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올해도 열린 '반도체 대전'…인텔-AMD-엔비디아 '대격돌'
바다 건너 미국 땅에서 '반도체 대전'의 서막이 올랐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랍회 'CES 2023'에서 인텔, AMD, 엔비디아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물론, 삼성전자 또한 올해 전략 신제품을 통해 시장 공략을 선언해 주목된다.
속도 앞세워 1위 수성 나선 인텔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강자' 인텔은 올해 CES를 통해 2023년형 노트북 PC를 위한 13세대 인텔 코어 모바일 프로세서 '랩터 레이크' 제품군들을 대거 쏟아냈다.
이번에 공개된 모바일 프로세서 제품 중 가장 눈에 띄는 라인은 'HX 시리즈'다. 이 제품군은 데스크톱급 성능을 구현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제품이다. 8개 퍼포먼스 코어(H-코어)와 16개 에피션트 코어(E-코어)를 결합한 '고성능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통해 최대 24코어 32스레드 구성을 지원한다.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는 주요 작업은 고성능을 지원하는 P-코어에서, 백그라운드 작업은 고효율을 구현하는 E-코어에서 처리해 성능 효율을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13세대 코어 HX 시리즈 프로세서는 이전세대 대비 싱글 스레드에서는 11%, 멀티 스레드에서는 49% 더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특히 고성능이 필수적으로 뒷받침 돼야 하는 3D 렌더링에서는 79% 더 향상됐다. HX 시리즈는 i9, i7, i5 모델에서 제공된다.
경량형 노트북용 제품군 P시리즈와 U시리즈 제품군 또한 기능 고도화가 이뤄졌다. 최대 14코어를 탑재했으며, 그래픽 성능 또한 강화됐다. 기존 보급형 CPU 펜티엄과 셀러론을 대체할 N시리즈 또한 인텔 7공정을 적용해 애플리케이션 성능과 그래픽 성능을 각각 28%, 65% 높였다.
오는 10일(현지시간), 인텔은 차세대 서버용 CPU '사파이어 래피즈'도 공개할 예정이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DDR5 D램을 최초로 지원하는 CPU로 알려졌다.
AI 강조한 '라이젠 7040'로 인텔 추격하는 AMD
인텔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AMD는 'AI'를 핵심 키워드로 띄우고, 관련 기능을 보유한 노트북용 프로세서 '라이젠(Ryzen) 7040'을 공개했다.
CES 2023 첫 기조연설자로 나선 리사 수 AMD 회장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AI는 미래 기술의 중요한 메가트렌드"라며 "모든 장치에 AI 기능을 제공하려면 여러 컴퓨팅 엔진이 필요한데, 우리는 필요한 엔진을 모두 갖춘 유일한 회사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후 수 회장은 손에 든 라이젠 7040 제품을 공개하며 "애플칩보다 30%, 인텔보다는 45% 더 빠르고 배터리도 30시간 이상 지속된다"며 "4나노미터(nm) 공정으로 제작돼 250억개 트랜지스터를 갖고 있으며, 최대 12조개 연산을 실행해 경쟁사보다 빠른 연산을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전체 경쟁사들을 동시에 저격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수 회장은 고성능 노트북용 CPU 라이젠 7045HX와 CPU,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결합한 '인스팅트(Instinct) MI300' 칩도 소개했다. 인텔과 엔비디아 등 타 경쟁사를 재차 견제한 모습이다.
먼저 라이젠 7045HX는 젠4 코어를 최대 16개 탑재해 동작 속도와 그래픽 처리 성능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고해상도 게임을 구현에 최적화돼있다고 수 회장은 설명했다. 인스팅트 MI300칩은 CPU와 GPU를 통합해 3D 모델링 작업에 걸리는 시간을 수개월에서 몇주로 단축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 회장은 "삶 속에 있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 경험은 반도체에 의해 만들어진다"며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반도체가 필수적이라는 점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GPU 강자 엔비디아, 게임 시장 공략 박차
엔비디아는 새로운 '지포스(GeForce) RTX' 시리즈 신제품을 공개함과 동시에,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확장을 위한 현대·기아 등 국내외 자동차 업체와의 협업을 발표했다.
앞선 두 기업과 마찬가지로 엔비디아는 지포스 RTX 40 시리즈 노트북용 GPU를 가장 먼저 공개했다. 지포스 RTX 40은 지난 9월 발표한 GPU 신제품의 시리즈 중 하나다. 이 제품은 다음달부터 299달러(약 38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새로운 데스크톱용 '지포스 RTX 4070 Ti' GPU 판매도 발표됐다. 이 제품은 전작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치는 전력만으로도 더 빠른 속도를 구현한다.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낮아진 799달러(약 101만6000원)이다.
특히 눈에 띄는 지점은 현대자동차그룹, 신에너지차(NEV) 제조업체 'BYD',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폴스타' 등 자동차 업체와의 협업이다. 엔비디아 측은 이들과 협업해 차량 내에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포스 나우는 지포스 클라우드 서버로 구동되는 저지연 스트리밍 기술을 통해 ▲플래그 테일 : 레퀴엠 ▲더 위쳐 3 : 와일드 헌트 ▲사이버 펑크 2077 등 1000개 이상 게임을 차량에서 실시간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엔비디아 드라이브 기술이 적용된 현대, 기아 및 제네시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지포스 나우를 지원할 예정이다. BYD와 폴스타 또한 각자 개발 중인 차량에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알리 카니 엔비디아 오토모티브 부문 부사장은 "가속 컴퓨팅과 AI, 연결성이 차량 내 자동화, 안전, 편의성 ,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며 "인기 게임 타이틀을 스트리밍할 수 있는 기능과 수십 개의 무료 게임이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경험을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PC, 서버, 모바일용 메모리 선보인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앙코르 앳 윈 호텔' 내 '삼성 반도체 쇼케이스'라는 별도 전시 공간을 마련해 일부 초청 고객들을 대상으로 반도체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먼저 삼성전자는 14나노 공정 기반 24기가바이트(Gb) DDR5 칩으로 만든 모듈 'UDIMM'과 서버용 'RDIMM'을 공개했다. DDR5는 고속,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고성능컴퓨팅(HPC), AI 등에 사용되는 최신 D램이다.
PC용 DDR5 UDIMM은 현존 모듈 중 최고 용량인 48GB 용량을 탑재한 제품이다. 특히 빠른 데이터 처리, 3D모델링이나 고해상도 게이밍을 원하는 PC사용자들에게 적합하다. 512GB 용량 서버용 모듈 DDR5 RDIMM은 전작 대비 성능과 용량 모두 2배 이상, 전력 효율은 30% 이상 향상된 제품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같은 제품을 통해 서버와 데이터센터 에너지 소비를 줄임으로써 환경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성능 SSD 제품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메타버스나 AI 등 분야에 사용되는 서버용 'PM1743' 제품은 기존 PCle 4.0 대비 대역폭을 2배로 늘린 최신 'PCle 5.0' 규격을 기반으로 최대 15.36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저장 용량과 초당 1만4000메가바이트(MB)의 빠른 연속 읽기 속도가 특징이다. 이전 세대 대비 전력 효율은 약 40% 가량 향상돼 이 또한 서버 및 데이터센터 운영 측면에서 탄소 배출과 에너지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술이 발달하고 일상이 편리해질 수록 그 기술력을 뒷받침해주는 반도체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스마트폰, TV, 컴퓨터, 스마트워치 등 일상 곳곳에 녹아 들어있다"고 말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