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M 이슈] '갤럭시 S23'이 '아이폰14'를 이길 수 있는 이유

2022-12-08     남도영 기자
갤럭시 S23 울트라 예상 렌더링 /사진=폰아레나

최근 몇 년 간 삼성전자의 간판 플래그십 '갤럭시 S' 시리즈는 라이벌 '아이폰'과의 경쟁에서 계속해서 밀려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전히 승승장구하는 아이폰과 달리 갤럭시 S 시리즈의 판매량은 해마다 감소 추세다. '최고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노린 중국 제조사들의 추격도 거센 가운데,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S22' 시리즈는 'GOS 사태'까지 겪으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위기 속에 내년에 선보일 '갤럭시 S23' 시리즈는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 올 수 있을까?


생산 지연 '아이폰14'과 맞대결

그동안 아이폰 신제품과 갤럭시 S 신제품 출시 사이에는 약 5개월 정도의 간격이 있었지만, 내년의 경우 좀 더 타이트한 경쟁이 예상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올 12월 아이폰 출하량은 폭스콘 정저우 공장의 생산차질 여파로 당초 예상보다 300만여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11월 예상 출하량 역시 600만여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 바 있어 두 달 새에 전망치가 900만대 이상 줄어든 셈이다.

/사진=디디다 컴퍼니 제공

다만 모건스탠리는 이 같은 생산 감소가 수요 감소를 의미하진 않는다고 보고 있다. 여전히 아이폰14 프로 모델에 대한 수요는 견고하며, 생산 중단으로 인한 출하량 감소분이 내년 3월로 연기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특히 '아이폰14' 시리즈의 경우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 맥스' 모델의 비중이 70%에 육박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경기 침체 여파를 덜 받는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폰14 시리즈의 제품 믹스 개선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은 '갤럭시 S23'과 '아이폰 14 프로' 시리즈의 맞대결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이폰의 신제품 효과가 여전한 가운데, 기다림에 지친 소비자들을 갤럭시 S 시리즈 신제품이 얼마나 뺏어올 수 있을 지가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추격전

현재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도매가 4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57%로 선두를 달렸다. 2위인 삼성전자(19%)와 격차가 클 뿐만 아니라, 1000달러 이상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78% 이상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진영에선 가장 많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파는 제조사로 오포, 비보,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지만, 애플과의 격차는 쉽사리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애플은 북미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견고한 팬층을 거느리며 강력한 생태계로 사용자들을 '락인(Lock-in)'하고 있어 이들을 안드로이드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 하반기 폴더블폰 '갤럭시 Z 플립4', '갤럭시 Z 폴드4'를 선보이며 파상공세를 펼친 삼성전자는 내년 초 '갤럭시 S23' 시리즈를 통해 다시 한 번 아이폰의 아성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갤럭시 S 시리즈가 성능에서 아이폰에 밀리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 보이는 몇 가지 요소들이 보이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향상된 '두뇌'로 성능 격차 줄인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2월 갤럭시 S23 시리즈를 공개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만의 핵심 경험과 정체성을 강화한 이번 신제품을 '철저히 준비 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23 시리즈의 선전을 자신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성능 향상이다. 그간 갤럭시 S 시리즈의 AP가 아이폰에 탑재된 'A' 칩셋의 성능에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발열 등의 이슈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잃어버린 측면이 점유율 확대에 발목을 잡아왔다.

/사진=퀄컴 제공

하지만 내년 신제품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진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 칩셋이 최근 벤치마크에서 아이폰14 시리즈에 필적하는 수치를 보이며 '이번엔 다를 것'이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아이폰14에 탑재된 'A16 바이오닉'의 성능 향상이 전작 대비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폰은 이거 안돼" 갤럭시만의 차별화 어필

아이폰과 차별화된 갤럭시 S 시리즈만의 강점으로는 카메라가 꼽힌다. 전작인 '갤럭시 S22 울트라'의 경우에도 광학 10배 줌과 하이브리드 100배 줌 기능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현재 IT팁스터(정보유출자)들의 루머에 따르면 갤럭시 S23 시리즈에는 최초로 2억화소 이미지 센서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S23 시리즈는 이 같은 고화소의 강점을 살려 더 디테일한 표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하드웨어적으로 갤럭시 S23 울트라는 아이폰 14 프로에 비해 더 밝고 선명한 디스플레이와 더 큰 배터리 용량, 'S펜' 입력 등의 강점을 가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이 같은 아이폰과의 차별점을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어필하고 있다. 올해 애플의 신제품 공개 이후 미국 현지에서 카메라 성능 등의 강점을 내세워 혁신이 더딘 아이폰의 단점을 직접적으로 꼬집는 광고와 SNS 콘텐츠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실제 과거 이 같은 '디스' 전략을 통해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흥행시킨 바 있어 갤럭시 S 시리즈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삼성 모바일 US 트위터 캡쳐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는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과 연동된 모바일 생태계를 강화해 아이폰 사용자들이 넘어올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현재 모든 갤럭시 모바일 기기에서 일관된 경험을 전달할 수 있도록 독자 소프트웨어 플랫폼 '원(One) UI'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최신 버전인 '원 UI 5'의 경우 갤럭시 스마트폰의 강점인 사용자 맞춤형 설정을 강화하고,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앞서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은 "시장 경쟁 패러다임이 스마트폰 단독에서 스마트폰 중심의 에코시스템으로 경험이 진화하고 있다"며 "원 UI 기반으로 모든 갤럭시 디바이스가 일관된 경험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고, 디지털 월렛, 디지털 헬스 등 실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은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풍부한 디지털 라이프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원 UI 5 /사진=삼성전자 제공

소프트웨어적으로 갤럭시 S 시리즈는 PC와 동일한 'DeX 모드' 지원과 멀티태스킹 등을 지원하고, 이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스냅챗, 틱톡 등 글로벌 IT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한 '열린 생태계'를 지향한다는 점이 애플과 차별화된 지점이다. 최근 애플이 일방적인 앱스토어 운영과 개인정보 통제로 타 IT 기업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의 이런 협업 전략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모바일을 넘어 '홈'으로...더 넓은 생태계로 확장

거시적으로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전선을 가전까지 확대해 비교 우위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부를 'DX부문'으로 통합한 삼성전자의 TV-가전-모바일 사업 간 시너지도 본격적으로 발휘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최근 삼성전자 DX 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은 공개석상에서 '캄 테크(Calm Tech)'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캄 테크는 다양한 기기의 직관적이고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각종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보안 등의 기술력을 접목한 '스마트싱스', '빅스비', '녹스' 등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22'에서 기조연설하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새로운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자동으로 사용자 스마트폰에 연결되고, 이를 기반으로 집 안의 공기 질을 감지해 청소기와 공기청정기를 스스로 가동하게 하는 등 '스마트홈'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집 안 전체가 스마트폰을 허브 삼아 '스마트홈' 움직일 수 있다면, 기존 모바일 생태계 이상의 강력한 락인 전략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애플 역시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나, 글로벌 TV 시장에서도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과 달리 '홈팟' '애플TV' 등을 제외하면 가전 분야에선 대표 제품이 부재한 탓에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진 못하고 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