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영의 알쓸VC톡] VC에 리쿠르터가 필요한 이유

VC, 과거와 달리 돈만 투자해선 훌륭한 창업팀 확보할 수 없어 모든 VC들이 '차별화된 돈'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플러스 알파' 가치 제공시 가장 임팩트 있는 건 리크루팅에의 도움

2022-08-25     김현기 대표
김경영 님 / 캐리커처=디미닛

'사업 확장 시기에 사람이 필요한데, 뽑을 사람이 없어요’
‘저희가 뛰어난 UI/UX 디자이너분을 모시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저희와 인연이 닿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혹시 아시거나 추천해주실 만한 분이 있으실까요?’
‘괜찮은 HR멤버를 찾는 게 정말 쉽지 않습니다. 혹시 소개해 주실 만한 분이 있을까요?’
‘도대체 누굴, 어떻게 뽑아야 하나요?’

 
초기 스타트업 대표들은 '팀을 어떻게 꾸릴 것인가', '좋은 인재를 데려오고 싶은데, 풀이 너무 적다'는 등 '채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벤처캐피탈(VC)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스타트업 운영 외 다른 부분에서 창업가가 느끼게 되는 피로감을 줄여주고, 도움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합니다. 그 결과 VC 내 '리쿠르터(recruiter)'라는 직무가 생겼습니다. 

과거에는 VC가 돈만 투자해도 충분했습니다. 지금은 돈만 투자해서는 훌륭한 창업팀을 확보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 돈은 이미 상품화 됐기에 모든 벤처캐피털들이 '차별화된 돈'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과연 돈 '플러스 알파(+@)'에서 플러스 알파로써의 가장 큰 가치를 갖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 입니다.
 
돈의 가치는 떨어지지만, 인재의 가치는 올라가고 있습니다. 10억이라는 돈이 회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만큼 훌륭한 인재가 바꿀 수 있는 회사의 운명도 상당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에 VC가 제대로 된 돈 플러스 알파의 가치를 제공할 경우, 그 중 가장 임팩트 있는 것은 리크루팅에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VC 내부에서 리쿠르터라는 별도 직무가 필요한 까닭입니다. 하지만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VC 소속 리크루터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리크루터로서의 역량

리크루터의 최우선이자 가장 중요한 역할은 훌륭한 사람들을 많이 알고, 그들과 유의미한 관계를 맺어나가는 것입니다. 그 외에 다른 것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광범위한 HR의 업무 가운데 '채용' 분야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있는 분, 스타트업에서 채용 업무를 담당해본 경험이 있어서 스타트업 채용이 가지는 특성과 어려움을 잘 이해하는 분, 새로운 사람을 만나 교류해나가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분 등 이런 분들이 바로 리쿠르터로 활동하기에 적합합니다. 

훌륭한 리크루터는 포지션 불문 뛰어난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고, 그 사람들과도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 리크루터를 통하면 누구든 소개 받을 수 있을 것만 같고, 또 소개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훌륭한 사람이더라라는 평판을 얻습니다.
 
사내 리쿠르터를 채용하면 VC 대표는 투자 외에 투자 후 성장을 돕기 위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깁니다. 기존에는 어떤 회사에 투자를 할지 말지를 논의했던 게 시간의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포트폴리오사에 어떻게 해야 도움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해 집중적으로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는 상당히 큰 변화입니다. 

앞서 말한대로 VC 사내 리쿠르터 포지션은 국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흔치 않습니다. 따라서 정형화된 업무 방식이나 프로세스도 없습니다. 만약 운이 좋아 리쿠르터로 일하게 된다면 분명 막막할 것입니다. 그 막막함을 이겨내는 것이 큰 숙제이자 도전과제입니다. 일단 부딪혀 보는 게 중요합니다. 

포트폴리오사와 함께 꿈꾸는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 인재를 찾는 것, 바로 리쿠르터의 존재 이유이자 VC에 리쿠르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글=김경영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Who is> 김경영 님은?
테크M 기자 출신으로, 2년 간 발로 뛰며 취재한 ‘스타트업 인싸뷰’ 코너를 담당했다. 현재 국내 VC '패스트벤처스'에서 PR/기업 브랜딩을 맡고 있다. 약 60여 개에 달하는 초기 단계 포트폴리오사 대표와 커뮤니케이션하며 PR을 지원한다. 레퍼런스가 될 만한 콘텐츠를 큐레이션 하고자 여러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창업자 친화적' 관점에서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되는 콘텐츠’ 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