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크림
사진=크림

 

네이버의 리셀(재판매) 플랫폼 크림이 '아시아 크로스보더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을 잇는 글로벌 플랫폼을 꿈꾸고 있는 것. 이를 위해 크림은 모회사 '스노우'로부터 꾸준히 자금을 수혈, 성장을 위한 실탄을 장전하고 있다. 


글로벌 1등 C2C 플랫폼 꿈꾸는 크림 

2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크림은 모회사 스노우로부터 올해에만 500억원의 자금을 차입했다. 2020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크림은 스노우로부터 꾸준히 자금을 차입해왔다. 차입한 금액의 총계는 770억원에 달한다. 

전체 금액 중 올해 차입한 금액의 비중은 60%에 달한다. 이는 크림이 최근 보인 공격적인 사업 확장 행보와 무관치 않다. 크림은 올해 들어 4곳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자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투자사를 살펴보면, 크림의 사업확장 전략을 엿볼 수 있다. 크림의 전략은 '글로벌'과 '개인간거래(C2C)'로 요약된다. 크림은 올해 초 싱가포르 가전제품 중고 거래 플랫폼 리벨로를 운영하는 '키스타 테크놀로지'에 36억원을 투자했다. 리벨로는 가전 리퍼 제품을 중개하는 개인간 거래(C2C) 플랫폼으로, 현재 호주와 싱가포르에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선두 사업자다.

크림은 명품 거래 플랫폼 '시크먼트' 운영사 팹의 지분 70%, 빈티지 패션 거래 플랫폼 '콜렉티브' 운영사 크레이빙콜렉터 지분 40.74%를 취득하기도 했다. 이어 이커머스 마케팅을 주력으로 하는 스타트업 컬쳐앤커머스 주식 14.91%도 확보했다. 취급하는 상품의 카테고리를 넓히고, 마케팅 요소를 추가하는 등 C2C 플랫폼으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투자로 풀이된다.

한정판 스니커 거래플랫폼 네이버 크림 / 사진=크림
한정판 스니커 거래플랫폼 네이버 크림 / 사진=크림

 


'아시아 크로스보더 플랫폼' 구축

크림은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아시아 크로스보더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주요 권역을 관통하는 커머스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

사업 확장의 토대는 이미 만들어졌다. 크림은 지난해 일본 리셀 사업자 '소다'에 356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약 15% 투자했다. 소다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경쟁업체 '모노카부'를 인수, 업계 독보적인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지난해 12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에서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면서 평가받은 소다의 기업가치는 약 380억엔(약 4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소다를 통해서 크림은 중국, 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등 지역에 간접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소다는 중국 리셀 업체 나이스(nice)와 제휴를 맺는 등 사업을 확장해왔다. 또 싱가포르, 오스트레일리아, 홍콩 등 지역에서는 운영하고 있는 리셀 서비스 앱(애플리케이션) 스니커덩크의 서비스 론칭도 준비 중이다. 소다는 이미 현지 테스트에 돌입한 상황이다.

타 사업자와의 추가 제휴 및 지분투자 가능성도 열려있다. 지난해 크림은 일본 소재의 사모투자펀드(PEF)인 'SVA소다사모투자합자회사' 지분 98%를 확보하며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이는 네이버와 스노우가 지닌 지분을 크림으로 이전하면서 이뤄진 것. SVA소다사모투자합자회사는 프로젝트 투자 목적으로 2020년 조성한 PEF로, 자본 799억원, 당기순이익 576원에 달한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SVA소다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지난해 1월 일본 소다에 지분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네이버 커머스 사업이 성장 둔화세에 접어든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크림의 행보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현재 크림의 기업가치는 이미 유니콘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의 인프라와 MZ(밀레니얼+Z세대) 콘텐츠가 결합되며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하는 중"이라며 "대중적 서비스는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와 스마트스토어로 활용하고, 버티컬 시장은 크림을 필두로 각개 공략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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