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미닛 제작
그래픽=디미닛 제작

적잖은 의혹에 시달리며 퇴출 위기에 놓였던 가상자산 '무비블록(MVL)'이 살아돌아왔다. 유통량 계획 이슈로 지난달 유의종목으로 지정됐으나 이후 소명 절차를 통해 유의종목지정이 해제된 것. 유의종목지정 해제 사례가 많지 않은데다 '가상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출범 후 첫 공조 사례인 만큼 시장의 큰 이목을 끌었다. 이에 테크M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의 유의종목지정해제 기록을 들여다봤다. 


기사회생한 무비블록

지난 21일 유의종목지정에서 해제된 무비블록은 국내 동영상 포털 사이트 판도라 TV의 블록체인 기반 독립 영화 및 콘텐츠 배급 플랫폼이다. 프로젝트는 제작, 배급, 상영으로 이루어지는 영화 생산과 유통을 탈중앙화하고 참여자들에게 역할과 기여에 따라 투명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쟁글의 무비블록 등급 평가 / 사진=쟁글
 쟁글의 무비블록 등급 평가 / 사진=쟁글

무비블록은 지난 6월 쟁글 및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제출한 유통량 계획과 실제 유통량이 다르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 토큰 락업 해제 일정에서 보고된 총 유통 물량보다 적은 수량이 유통됐으나, 마케팅 물량은 초과 물량이 유통되고 있었던 것.

이에 무비블록은  유통량 계획 정보를 정정 제출하고 초과 유통된 마케팅 물량을 대한 바이백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업비트와 빗썸 등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유의종목지정이 해제됐다. 


업비트, 올해 첫 유의종목지정 해제...빗썸 3개·코인원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제도권에 편입됨에 따라 가상자산을 평가하는 기준이 높아지면서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되고 거래 지원이 중단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반면 지정 해제는 거의 없었다.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되면 대부분 거래 지원 종료로 연결됐던 것.

실제로 업비트 공지사항에 따르면 업비트는 지난 2020년부터 단 3개의 가상자산에 대해서만 투자유의종목지정을 해제했다. 2020년 12월 '리퍼리움', 2021년 8월 '베이직', 그리고 2022년 7월 무비블록이다. 지난해 가상자산들이 무더기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됐던 것에 비하면 생환한 가상자산은 아주 극소수인 것이다.

/ 사진=업비트 공지사항
/ 사진=업비트 공지사항

빗썸은 올해 무비블록을 포함해 '베라시티', '소다코인' 등 총 3개의 가상자산에 대해 튜자유의종목지정을 해제했다. 빗썸이 올해 20여개의 가상자산 거래 지원을 종료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작은 수치다. 아울러 대규모 가상자산 숙청이 일어났던 지난해에도 6개의 가상자산에 대해서만 투자유의종목지정을 해제했다. 2020년에는 3개다.

아울러 코인원도 무비블록을 포함, 올해 총 6개의 가상자산을 투자유의종목지정 해제했다. 이처럼 거래소들의 투자유의종목지정 해제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무비블록 사례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바로 DAXA 설립 이후 협업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5대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은 DAXA를 출범했다. 테라 루나 사태 이후 자율 규제를 위해 원화 거래소들이 뭉친 것.

(왼쪽부터) 이재원 빗썸 대표, 차명훈 코인원 대표, 이준행 고팍스 대표, 김재홍 코빗 최고전략책임자, 이석우 업비트 대표 / 사진=빗썸 제공
(왼쪽부터) 이재원 빗썸 대표, 차명훈 코인원 대표, 이준행 고팍스 대표, 김재홍 코빗 최고전략책임자, 이석우 업비트 대표 / 사진=빗썸 제공

DAXA는 ▲디지털 자산 거래지원 개시부터 종료까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강화된 규율 방안 마련 ▲위기대응 계획수립을 통한 공동 대응 ▲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제공 및 투자 위험성에 대한 인식 제고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을 위한 법안 검토 및 지원 활동을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무비블록 사태는 공동 대응 사례로 볼 수 있는 것. 실제로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은무비블록 투자유의종목 해제 시점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비블록 사태 이후에도 5대 가상자산 거래소 간 공조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