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미닛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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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업계의 차세대 '블루오션'으로 'X세대 플랫폼' 시장이 떠올랐다. 40대가 주축이 되는 이들 세대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대비 구매력이 좋고, 모바일 쇼핑에도 익숙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고객층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퀸잇 이어 포스티까지...X세대 패션 플랫폼이 뜬다

21일 모바일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X세대를 겨냥한 패션 플랫폼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5월 '퀸잇'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iOS+안드로이드)는 185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 초 대비(126만명) 약 46% 가량 훌쩍 올랐다. 국내 1위 유통기업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모바일 플랫폼 '롯데온(ON)'보다 20만 가량 높은 수치다. 

퀸잇은 스타트업 '라포랩스'가 만들어낸 플랫폼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 카카오벤처스 등 굴지의 벤처캐피탈(VC)의 투자를 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20년 서비스를 시작한 퀸잇은 X세대 패션 플랫폼 시장을 연 선두 사업자로 꼽힌다. 앱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건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퀸잇은 백화점에서 주로 팔던 조이너스, 올리비아로렌 같은 국내 여성복 브랜드를 대거 들여왔다. 앱 화면을 크게 구성하고, 상품 구매 시 추가 옵션을 단순화하며 구매 과정을 간편하게 만들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포스티'는 52만명을 기록, 4개월 만에 300%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카카오스타일이 지난해 8월 출시한 포스티는 퀸잇에 이어 시장에 등장한 X세대 플랫폼이다. 지난해 하반기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은 올해 초 조직 개편으로 '포스티 부문'을 신설하고, 이화정 LF 하프클럽 상무를 부문장으로 선임했다. 공격적인 사업확장의 초석을 마련한 셈이다.

퀸잇과 비교하면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포스티는 빠르게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포스티의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는 150만, 입점 브랜드수 500여개에 달한다. 카카오스타일은 에스콰이아, CC클럽 등 여성 대표 브랜드 입점을 빠르게 늘리고, 고객 편의성 개선을 위한 앱 서비스 고도화를 진행해왔다. 지난달엔 '골프' 탭을 추가하는 등 카테고리도 확장했다. 그 결과, 포스티는 월 거래액이 전월 대비 30% 이상 뛰어오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X세대 플랫폼 시장은 '블루오션'...경쟁 활발할 것

업계에서는 40대를 주력 고객으로 하는 패션 플랫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40대는 높은 소비 여력을 가졌는데도 그동안 모바일 패션 플랫폼이 없던 블루오션 시장"이라며 "일명 X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새로운 문화를 쉽게 수용하는 세대이면서도, 모바일과 온라인 소비에도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X세대는 구매력 있으면서도, 온라인 쇼핑에 거부감이 없는 세대이기에 공략 여지가 많다는 의미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21 한국의 소비 생활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모바일쇼핑 등 40대의 디지털 소비 현황은 91.1%로 전년 대비 34.4% 포인트 상승했다. 

X세대의 주력 소비 채널인 백화점이 최근 MZ세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4050 여성복 브랜드들에게 새로운 채널을 제공한 것이 X세대 플랫폼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이라는 것이다. 퀸잇은 원단, 재봉, 마감 등에 집중해 조이너스, 올리비아로렌 같은 국내 여성복 브랜드를 대거 들여왔다. 카카오스타일 또한 백화점을 통해 유통되던 모조에스핀, 시스티나 등의 브랜드 입점을 계획하고 있다.

X세대 패션 플랫폼 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기존 패션 플랫폼 사업자들도 속속 도전장을 던지며 활발한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패션 플랫폼 업계 최초로 거래액 2조를 달성한 무신사는 지난달 X세대 여성 플랫폼 '레이지나잇'을 출시했다. 회사는 바네사브루노, 라움, 제이미원더, 길트프리, 노프라미스, 설화수, 알보우 등 인기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키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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