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주간 브리핑] 끝없이 뒷걸음질 치는 비트코인...물 건너간 '산타랠리'

2022-12-24     김가은 기자
/그래픽=디미닛

글로벌 긴축 기조 장기화, FTX 쇼크로 인한 연쇄 파산 등 가상자산 시장은 몸살을 앓고 있다. 겹악재가 시장 내 불확실성 및 불안감을 키우면서 가격 또한 끝없이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다. 이에 투자자들이 기다렸던 '산타랠리'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100만원대로 '주춤주춤' 물러난 비트코인 

'FTX 파산 쇼크'에 미국발 긴축 등 영향으로 비트코인은 지속적인 하락 국면을 거쳐왔다. 이 주 초까지만 해도 2200만원대에 머물러 있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2100만원대까지 물러났다.

24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주 동시간 대비 1.7% 하락한 2187만원에 거래됐다. 큰 폭의 하락도 상승도 없었지만 소폭 하락을 거듭하며 결국 2200만원대가 무너진 모습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결정과 함께 내년에도 긴축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매파적 신호를 던졌다. 이에 내년 최종 금리 중위값은 5.1%(5.00~5.25%)로 제시됐다. 이는 지난 9월 예상치인 4.6% 보다 높은 수준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물가 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지속 하향되고 있다고 위원회가 확신할 때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충분한 금리 인상을 하지 못했을 때 최대의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우리는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긴축 장기화를 선언한 건 미국 뿐만이 아니다. 유럽과 일본 또한 금리 인상을 공식화했다. 유럽중앙은행(ECB)는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고 일정한 속도로 그림를 올리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일본중앙은행 또한 당초 제시했던 금융완화정책을 일부 수정해 장기 금리 인상 결정을 내렸다. 

비트코인 차트/사진=업비트

시장 내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은 더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이후 미국 가상자산 대부업계 '큰손' 제네시스, 셀시우스 등에 이어 채굴업체 '코어사이언티픽'까지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2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코어사이언티픽은 미국 텍사스 법원에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이 회사는 글로벌 최대 가상자산 채굴업체 중 하나로, 지난해 3월 나스닥에 입성했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7월 기준 43억달러(약 5조5000억원)까지 올랐었다. 그러나 21일 종가 기준 1900만달러(약 250억원)으로 추락한 상황이다.

코어사이언티픽 측은 "비트코인 가격 하락, 러-우크라 전쟁으로 인한 전력 비용 증가, 셀시우스 파산 등으로 유동성이 악화돼 파산보호 신청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다만 청산 대신 채권자 그룹과 협상을 통해 정상적 운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알렉스 탭스콧 미국 투자회사 나인포인트 파트너스 디지털자산 그룹 이사는 "현재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 2018년 12월과 비슷하다"며 "현재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가와 비교해 77% 하락하는데 그쳤고, 이는 앞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격 회복을 위해서는 Fed의 긴축 기조 선회가 필요하다고 분석 중이다. 빌 그로스 채권운용사 핌코 공동창업자는 "연준이 고강도 긴축을 지속할 경우 시장에 대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며 "경기침체 리스크를 고려해 공격적 통화정책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펠릭스 줄라우프 헤지펀드 줄라우프 컨설팅 CEO는 "이번 약세장에서 대규모 매도세를 보인 기술주들이 먼저 반등하고 경제가 나빠지면 유동성이 추가되며 비트코인 가격은 내년 말 10만달러까지 갈 것"이라며 "다만 이 모든 가능성은 연준 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전망 밝은 이더리움·리플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과 리플은 각기 다른 이유로 향후 전망이 밝은 것으로 분석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전주 동시간 대비 1.63% 하락한 개당 158만8500원에, 리플은 전주 동시간 대비 1.7% 하락한 개당 461원에 거래됐다.

지난 9월 이더리움은 합의 알고리즘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로 전환, 채굴없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같은 '머지' 업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마쳤음에도 이더리움은 지속적인 약세 흐름을 보였다.

이더리움 차트/사진=업비트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 중이다. 라울 팔 골드만삭스 출신 투자자는 "이더리움 활성 사용자수가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가격은 내려갔지만 다른 지표는 견고하고, 네트워크 참여자 수가 많아질 수록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메트칼프의 법칙'에 따라 이더 강세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후오비 연구소는 '2022~2023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거시경제 차원에서 연준이 본격적으로 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결정하는 시점은 내년 3월로 보인다"며 "FTX 붕괴로 인한 충격은 올해까지만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후 규제 강화 등으로 시장이 안정을 회복하고 내년 1분기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플 차트/사진=업비트

리플의 경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이 마무리 절차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리플과 SEC는 지난 2일 뉴욕남부지방법원에 약식 재판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식 판결은 서면 증거상으로 한쪽 승소가 확실시 될 경우 본 재판을 열지 않고 판결을 내리는 제도다. 시장에서는 약 2년간 지리하게 이어졌던 소송이 마무리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제레미 호건 미국 로펌 호건앤호건 파트너 변호사는 "리플과 SEC의 소송에서 리플이 승소할 확률은 50.12%, SEC가 승소할 확률은 29.98% 수준"이라며 "이번 사건과 관련된 법률 문서 등을 검토한 결과, 리플 매수자에게 마치 증권처럼 별도 법적 의무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다만 법원이 리플이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위해 리플을 판매했다는 점을 인정했을 때는 SEC가 승소할 수 있다"며 "법원이 이번 사건을 무승부로 결정할 가능성은 19.1%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전주 동시간 대비 2.18% 상승한 개당 210.8원에,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는 전주 동시간 4.8% 하락한 21.79달러에 거래됐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