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쇼크'에 상장 미룬 라이온하트...'향후 재추진'(종합)
모바일 MMORPG 흥행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을 앞세워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던 개발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돌연 증권신고서 제출을 철회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회사 가치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워"
13일 라이온하트는 증권신고서 철회 신고를 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3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지 약 2주만이다.
회사 측은 "현재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국내외 상황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동대표주관회사 및 공동주관회사와의 협의 하에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라이온하트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미국의 강도 높은 금리인상과 이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되며 게임주는 줄줄이 신저가를 갱신하고 있다. 더불어 라이온하트의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의 중복·쪼개기 상장 논란까지 겹치자 현 시점이 상장에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라이온하트 측은 이번 증권신고서 제출 철회로 상장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평가·중복 상장 논란 '부담'
앞서 라이온하트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총 공모 주식수 1140만주, 희망 공모가 밴드 3만6000~5만3000원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조달되는 공모금액은 4104억~6042억원 수준이다. 공모가 밴드 상단을 적용해 라이온하트의 시가총액을 계산할 경우 약 4조5000억원에 달한다.
라이온하트는 오딘을 국내외에서 흥행에 성공시키며 지난해 매출 2325억원, 영업이익 2153억원을 기록했다. 현재도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상위권을 지키며 장기 흥행력을 입증했고, 대만 등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다.
다만 현재 오딘 외에 히트작이 없고, 준비 중인 신작은 출시까지 1년 이상의 기일이 남아 고평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까지 코로나 특수로 승승장구하던 게임주 전반이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과 더불어 급격한 하향세를 겪고 있어 밸류에이션 산정에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라이온하트의 1대 주주인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한 카카오 그룹주가 최근 중복·쪼개기 상장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증권가 등에 따르면 라이온하트는 현재 모회사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딘 매출이 압도적인 상황에 라이온하트가 상장할 경우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가 하락해 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 '포기' 아니다…향후 재추진
이 같은 악조건이 겹치며 라이온하트는 결국 계획했던 상장 일정에서 한 발 물러났지만, 상장 자체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라이온하트의 상장예비심사 청구 효력은 내년 3월까지다.
라이온하트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증권신고서 제출에 대한 철회 신고"라며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기업공개(IPO)추진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추가 상장 추진 일정과 관련된 사항은 추후 증권신고서 제출을 통해 알릴 예정"이라며 "시장 상황을 살피면서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