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 빨리빨리 출시하자'…팀 쿡 마음이 급한 이유는?

2022-08-25     남도영 기자
아이폰14 프로 예상 렌더링 /사진=존 프로서

 

애플이 다음달 7일(현지시간, 한국시간 8일 새벽 2시) '아이폰14'를 공개한다. 예년보다 일주일 가량 빠른 공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왜 아이폰 공개를 서두르고 있을까.


아이폰14 매출 급한 애플

25일 애플은 오는 9월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소재 애플파크에서 '저 너머로'(Far out) 이벤트를 생중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아이폰13'은 9월 14일 공개됐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한참 늦은 10월 13일에 선을 보인 '아이폰12'를 제외하면 2019년 '아이폰11' 9월 10일, 2018년 '아이폰XS', 2017년 '아이폰X'와 '아이폰8' 9월 12일로 비슷한 시기에 공개됐다. 이번 아이폰14 공개는 지난 2016년 9월 7일 공개된 '아이폰7' 이후 가장 빠른 발표다. 보통 공개 10일 후에 출시되는 점을 감안하면 9월 17일 쯤에는 소비자들 손에 새 아이폰이 들려 있을 전망이다.

애플이 아이폰 공개를 앞당긴 데는 복잡한 셈법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최근 스마트폰 시장을 옥죄고 있는 경기침체에 대한 영향을 덜 받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13억6000만대 규모였던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13억대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애플이 주력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경기 여파를 덜 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유럽 등의 침체가 깊어질 경우 방심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애플이 출시를 앞당기면 당장 9월까지 진행되는 회계연도 4분기 실적에 아이폰14 판매가 좀 더 반영될 수 있다. 애플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코로나 수혜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29%의 고성장을 보였다. 올해는 이에 대한 기저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애플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매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 애플 역시 인플레이션의 압박을 받으며 실적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나타냈지만, 아이폰 판매만큼은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다.


비싼 제품을 많이 판다

애플 입장에선 어려운 시장 상황에 믿을 건 역시 아이폰이다. 이번 아이폰14 시리즈는 철저히 수익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일반 모델의 경우 아이폰13에 탑재했던 'A15 바이오닉' 칩셋을 다시 달고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형인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 맥스'에만 신형 칩셋인 'A16 바이오닉'이 탑재되고, 노치 디자인의 변화도 프로 모델에만 적용될 전망이다.

아이폰 13 프로 / 사진=애플

이처럼 일반형과 고급형의 차별을 뚜렷이 둠으로 인해 애플은 고가 모델이 더 팔리길 기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 로스 영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14 프로 맥스 모델의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점유율이 전체의 28%로 아이폰14 시리즈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가장 비싼 모델을 가장 많이 주문했다는 의미다.

시장 분석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이슈 등으로 인해 아이폰14 프로 제품의 가격이 100달러 상승할 요인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이폰14 프로의 가격은 1099달러, 아이폰 14 프로 맥스는 1199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반 모델의 경우에도 가장 저렴한 '미니' 모델이 빠지고 대신 화면 크기를 키운 '맥스' 모델이 등장하며 전체 가격대가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줄줄이 대기…물량공세 펼친다

실적과 별개로 이번 아이폰 공개 행사를 다른 신제품 공개 일정을 맞추려는 의도로도 풀이할 수도 있다. 애플은 아이폰 외에도 연내 아이패드, 맥 등 다양한 신제품을 쏟아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차세대 애플실리콘 'M2' 탑재 모델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당장 애플은 오는 10월 한 번 더 신제품 공개 이벤트를 열어 M2 칩이 탑재된 아이패드 프로와 10세대 아이패드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맥 미니, 맥북 프로, 맥 프로 라인의 M2 버전도 연내 공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바쁜 출시 스케줄로 인해 아이폰 공개가 앞당겨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