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사진=NHN 제공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사진=NHN 제공

"결국엔 저희가 1등 하게 될 겁니다"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NHN 본사에서 만난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이 같이 말했다.

현재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클라우드(GCP),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등 글로벌 빅테크는 물론,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기업들도 한국 클라우드 시장을 노리고 있다. 여기에 NHN클라우드 같은 토종 기업들까지 가세하며 그야말로 전 세계 IT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김 대표는 NHN클라우드의 '1등'을 자신하고 있다. 산업 분야별로 특화된 버티컬 솔루션과 지역 맞춤형 공공사업이 자신감의 원천이다.


서비스 경험에서 우러난 노하우

NHN클라우드의 첫번째 무기는 버티컬 솔루션이다. 게임, 금융, 쇼핑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솔루션과 플랫폼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실제 ▲KB금융그룹 ▲블루포션게임즈 ▲EBS ▲GS홈쇼핑 ▲직방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3670개 이상 기업들이 NHN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현재 NHN클라우드는 퍼블릭·프라이빗·하이브리드·엣지 등 고객 맞춤형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형 인프라 및 금융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NHN 클라우드 퍼블릭'은 포털, 데브옵스 플랫폼, 컨테이너 기반 멀티클라우드 플랫폼 등 금융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 기업마다 각기 다른 보안과 서비스 정책도 충족한다.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전용 클라우드 'NHN클라우드 공공기관용' ▲전자상거래 전용 'NHN클라우드 커머스' ▲글로벌 게임 통합 플랫폼 '게임베이스' ▲올인원 통합 협업툴 'NHN두레이' 등 서비스형 인프라(IaaS), 서비스로서의 플랫폼(P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사진=NHN 제공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사진=NHN 제공

김 대표는 "이 같은 솔루션들은 NHN이 한게임, 페이코, 티켓링크 등 다양한 IT서비스를 운영하며 축적해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된 점이 특징"이라며 "각 분야별로 필요한 수요를 맞춤형으로 충족시킬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모기업인 NHN 내에서 먼저 서비스를 검증한 후 대외사업으로 연계되기 때문에 사용성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NHN클라우드는 지난 2014년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 분야에서 빛을 발했다. 한게임 서비스로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가 고객사들의 실질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효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한게임 서비스 당시 개발·운영해온 게임 플랫폼을 기반으로 게임사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했다"며 "기존에는 게임 플랫폼 개발에 최소 6개월 이상 걸렸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서비스를 하려면 해외 데이터센터에 직접 서버를 구축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NHN클라우드는 운영·관리, 인증·빌링 도구를 포함한 플랫폼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서비스 원빌드'로 국내에서 글로벌 서비스가 가능하게끔 만들었다"며 "향후에는 게임 특화 플랫폼에 글로벌 로컬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을 모두 연동해 동시 출시를 가능케 하는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NHN클라우드 맞춤형 클라우드 서비스 개념도/사진=NHN 제공
NHN클라우드 맞춤형 클라우드 서비스 개념도/사진=NHN 제공

금융권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도 'NHN페이코' 운영 경험을 토대로 시작됐다. 김 대표는 "NHN페이코 쪽 사업을 진행하면서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망분리 이슈나 접속에 따른 보안 요건을 충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었다"며 "당시 토스 같은 테크핀 회사들이 비금융서비스를 시작으로 금융 서비스까지 넘어오자, 금융권에서는 비금융 서비스 개발을 위한 환경을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레거시 인프라는 개발이나 속도 측면에서 용이 하지 않아 별도의 클라우드 존이 필요했고, 이 때문에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서 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는 'NHN클라우드 퍼블릭'을 출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버티컬 영역에 강점이 있는 SaaS 솔루션을 마켓플레이스 등에서 판매하고,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 인프라를 NHN클라우드로 전환시켜 수익성과 효율성,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김 대표의 버티컬 솔루션 전략이다.

김 대표는 "클라우드 도입에는 여전히 여러 허들이 있기 때문에 다른 벤더사에 있는 기존 고객을 데려오는 편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며 "버티컬 영역에서 이미 제품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이를 점차 늘리면서 국내 1위 클라우드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공 클라우드 시장 강자로 '우뚝'

공공 클라우드 사업에서 NHN클라우드가 주목하는 곳은 수도권 밖 지역이다. 이 회사는 지역 IT생태계 조성을 위한 방법으로 '마이크로 IDC(인터넷 데이터 센터)'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파트너십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역 클라우드 전환 수요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로 IDC는 일종의 '모듈형 IDC'로 대규모 부지를 확보해 건축에 오랜기간 투자해야 하는 '메가 데이터센터' 방식과는 달리, 조립식 주택처럼 필요한 규모만큼 쌓아올리는 방식이다. 기존 방식 대비 자본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요에 따라 증설이 쉽고 실패 시 리스크 또한 적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이 회사는 판교, 평촌 리전 외에 ▲광주 국가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경남 데이터센터 ▲순천시 공공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지역 거점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이다. 

NHN클라우드 판교 리전/사진=NHN제공
NHN클라우드 판교 리전/사진=NHN제공

김 대표는 "마이크로 데이터센터를 지역 거점별로 확보하는 것이 전략"이라며 "국내 네트워크 상황이 좋지만,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구축되면 스마트팜, 스마트에너지 등 큰 규모의 사업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지연없이 주고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IT 생태계가 만들어져 지역 거점별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실질적으로 지방에 있는 사업을 수도권에서 수주하면 지자체 생태계가 발전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로컬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을 도와주면서 세일즈가 되는 동반성장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 회사는 광주 국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과 지역 거점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 등을 통해 공공 부문에서만 1000억원을 수주한 바 있다. 또 경남에서는 스마트공장 클라우드 보급사업을 진행 중이며, IT인재를 양성하는 '아카데미' 경남 김해 캠퍼스도 오픈했다.

앞서 NHN클라우드는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행정·공공기관 정보자원 클라우드 전환·통합 추진계획'에 따른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의 3분의 1 이상을 수주하겠다고 밝혔고, 이미 목표치를 달성했다. 해당 계획은 오는 2025년까지 행정·공공기관 내 1만9개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한다는 내용으로, 올해 예산은 2402억원 규모다.

김 대표는 "이미 3분의 1 이상을 수주했다"며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 발표에 앞선 5~6년 전부터 지자체 사업을 준비하며 관계를 쌓아왔고, 이같은 점이 경쟁사 대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북미 넘어 동남아 진출

NHN클라우드의 행보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 회사는 일본과 북미에 각각 리전 및 NHN테코러스, 클라우드넥사 등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기업을 두고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을 전개 중이다. 두 기업 모두 AWS 최상위 파트너 등급인 '프리미어 컨설팅 파트너'로 활동 중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지난 2019년 현지 리전 설립 후 3년간 광고 없이 어떤 유저가 사용하는지 트레이닝을 진행한 결과, 커머스 사업 쪽에서 수요가 있다는 점을 깨닫고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북미 또한 지난해 3월 인수한 클라우드 넥사를 통해 북미 리전을 확보하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김 대표는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핵심은 MSP"라며 "AWS가 국내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메가존, 베스핀 같은 회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NHN클라우드가 일본이나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할 때도 성장을 위해 MSP가 필요하다"며 "이미 NHN테코러스는 일본 내에서 AWS 기반 상위 5위권의 업체로 성장해있고 구축 경험 또한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회사는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NHN클라우드 관계자는 "지난 2019년 일본, 북미 지역 리전에 이어 글로벌 서비스 확장을 추진 중"이라며 "현재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타겟으로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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