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장 한파 속 독주하던 '맥'…4분기는 주춤?
자체 설계 칩 '애플실리콘'을 탑재한 맥(Mac) 제품으로 PC 시장의 불황을 뚫고 가던 애플이 4분기에는 신제품 출시 지연으로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요 감소 속 '나홀로' 성장하는 맥
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711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줄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여파로 수요가 약해지면서 PC 시장 전반이 위축된 탓이다.
기업별로 보면 시장 1위 레노버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가 감소했고, 같은 기간 HP 27%, 델은 21%, 에이수스는 9% 각각 역성장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만 유일하게 7% 넘게 출하량이 증가했다. 이는 지난 6월 최신 'M2' 칩셋을 탑재한 신형 맥북에어와 맥북프로가 출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 3분기 애플의 맥 제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4% 상승한 115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애플 제품군 중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93억60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맥은 PC 시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25.4% 증가했는데, 이는 올해 출시한 자체 설계 M2프로세서 기반의 신모델 덕분"이라며 "반도체칩 내재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력 약화를 이겨내며 경쟁사를 압도하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말 신제품 출시 연기?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PC 제조사들 역시 하반기에도 시장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며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부 제조사들은 2023년 하반기까지 시장이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자체 칩으로 차별화를 둔 애플이 그나마 시장을 잘 헤쳐 나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지만, 올 4분기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던 신형 맥북프로의 출시가 내년으로 밀릴 것이라 알려지면서 발목이 잡혔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애플 전문가로 통하는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은 애플이 당초 이달 공개하기로 했던 맥북프로와 맥미니, 맥프로 등의 신제품 출시를 내년 1분기로 연기했다고 전했다. 새로 출시될 14·16인치 맥북 프로는 새로운 'M2 프로', 'M2 맥스' 칩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측 역시 3분기 실적발표 당시 "4분기 맥 제품군 매출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는 데, 이는 연말 신제품 출시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