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린이톡] 상폐 기로에 선 '위믹스'...위메이드 진정성에 쏠리는 눈

2022-10-31     이수호 기자
사진=위메이드

국내 대표 게임코인으로 우뚝 선 위메이드의 '위믹스'가 때 아닌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 향후 행보를 두고 이목이 쏠린다.

국내 코인 거래소 연합인 'DAXA'가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 만큼, 상장폐지 결정 시한은 이제 일주일 정도 남은 상태다. 1세대 게임코인 발행사로 K-P2E의 수출 역군으로 자리한 위메이드가 유통량 공시 이슈로 시험대에 오른 것. 결국 위메이드의 진정성이 사태 확산을 막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30일 위메이드는 공지사항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하고 주요 코인 거래소 유의종목 지정 사유에 대한 소명과 보완 계획 등을 공지했다. 위메이드 입장에선 코인 투자자와 거래소라는 두 이해관계자를 모두 납득시켜야하는 상황이다. 


K게임코인 대표주자 위믹스, 유통량 공시 이슈로 '유의종목' 지정

이에 대해 위메이드 측은 "조속한 유의종목 해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분기보고서 게시와 실시간 유통량간에 일부 시간차가 존재할 수 있고, 코인마켓캡의 유통량 업데이트와 거래소와의 유기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다소 미흡함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해명했다. 코인을 따로 빼돌린 것도, 유동화를 통해 이익을 편취한 것이 아니라 사업의 진행 속도와 공시 타이밍이 맞지 않아 발생했다는 의미다. 

사실 위메이드는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대표 P2E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총 계획된 발행량 기준 시가총액 조단위 규모의 위믹스 뿐 아니라, 코스닥 상장사 3곳을 아우르는 메이저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특히 위믹스 생태계가 확장돼 자사 지식재산권(IP)으로 흥행한 미르 시리즈 외에도 NHN-조이시티-액션스퀘어 등 국내 굴지의 게임개발사를 입점사로 확보하며 글로벌 P2E 플랫폼 구축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덕분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2'의 메인스폰서를 꿰찬 상태다. 무엇보다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등 게임 주무부처의 P2E 규제 완화 발언이 나오며, 시장 선도적 사업자인 위메이드를 향한 기대감이 상당했다.

문제는 이달 중순 들어 소셜커뮤니티 등을 통해 위믹스의 유통물량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게시글이 증가하면서 시작됐다. 해외 사업 공략을 위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선 위메이드가 담보물 마련을 위해 재단 위믹스 물량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 단 코인을 그대로 시장에 내다판 것이 아닌, 디파이 서비스를 통해 대출을 받은 것이 비판의 소지가 됐다. 실시간 공시가 없었기에, 투자자들은 분통을 터뜨렸고 이들의 의견을 반영한 DAXA는 전격적으로 투자유의종목 지정을 결정했다. 

거래업계 한 관계자는 "계약 사항이라 액면 그대로 밝히기 어렵지만 거래소에도 유통량 관련, 수시 보고 의무가 있다"면서 "이에 관해 위메이드가 소홀한 측면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글로벌 코인 통계사이트 코인마켓캡 또한 위메이드 위믹스 유통량에 대해 즉각적 반영이 이뤄지지 않았다. 


위메이드 사례, '주식시장-코인시장' 간극 때문?

이에 대해 투자업계에선 코인시장과 주식시장 간 시장 성숙도 간 차이가 존재함을 지적한다. 자본시장법과 상법 등 현행법이 이중 삼중으로 얽힌 주식시장과 달리, 코인의 경우 유동화 형태와 공시 기준 등이 전무한 탓에 공격적인 사업자와 주식시장 수준의 투명함을 원하는 코인 투자자 간 간극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시장에 룰이 없는 상황에서 애매한 기준이 사업자 또는 투자자와 코인 발행사 간 갈등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위메이드 사례는 루나 또는 기존 잡코인 발행사의 행태와는 아예 다른 이슈"라고 선을 그으며 "주식 시장 수준의 투명함과 소통을 원하는 코인 투자자와 발빠른 사업 행위를 선행하고, 플랫폼을 키워 코인 투자자에게 수익을 안기겠다는 발행사 간의 생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위메이든 일각에서 제기한 디파이 담보 대출 청산설과 관련, 현금 1000억원 가량을 손쉽게 마련할 수 있는 대형게임사다. 위메이드 계열 코스닥 3사 시가총액은 2조원에 달한다. 회계 및 조세기준이 애매한 상황에서 폭발적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위메이드의 전략을 100% 투자자 권리 침해로 봐선 안되는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시장에 룰이 없는 상황에서 분기 공시 의무화 제도를 만든 위메이드의 진정성을 봐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위메이드는 매분기 마다, 스스로 위믹스 유동 계획 등을 공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실시간 공시 없이 대출을 실행한 위메이드에 대해 투자자들의 불만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위메이드의 진정성과 별개로 시장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설득해야 위기 돌파가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법이 없는 상황에서 주식시장 수준의 소통을 기업에 강권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코인 투자자들이 주식회사의 주주와 비슷한 자격을 갖고 있다고 앞서 가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코인 투자자의 의식 수준이 기존 자본시장 수준까지 올라온 만큼, 더 세심한 공시와 외부 소통은 이제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