제시스템 전문기업 아마노코리아와 함께 전기차 충전사업 본격화를 알렸다. 아마노코리아는 주차시스템 제조, 주차장 운영, 시스템 개발, 모바일 주차 서비스 등 스마트 주차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당시 회사는 아마노코리아가 보유한 주차장에 급속·완속 충전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으나, 충전기 제조 역량이 없어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손정현 신세계아이앤씨 대표(오른쪽)와 신정호 SK시그넷 대표가 15일 서울 중구 신세계아이앤씨 본사에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확대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사진=신세계아이앤씨 제공
손정현 신세계아이앤씨 대표(오른쪽)와 신정호 SK시그넷 대표가 15일 서울 중구 신세계아이앤씨 본사에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확대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사진=신세계아이앤씨 제공

신세계아이앤씨는 SK시그넷으로부터 전기차를 공급받는 것은 물론, 향후 신세계아이앤씨 충전소 이용 고객에 특화된 기능을 추가한 자체 충전기 개발도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더해 회사는 올 상반기 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전기차 충전 정보 통합 조회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플랫폼은 ▲전기차 충전소 위치 ▲충전 상태 ▲충전 요금 등 정보제공과 함께 QR코드 인식을 통한 간편 결제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될 예정이다. 또 이를 오프라인 쇼핑 경험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상반기 중 앱을 구축해 부가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며 "쇼핑과 함께 차량충전, 요금 결제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관련 시설과 제휴해 쿠폰을 발급하는 프로모션 등 쇼핑경험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그룹 내에서는 이마트를 주축으로 한 전기차 사업이 한창이다. 지난 달 이마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일환으로 160여대에 달하는 업무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또 전국 점포에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해 쇼핑과 함께 차량 충전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친환경 모빌리티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현재 이마트는 전국 118개 점포에서 460여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손정현 신세계아이앤씨 대표는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충전 시장 선점을 위해 이용자 편의성을 우선으로 고려한 최적의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며 "고품질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고, 충전 정보 조회, 결제, 부가 서비스 등 유통 분야 정보기술(IT)노하우를 결집한 플랫폼을 통해 이전에 없던 충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도약 노리는 롯데정보통신

올 초 롯데정보통신은 690억원 규모의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 중앙제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중앙제어는 초급속, 급속, 완속 등 모든 종류의 충전기 제조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중앙제어가 보유한 충전기 제조기술에 IT·디지털전환(DT) 역량을 융합해 ▲충전기 제조 ▲충전 플랫폼 ▲충전소 운영에 이르는 '엔드-투-엔드(End-to-End)'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전기차 충전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단·다차로 하이패스 ▲자율주행 셔틀 등 모빌리티 사업 '토탈 밸류체인'을 구축해 시장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롯데그룹과 협업해 모빌리티 인프라를 통합 운영·관제하는 모빌리티 관제 사업과 데이터를 연계하는 새로운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정보통신 사옥/사진=롯데정보통신 제공
롯데정보통신 사옥/사진=롯데정보통신 제공

이를 위해 회사는 오영식 롯데정보통신 상무를 중앙제어 대표로 선임했다. 오 대표는 롯데 월드타워 구축시 IoT기반 스마트빌딩 구축을 총괄한 것은 물론, 하이패스, C-ITS, 자율주행셔틀 사업까지 모빌리티 전 분야를 진두지휘한 경험을 갖춘 모빌리티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오 대표는 향후 ▲전기차 충전기 제조 및 구축사업 ▲예약·정산·멤버십 등 전기차 충전 종합플랫폼 구축 및 운영사업 ▲유통, 물류, 호텔·리조트, 화학 등 다양한 산업군 충전소 운영사업 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주요 산업군 기반 시설에 충전기 설비를 확대, 설치해나갈 예정이며 원격관제, 자동정산, 간편결제 등 운영 플랫폼 구축 및 충전소 운영까지 전기차 이용객 중심의 토탈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미국 최대 전기차 충전기업 BTC파워와 체결한 급속충전기 개발 및 원천기술 공급 계약 등 향후 북미, 유럽, 동남아 등 다양한 글로벌 고객사를 전략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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