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터뷰] '음식만 나르는 서빙로봇?...요양원·골프장서도 만나요'
로봇 혁신 기업 '알지티' 정호정 대표 인터뷰
일상으로 로봇이 성큼 스며들었다. 로봇은 물건을 배달해주고, 직접 요리도 하는 등 인간의 '손품'을 덜어주며 다양한 일상의 영역들을 채워가고 있다.
서빙로봇 '써봇'을 개발한 알지티는 이런 일상의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 중 하나다. 알지티가 개발한 써봇은 복잡한 환경에서도 사람과 사물을 회피하는 자율주행기술과 판매시점정보관리(포스)와 연동한 시스템을 갖췄다.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UAE,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진출했다.
정호정 알지티 대표는 "써봇은 단순한 서빙 로봇이 아니다"라며 "단순 반복 중심의 서비스 업무를 '원스톱'으로 해결해주는 하드웨어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이어 "써봇은 음식점 뿐만 아니라 복합쇼핑몰, 요양시설, 스크린골프장, 헬스장 등 다양한 곳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주문·결제·서빙 '원스톱' 해결한다
써봇은 알지티가 100% 국내 기술로 개발한 다기능 모듈형 서빙로봇이다. 라이다(RIDAR) 센서와 3D 카메라 등이 탑재돼 있어 스스로 공간을 인식하고 실시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향후 발생할 움직임에 대한 예측 및 회피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돌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준다. 또 포스, 주방모니터, 키오스크, 호출벨 등과 연동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서빙로봇을 통해 직접 주문과 계산, 배달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시스템이 만들어 진 것이다.
"현대 대부분 서빙 로봇은 좁은 공간안에서 다양한 변수를 맞이해야 하는 서비스 업무와 맞지 않는 형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도입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한계가 명확하다. 기존 로봇은 천장에 표지물(marker)이나 송수신기를 설치해 로봇을 제어하는 시스템이 많다. 이는 미관을 해칠뿐더러 고객들의 불편함도 만든다. 또 기존 라이더를 탑재한 로봇은 투명한 물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바닥에 반사체가 있으면 인식 오류가 생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알지티는 추가적인 제품 부착과 인테리어 공사가 필요한 기존 서빙로봇과 달리 모든 환경에서 스스로 공간을 인식, 사각지대 없이 실시간으로 자율주행을 할 수 있도록 써봇을 개발했다. 카메라와 거리 측정 센서인 라이다(LiDAR), 깊이 측정 센서(RGB-D) 등의 정보값으로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서빙로봇이 자체적으로 공간의 3D 맵을 학습하고 그에 따라 주행하는 원리다. 맵핑 기술을 통해 조명·창문·대리석 등의 실내 빛 반사로 인한 오작동을 줄인 것도 강점이다.
"스마트 레스토랑 시스템 또한 써봇의 강점이다. 키오스크, 테이블오더, 포스, 호출벨, 주방모니터 등 다양한 외식업 시스템을 완벽하게 연동시켜 사람 없이도 주문∙결제∙제조∙서빙에 이르는 과정을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써봇에 부착된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메뉴를 확인하고 바로 주문할 수 있으며, 주문받은 써봇은 서빙과 퇴식을 담당한다. 직원과의 접촉 없이 계산까지 마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써봇이 유일하다."
글로벌로 진출한 '친절한 로봇씨'
알지티는 단순 업무를 수행할 인력이 부족해지는 상황에 맞춰 써봇의 영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외식업장 외에 노인요양시설, 지하상가, 실내체육시설 등 다양한 공간에 써봇을 공급·운영해온 알지티는 서비스업 전반에 걸쳐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스크린골프장에서 간식이나 음료를 비롯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간단한 용품을 서빙하는 업무를 수행하거나, 요양시설에서 미술, 원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시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며 어르신을 돕는 역할도 한다.
"단순 업무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서비스업 전반에 걸친 인력난으로 서비스로봇에 대한 문의와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외식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서 먼저 연락을 주신다. 예식장에서 하객 분들의 안내를 돕거나, 호텔에서 캔맥주, 와인 등을 서빙하는 등 활용방안도 무궁무진하다. 야구장의 클럽하우스, 리조트, 호텔, 병원 등 문의처도 다채롭다. 현재 써봇은 국내 100여 개가 넘는 서비스 현장에 공급됐고, 업무를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써봇의 인기는 뜨겁다. 알지티는 캐나다와 말레이시아, 일본 등 전 세계 6개국에 국내 기술로 만든 서빙 로봇 '써봇'을 공급했다. 알지티의 다음 목표는 서빙로봇의 기술 고도화와 함께 해외 각지에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현지 대중화에 힘쓰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알지티는 해외 현지 어디에서도 ▲써봇 구매와 공급 ▲익일 유지 보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파트너사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서비스로봇 플랫폼 회사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비스의 시작과 끝을 '컨트롤'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고객의 요구를 확인하고, 처리하고, 배송하는 등 일련의 과정 말이다. 사람과 로봇이 제한된 공간에서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지 꾸준히 실험하고, 이를 발판 삼아 가장 경쟁력 있는 서비스 로봇을 만들 것이다. 곧 다가올 '위드 로봇(With Robot)'시대에 서비스로봇을 대표하는 회사로 '알지티'가 떠오를 날이 오지 않을까 바라본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