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도 '디지털 휴먼' 바람이 불고 있다. 넷마블과 스마일게이트가 디지털 휴먼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엔씨소프트 역시 미래 비전 중 하나로 디지털 휴먼 기술을 꼽은 것. 아울러 카카오게임즈 또한 자회사 넵튠을 통해 디지털 휴먼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사실 이미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만들어본 게임사 입장에선 디지털 휴먼 사업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디지털 휴먼은 게임은 물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활용돼 게임사 수익 다각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AI 기술에 진심인 엔씨소프트, 디지털 휴먼 만든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디지털 휴먼을 미래 비전 중 하나로 꼽았다. 지난 4월 엔씨소프트에 합류한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이제희 최고연구책임자(CRO)는 "디지털 휴먼 기술은 엔씨소프트의 미래 비전이자 중요한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CRO는 "엔씨소프트가 추구하는 인터랙션은 불확실성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며 "디지털 휴먼은 인터랙션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휴먼은 '나'와 소통할 수 있고, 나의 표정을 읽고 반응하며 나를 기억하고 인터랙션할 수 있는 대상이어야 한다는 것. 이처럼 인터랙션할 수 있는 디지털 휴먼을 만들기 위해 엔씨소프트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AI 센터에서 게임 AI, 스피치 및 비전 AI 등 여러 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게임 AI 기술은 PC 리니지의 '거울전쟁'에서 사용됐고, 목소리를 조합하는 스피치 AI는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에서 사용된 바 있다.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인터랙션이 가능한 디지털 휴먼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게임, 음악, 광고 넘나드는 디지털 휴먼들
엔씨소프트보다 먼저 디지털 휴먼 사업을 시작한 넷마블과 스마일게이트는 이미 디지털 휴먼을 내놓은 상황이다. 넷마블의 디지털 휴먼 '리나'는 신작 PC게임 '오버프라임'에 캐릭터로 등장할 예정이다. 또 리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써브라임과 전속 계약도 체결했다.
넷마블은 올해 4인조 K팝 버츄얼 아이돌을 준비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1월 아이돌 멤버 제나, 시우를 공개한 바 있다. 이들 역시 걸그룹 활동 외에도 오버프라임과 모바일 게임 '그랜드크로스S'에 게임 캐릭터로 등장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디지털 휴먼 사업을 진행중이다.
지난 2020년 디지털 휴먼 '한유아'를 선보인 스마일게이트도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VR게임 '포커스온유'의 히로인 한유아를 디지털 휴먼으로 제작했다. 이후 지난 4월 한유아는 음원을 공개하며 가수로 데뷔했고, 같은달 광동 옥수수수염차 모델로 발탁됐다. 디지털 휴먼이 차·음료 CF 모델로 활동하는 건 한유아가 최초다.
캐릭터 좀 만들어본 게임사, 디지털 휴먼 안 할 이유 없다
크래프톤도 디지털 휴먼을 게임 캐릭터, e스포츠, 버추얼 인플루언서, 가수 등 다방면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카카오게임즈 계열사 넵튠은 디지털 휴먼을 개발하는 사업체에 투자하고 있다. 업계는 게임사의 디지털 휴먼 사업 시작이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말한다.
게임 캐릭터, NPC 등을 만드는 일이 디지털 휴먼을 만드는 일과 다르지 않다는 것. 또 AI, 애니메이션 기술 등의 발전으로 디지털 휴먼을 만들기 더 쉬운 환경이 조성된 점 또한 게임사가 디지털 휴먼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사의 아타바 기술과 AI 기술의 집약체가 디지털 휴먼"이라며 "캐릭터의 특징을 설정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디지털 휴먼 개발 과정과 똑같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도 디지털 휴먼 사업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잘 만들면 게임에도 접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AI 기술과 애니메이션 기술 또한 과거보다 훨씬 진보했다"며 "이전보다 비용도 적게 들면서 수익 다각화까지 노릴 수 있어 게임사가 이 사업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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