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플래그십' 중심으로 기우는 스마트폰 시장…애플 '독주'에 삼성 대응은?
글로벌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에 비교적 둔감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만 규모를 유지하자 이 시장의 독보적 강자인 애플만 홀로 성장하는 모습이다.
중국 제조사 부진으로 글로벌 출하량 감소
28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총 3억12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2.5% 늘어 회복세를 나타내긴 했으나, 아직 예년 수준으로 되돌리진 못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는 중국 제조사들의 부진 영향이 가장 컸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의 주요 제조사 3분기 출하량은 모두 두자릿수 감소했다. 샤오미의 출하량은 직전 분기 대비 2.8% 증가하면서 약간 반등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11.2% 감소를 보았다. 오포와 비보 역시 비슷한 추세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9%, 22.4% 출하량이 감소했다.
재커 리(Zaker Li) 옴디아 수석 연구원은 "샤오미와 오포가 지난해 부품 부족을 겪었고, 그 결과 부품 확보를 위해 올해 초까지 구매를 크게 늘렸다"며 "그러나 올해 부진한 스마트폰 수요로 인해 재고가 크게 증가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수요 부진과 재고 문제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 홀로 성장…1위 삼성과 격차 줄여
해당 기간 삼성은 6410만대의 스마트폰 출하량으로 1위 자리를 수성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4% 감소한 수치다. 2위 애츨은 올 3분기 5220만대를 출하했다. 전분기 대비 6.7%, 전년 동기 대비 2.6% 성장하며 삼성과의 격차를 좁혔다.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21년 3분기 15.6%에서 22년 3분기 17.3%로 약 2%p(포인트) 상승했다.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은 2020년 4분기부터 8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아이폰' 시리즈가 매년 판매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고급형 제품인 '프로'의 점유율을 높이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더 키우고 있다.
홍주식 옴디아 이사는 "애플의 소비자는 일반적으로 충성도가 높은 고소득 고객으로, 중급 브랜드보다 경기침체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3분기에 경쟁사들 보다 나은 결과를 냈다"며 "애플 소비자들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주요 업체 고객보다 최신 아이폰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충분한 구매력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플래그십 중심 시장…삼성의 대응은?
옴디아는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스마트폰 출하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2% 감소했으며, 그 결과 올해 연긴 기준 출하량 또한 전년 대비 8%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 이사는 "올해 4분기 출하량도 전년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반적인 글로벌 경제 침체, 인플레이션, 달러 강세와 같은 다른 많은 부정적인 요인도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 수요에 영향을 미쳤으며, 재고 문제로 인해 업체들의 부품 구매량을 줄이고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플래그십 중심으로 성장함에 따라 올해 출시한 '갤럭시 Z 폴드4' '갤럭시 Z 플립4' 등 폴더블폰 보급을 늘림과 동시에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 S' 시리즈 신제품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8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성구 삼성전자 상무는 "폴더블 고성장 모멘텀을 이어가고 갤럭시만의 핵심 경험과 정체성을 더욱 강화한 새로운 갤럭시 S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 중"이라며 "'원(One) UI' 기반으로 모든 갤럭시 디바이스가 일관된 경험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고, 디지털 월렛, 디지털 헬스 등 실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은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풍부한 디지털 라이프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