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공개된 차세대 아이패드…주목할 포인트는 'M2·USB-C·환율'

2022-10-19     남도영 기자
신형 아이패드 프로 /사진=애플 제공


애플이 별도 행사 없이 아이패드 신제품을 제품 소개 영상과 함께 조용히 공개했다. 이번 차세대 아이패드는 전 세대와 비교해 변화폭은 크지 않지만, 그래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를 짚어봤다.


'반도체의 힘' M2칩으로 강해진 아이패드 프로

19일 애플이 공개한 차세대 아이패드 프로는 예상대로 최신 애플실리콘 'M2' 칩을 달고 나왔다. 지난 6월 애플이 처음 선보인 M2칩은 전 세대 'M1'보다 25% 많은 200억개 트랜지스터를 집적해 성능을 끌어올렸다. 

애플 측은 차세대 아이패드 프로가 M2칩을 통해 전 세대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속도는 15%, 그래픽 성능은 최대 35%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또 M2 칩은 M1 대비 50% 확장된 100GB/s의 통합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하며, 최대 16GB 용량의 고속 통합 메모리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스테이지 매니저'를 통한 멀티태스킹이나 대용량 파일을 활용한 영상 작업 등이 더 빠르고 매끄러워졌다는 게 애플 측의 설명이다.

M2칩의 뉴럴엔진은 M1 대비 40% 향상된 초당 15조8000억회의 연산을 처리, 머신러닝 성능을 극대화했다. 이런 성능을 활용해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애플펜슬의 '호버' 기능을 최초로 지원한다. M2칩은 디스플레이에서 최대 12mm 떨어진 거리에서도 애플펜슬의 신호를 받아들여 3차원 적으로 처리한다. 호버 기능은 그래픽 작업에서 펜이 디스플레이에 닿기 전에 어디에 마킹이 될 지 미리 보여주거나, 문자 입력창에 손글씨를 입력할 수 있는 영역이 자동으로 활성화되는 식으로 활용된다.


거스를 수 없는 'USB-C' 채택한 아이패드

이제 애플 제품 내에서도 아이폰을 제외하면 대부분 제품이 USB-C 포트를 채택하고 있다. USB-C 포트를 강제하는 법을 추진 중인 유럽의 여파로 라이트닝을 고집하단 애플도 결국 백기를 들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신형 아이패드와 함께 공개된 '애플 TV 4K' 신제품에선 '시리 리모트'가 충전 방식을 USB-C로 바꿨다.

이런 흐름에 따라 이날 선보인 10세대 아이패드 역시 USB-C 포트를 채택했다. 이를 통해 더 다양한 액세서리를 지원하고, 급속 충전 어댑터를 함께 사용할 경우 충전 시간이 단축된다고 애플 측은 설명했다. 덕분에 기존에 라이트닝 포트로 충전해야 했던 애플펜슬 1세대는 별도 어댑터를 써야 한다. 어댑터를 포함한 새 패키지는 14만9000원이고, 기존 사용자를 위한 어댑터는 1만2000원이다.

10세대 아이패드 /사진=애플 제공

신형 아이패드는 홈버튼을 없애고 아이패드 프로, 아이패드 미니와 같은 '패밀리룩'을 완성했다. 색상은 블루, 핑크, 옐로, 실버 등 화사한 색상으로 다른 라인업과 차별화를 뒀다. 2012년에 출시된 보급형 '아이폰C'를 떠올리게 만드는 색상 구성이다. 아이패드 최초로 가로형 전면 카메라를 탑재한 점도 눈에 띈다.

신형 아이패드는 'A14 바이오닉' 칩을 탑재해 전 세대 대비 CPU는 20%, 그래픽 성능은 10% 향상시켰다. 아이패드가 애플의 보급형 태블릿이긴 하지만, 이날 함께 공개된 '애플TV 4K'에 'A15 바이오닉'이 탑재된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스펙이다. 그래도 애플은 "베스트셀러 안드로이드 태블릿 PC에 비하면 최대 5배 빠른 속도의 성능을 자랑한다"고 자랑했다.


아이폰 이어 아이패드도 덮친 고환율 여파

국내에선 고환율 영향으로 '아이폰14' 시리즈에 이어 신형 아이패드 역시 가격이 전 세대에 비해 껑충 뛰었다.

미국에서 신형 아이패드 프로 가격은 11형은 799달러부터, 12.9형은 1099달러부터 시작해 전작과 동일하다. 허나 국내 판매 가격은 11형이 124만9000원부터, 12.9형이 172만9000원부터 시작한다. 전 세대의 경우 출시 당시 와이파이 모델 기준 11형은 99만9000원부터, 12.9형은 137만9000원부터 시작했던 걸 감안하면 이번 신제품은 최소 25만원이 올랐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 중 최고가인 12.9형 와이파이+셀룰러 2TB 모델을 택할 경우 무려 360만4000원에 달한다.

보급형인 아이패드 역시 가격이 껑충 뛰었다. 국내 기준 와이파이 모델이 67만9000원, 셀룰러 모델이 91만9000원으로, 전 세대의 경우 출시 당시 와이파이 모델이 44만9000원, 셀룰러 모델이 61만9000원이었다. 최소 23만원이 상승해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비교하면 '보급형'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수준이다.

통상 애플은 신제품이 나오면 전 세대 제품을 더 저렴하게 판매해왔으나, 환율 영향으로 9세대 아이패드 가격 역시 함께 상승했다. 이날부터 애플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아이패드 9세대 가격은 와이파이 모델이 49만9000원부터, 셀룰러 모델이 69만9000원부터 시작한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