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SK㈜ C&C, CJ올리브네트웍스 등 정보기술(IT)서비스 기업들이 최근 제조업 디지털전환(DT)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제조업 DT 힘주는 尹 정부

업계는 윤석열 정부에서 제조업 DT가 본격적으로 물살을 타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내일부터 시행되는 '산업디지털전환촉진법' 뿐만 아니라, 올해 초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등 정책적 변화 등이 일제히 제조업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제정된 산업디지털전환촉진법은 ▲산업데이터 활용·보호 원칙 ▲선도사업 지원 ▲부처간 협업 추진체계 등 산업 디지털 전환 정책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있다. 쉽게 말하면 산업데이터를 만든 주체에게 사용과 수익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원칙을 규정한다. 이를 통해 개별 기업 디지털화를 넘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데이터 공유 및 연결이 실현될 전망이다.

정부는 기업간 데이터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산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데이터 표준화, 데이터 거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하반기 내에 '산업 디지털 전환 종합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법 시행을 앞둔 이날 세계경제포럼(WEF)이 '등대공장'으로 선정한 LS일렉트릭 충북 청주 제1공장을 방문해 "올해 하반기 '산업 디지털 전환 종합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등대공장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을 의미한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또한 지난달 22일 경남 창원시 제조기업 삼현을 방문해 "미래형 스마트공장 확산, 영세 제조업체 특화지원, 협업기업 간 스마트공장 연결, 전문인력 양성 등 중소 제조기업 디지털전환을 국정과제로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라며 "하반기에 세부 추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산업현장 내 안전·보건이 강조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노후시설과 함께 대부분의 설비가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이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영향이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제조업 DT를 강조하고 있어 향후 시장이 확장될 여지가 충분하다"며 "이에 따라 업계에서도 제조업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DT 솔루션

이같은 흐름에 따라 국내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은 잇따라 관련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LG CNS는 지난달 ▲디지털트윈 ▲AI ▲에지컴퓨팅 기술을 결합해 가상환경에서 공장 설비를 운영하고, 각종 제품의 실험이 가능한 '버추얼 팩토리(Virtual Factory)', '버추얼 랩(Virtual Lab)'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버추얼 팩토리는 공장과 설비 등을 가상으로 구현하고, 공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공장 운영안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공장 전체를 가상환경에서 실제와 똑같이 운영할 수 있다. 가상 모니터링만 가능했던 기존 기술을 넘어, 생산 과정 전체를 제어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추진되는 버추얼 랩 사업은 가상환경에서 ▲제품 설계 ▲가상 제품을 통한 품질 테스트 ▲원격 실제품 테스트 ▲신물질 개발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가상 디지털 실험실이다. 현실 속에서 안전, 비용 등 문제로 시도하기 어려웠던 연구를 실현시킬 수 있다.

SK(주) C&C 또한 대기오염물질 관리를 통합지원하는 '아이팩토리(I-FACTs) TMS'를 공개했다. TMS는 대기오염물질의 농도와 유량,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전송하는 설비로, 연간 10톤 이상 오염물질이 발생하는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이를 부착해야 한다.

아이팩토리 TMS는 LTE 무선망을 접목해 설치 비용과 시간을 낮췄다. 기존에 공장 굴뚝에 유선으로 설치해야 했던 방식을 간소화해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시키는 것. 또 고객 맞춤형 통합 관제 시스템도 함께 제공한다. 단일 공장 법인은 물론, 여러 법인이 공동 운영하는 공장이나 여러 공장을 도이세 운영하는 회사에 365일, 24시간 실시간 통합 데이터 모니터링 환경을 구현한다. 이상 발생에 따른 조기 경보 체제 가동은 물론, 법정 검사와 같은 계획된 수검도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달 '스마트테크 코리아' 행사에 참여한 CJ올리브네트웍스는 증강현실(AR) 전문기업 '아리아엣지'와 함꼐 개발한 중대재해 예방 및 작업자 안전보건을 위한 ▲AR 산업설비 점검시스템(AR SIS) ▲원격협업 AR솔루션(AR리모트 컨트롤 ▲복장규정 출입시스템(스마트미러) 등 3종을 공개했다.

AR SIS는 작업 과정으 AR기술로 점검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지능형 마커를 태그하면 AR환경에서 작업 목록이 표시돼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지능형 마커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특허를 낸 제품으로 QR코드와 달리 손상에 강해 30%가 훼손돼도 0.1초만에 저장된 정보를 불러온다. 

AR 리모트 컨트롤은 비전 트래킹 기술을 이용해 원격에 있는 관리자와 현장 근무자가 협업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현장 작업자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영상과 음성을 송신하고, 관리자는 수신된 영상에 드로잉 도구와 텍스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지시와 설명이 가능하다. 

스마트미러는 복장 및 작업도구가 규정에 맞는지 여부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솔루션이다. 비전AI기술이 적용된 키오스크를 통해 공장에 들어가기 전 복장을 점검하고, 출입과 퇴장을 통제한다. 복장 규정을 어겼거나 2회 이상 불합격 시 사이렌으로 알림이 울리고, 동시에 관리자에게 SMS 메시지가 전송된다. 이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재 이 솔루션은 CJ제일제당 공장에 실제로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시장은 규모에 비해 디지털 전환율은 미비한 상황"이라며 "제조 뿐만 아니라 물류, 유통 등 많은 전통산업이 같은 처지에 있는만큼 향후 이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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