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가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율주행차 콘셉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a2z 제공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가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율주행차 콘셉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a2z 제공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이하 a2z)가 자체 공장 설립을 통해 4레벨 완전 자율주행차 2종을 직접 양산한다. 이와 함께 미국, 싱가포드 등 글로벌 진출도 함께 추진한다.

9일 a2z는 여의도 콘레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한지형 a2z 대표는 "지난해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무인 모빌리티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며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국산 자율주행 모빌리티를 양산하기 위해, 국내 완성차 대형 부품사들과 협약을 맺고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5년 파이롯트, 2027년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인셔틀·무인배송 플랫폼 콘셉트 공개

a2z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자율주행차 25대의 공공도로 운행허가를 받았으며, 자율주행 실증거리도 국내 최장 거리인 20km 이상을 축적한 국내 대표 자율주행 스타트업이다. a2z를 창업한 4명의 경영진이 모두 현대자동차 자율주행연구원 출신으로, 2017년 국내 최초로 라스베가스에서 도심 자율주행에 성공한 주역들이다. 자동차를 가장 잘 아는 이들로 이뤄졌다는 게 a2z의 차별점이다.

이날 a2z는 대중교통 목적의 무인셔틀 플랫폼 '프로젝트 M'과 물류 목적의 무인배송 플랫폼 '프로젝트 S' 2종의 레벨4 자율주행차 콘셉트를 공개했다. 레벨4는 비상시에도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을 말한다.

프로젝트M은 6인 좌석과 6인 입석 등 총 12명이 탑승할 수 있는 무인셔틀이다. 100Kw 출력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1충전 기준 24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최대 속도는 현재 규정된 자율주행 최고 속도인 60km/h다. 프로젝트S는 초소형자동차 기준의 허용기준인 15kW 출력의 전기모터를 달았고, 최대 300kg까지 화물을 실을 수 있다.

두 차량 모두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센서, 5G 네트워크 등을 탑재한다. 특히 카메라는 a2z에서 자체 개발한 'a2z 비전'이 탑재된다. 라이다의 경우 현재 외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나, 향후 국내 제조사들과 협업을 강화해 양산시 적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


2027년 국내 생산기지에서 양산

a2z의 4레벨 자율주행은 '라이다 인프라 시스템'과 '리모트 콘트롤 드라이빙'을 통해 완성된다. 이 두 시스템을 통해 a2z의 레벨4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이 상용화에 가장 근접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라이다 인프라 시스템은 차량용 라이다를 간소화해 전봇대에 설치해 사각지대나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V2X 시스템이다. 현재 대구, 세종, 판교, 서산 등 4개 도시에 설치해 테스트를 마쳤으며, 향후 스마트시티 솔루션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가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율주행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a2z 제공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가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율주행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a2z 제공

리모트 콘트롤 드라이빙은 주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으로 정상 주행이 불가능할 경우 관제센터에서 원격제어를 통해 차량을 이동시키는 기술이다. a2z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자체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올해 중 국토부 인증을 받아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a2z는 약 3만평 규모로 연간 3만대 이상 양산가능한 생산공장을 국내에 설립할 계획이다. 오는 2024년 준공해 2027년 양산을 시작하는 일정이다. 향후에는 국내 생산기지 외에 테슬라와 같이 외주 생산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싱가포르 시장 동시 공략

a2z는 자율주행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 회사는 자율주행 실증을 위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자율주행 가이드라인 평가보고서(VSSA) 등재를 마쳤다. 이는 세계 27번째이자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캘리포니아 도로교통국(DMV)의 자율주행면허 취득 진행 중에 있으며, 내년부터는 미국 자율주행의 가장 치열한 각축장인 캘리포니아에서 공공도로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에는 라이다 인프라 시스템으로 먼저 시장에 진출한다. 싱가포르는 자율주행 정책 지원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국가지만, 아직 기술 수준은 8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기술보유 기업에 대한 수요가 높아 a2z는 현지 에이전시와 손잡고 싱가포르에 자율주행 인프라 시스템을 먼저 설치하고, 현지에서 자율주행차 테스트 중인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유민상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상무가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a2z 제공
유민상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상무가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a2z 제공

a2z는 이 같은 전략 실행을 위해 'a2z 모빌리티 연구소'도 설립할 계획이다. 연구소에는 자동차 외에 전자, IT, 제도,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사이버보안 등 각 분야의 산학연 전문가로 이뤄진 자문단을 구성하고, 이들과 미래전략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 대표는 "모빌리티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지금의 시기는 a2z에게 최고의 기회가 되는 시기라고 확신한다"며 "다가올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모든 드라이빙 플랫폼의 리더이자 대한민국 대표주자가 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