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 밑그림 그린 IT서비스 '빅3'…키워드는 '클라우드·신기술'
디지털전환(DT)에 초점을 맞춘 후 우상향 그래프를 이어오고 있는 국내 IT서비스 '빅3' 기업들이 미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밑그림 그리기'를 모두 마쳤다.
특히 타파해야 하는 과제를 당면한 LG CNS와 SK㈜ C&C는 조직 방향키를 움켜쥘 새로운 대표를 선임해 적극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이외에도 3사는 '클라우드·신기술'을 키워드로 한 실무진 인사개편을 통해 먹거리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물류' 두 축으로 안정적 성장 도모하는 삼성SDS
삼성SDS는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물류'를 두 축으로 사업 기반을 다진 모습이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부 인재들을 대거 승진시키며 내년 글로벌 거시경제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부사장 4명, 상무 9명 등 임원 13명에 대한 승진이 이뤄진 이번 인사는 클라우드 역량 강화 및 디지털 무률 사업 확대에 확실히 초점이 맞춰졌다.
오라클 출신 클라우드 전문가 김은영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 기술혁신팀장이 부사장으로, 변인섭 클라우드서비스 사업부 삼성클라우드플랫폼(SCP) SRE 팀장, 정우용 클라우드상품기획팀 상품매니지먼트그룹장 등이 상무로 승진했다. 또 최봉기 물류사업버 첼로스퀘어 사업팀장도 상무 직함을 달았다.
향후 삼성SDS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CSP)·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사업자(MSP) 역량을 모두 갖췄다는 강점을 내세워 공공 및 민간 분야에서 입지를 확고히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일대 부지에 건설 중인 고성능컴퓨팅(HPC) 전용 데이터센터를 통해 대외사업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디지털 물류는 포워딩 플랫폼 '첼로 스퀘어'가 핵심이다. AI·데이터 분석 등 신기술을 접목해 지속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앞서 서비스를 오픈한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에 이어 북미와 유럽 11개국에 서비스를 확대한다. 이는 국제 운송구간을 넘어 주요 수출지와 수입지를 연계하는 전략이다.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부사장)은 ""디지털 물류 포워딩 사업은 국제 운송구간 뿐만 아니라 수출지, 수입지에 대한 역량이 중요하다"며 "중국의 경우 이커머스 분야를 중심으로 300여 고객을 확보했으며, 주요 수출 국가인 베트남과 싱가포르 특성에 맞춰 화물 트래킹, 통관 서비스 등 기능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내년에는 주요 수입국인 북미와 유럽 등 11개국에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되면 주요 출발지와 도착지를 연게한 E2E 서비스 구현이 가능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IPO 앞두고 '재무통'에서 '기술통'으로 수장 교체한 LG CNS
DX강자로 거듭난 LG CNS는 7년 만에 사령탑을 교체했다. 그룹 내 '재무통'으로 불렸던 김영섭 전 대표에서 '기술통'인 현신균 D&A 사업부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015년을 시작으로 적자에 시달리던 LG CNS 재무 상태를 개선하고 기술 중심 경영 기조를 내세워 기업 체질을 탈바꿈시켰다. 특히 지난 2019년 선언한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기점으로 LG CNS는 가파른 성장을 거둬왔다. 김 전 대표는 이번 인사를 통해 퇴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신임대표는 지난 2010년 LG디스플레이 업무혁신그룹장 전무로 입사했다. 당시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되던 업무를 디지털화 하는데 성공하며 혁신을 이끈 인물이다. 이후 2017년 LG CNS로 자리를 옮겨 최고기술책임자(CTO), D&A 사업부장 등을 역임해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기술 역량 강화에 공헌했다.
현 신임 대표의 어깨는 다소 무거운 상황이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만큼 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이 회사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후 실사 진행 등 IPO 사전 준비에 착수한 바 있다. 그러나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거시환경 악화로 투자 시장이 얼어붙자 상장 예심청구 및 상장 시기를 가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표 선임 배경에는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도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기술 기반 미래 사업 역량 강화가 향후 IPO 성패를 가를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LG CNS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을 기반으로 한 '토큰 애즈 어 서비스(TaaS)', 물류 로봇 구독 서비스 'RaaS'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의지는 LG CNS 실무진 인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번에 인사개편을 뜯어보면 김태훈 클라우드사업부장과 박상균 D&A 사업부장이 전무로 승진했으며 이재승 클라우드사업부 클라우드사업담당, 송영석 클라우드 사업부 클라우드네이티브 런치 센터장 등이 상무로 선임됐다.
IDC 화재 리스크 수습 '투자전문가'맡긴 SK㈜ C&C
대표 교체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기업은 LG CNS 뿐만이 아니다. SK㈜ C&C 또한 윤풍영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특히 '카카오 먹통' 사태의 원인이 된 데데이터센터 화재로 맞닥뜨린 리스크를 잠재워야 한다는 중책을 맡게 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신임 대표는 투자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있다. 지난 2007년 SK텔레콤에 합류한 뒤 SK㈜ C&C, SK텔레콤, SK스퀘어 등에서 사업구조 개편과 신규 투자기회 발굴 등을 주도해왔다. 특히 SK쉴더스 및 SK하이닉스 등 인수합병(M&A) 성사에도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로 알려졌다.
SK㈜ C&C와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는 SK㈜ C&C 기획본부장을 역임하며 DT사업의 기반을 닦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조직 이해도와 풍부한 경험을 갖춘 윤 신임 대표 선임으로 SK㈜ C&C가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M&A 및 신사업 확장에 공격적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는 이번 인사 개편과 더불어 기존 '디지털 플랫폼 총괄' 조직을 '디지털 사업 총괄'로 확대 개편하고, 클라우드 사업부문을 산하 조직으로 편제했다. 이를 통해 회사가 보유한디지털 애셋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화 하고 클라우드 및 AI·데이터 플랫폼 간 시너지 창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솔루션 기반 비즈니스 모델(BM) 전환을 위해 전사 애셋 통합 상품전략, 마케팅 기능 강화도 도모한다.
지난 10월 발생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촉발된 리스크를 수습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됐다. SK㈜ C&C는 최근 '전사 리스크 관리 콘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사업지원센터'를 신설했다. 이 센터는 ▲사업 리스크 관리 ▲장애 대응 ▲품질 관리 등 전사 사업지원 체계 고도화를 수행할 예정이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