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잔] '드리프트'를 맞이하는 두 레전드...박인수-이재혁 더블 인터뷰 (하)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드리프트 리그 결승전을 하는 그 날까지"

2023-01-22     이소라 기자

카트라이더 프로게이머들은 최근 어느 때보다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박인수와 이재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카트라이더 리그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카트라이더:드리프트(드리프트) 리그가 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면서 동시에 드리프트로 카트라이더 역사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전했습니다. 리그 역시 카트라이더 리그(카트리그)의 정신을 이어 받아 드리프트 리그 제작 준비에 한창입니다. 

카트리그 '레전드'인 두 선수가 보는 드리프트는 어떤 모습일까요. 그리고 그들은 드리프트에서도 여전히 '레전드'일 수 있을까요? 그들이 들려주는 드리프트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레전드가 바라본 드리프트는?

넥슨은 지난 12일 PC와 모바일 버전 드리프트를 먼저 공개했습니다. 아직 콘솔 버전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번 드리프트는 프리시즌으로, 최대한 많은 피드백을 받은 뒤 다양한 부분을 보완해 정규시즌에서는 더 완벽한 게임으로 돌아오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카트라이더 프로게이머들의 의견은 어느 때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임을 더 재미있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무엇보다 드리프트 리그를 기획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이재혁(왼쪽)과 박인수/사진=이소라 기자

이재혁=사실 저는 드리프트를 너무 하고 싶었어요. 카트라이더도 물론 재미있었지만 예전에 체험을 해보고 난 뒤 멋진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나오기만을 기다렸죠.

그래서인지 저는 재미있더라고요. 아직은 시간 가는지 모르고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카트라이더라는 이름을 가져왔지만, 게임 내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박인수=저도 재미있어요. 아직은 적응하는 기간이긴 하지만 하면 할수록 더 공부해보고 싶고 연구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지금 5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한달이나 지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아마 재미있어서 계속하고 있기 때문일거에요.

이재혁=형도 나랑 같은 마음이구나. 저도 그래요. 겨우 지난 주에 나온 게임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오랫동안 해온 게임같은 느낌이에요. 


드리프트가 가진 매력은?

드리프트가 재미있다는데 동의한 두 선수는, 다양한 부분에서 전작인 카트라이더와 다르다는 것을 느낀 듯 합니다. 그리고 그 부분이 드리프트를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재혁=우선 그래픽이 죽이잖아요(웃음). 그것 하나만으로 모든 설명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처음 게임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 이렇게까지 그래픽이 향상될줄 몰랐거든요. 

이재혁/사진=이소라 기자

박인수=저는 음향에서 소름이 돋았어요. 소리가 정말 디테일하더라고요. 왜 엔진 소리가 터널 안으로 들어가면 울리잖아요. 드리프트는 그 부분까지 완전히 구현했더라고요. 미세하게 소리가 달라지는 것을 보며 세심한 부분까지도 신경썼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향상된 그래픽과 음향만으로도 드리프트는 충분히 매력적인 게임이라는 것이 두 선수의 설명이었습니다. 역시 세심한 것까지 찾아내는 능력도 프로게이머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재혁=게임 내적으로는 카트라이더와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 부스터 게이지 차는 부분이 카트라이더와 다르다 보니 빌드부터 전략까지 모든 것이 달라지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하고 있어요.

박인수=저도 동의해요. 프로게이머들은 맵을 분석해서 빌드를 짜는 경우가 많은데 부스터 게이지가 잘 모이지 않아서 직선 코스에서도 컨트롤을 많이 해야 하는 부담감이 생겼어요. 

물론 정규시즌에서는 속도가 개선된다고 했지만 카트라이더만큼 회복되지 않는다면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빌드를 짜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속도와 관련해서는 조재윤 니트로 스튜디오 디렉터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부스터 게이지가 잘 차지 않는 것에 게이머들이 불만을 이야기했고, 조 디렉터는 정규시즌에서 개선될 것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죠. 

이재혁(왼쪽)과 박인수/사진=이소라 기자

박인수=몸싸움에서도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예전 카트라이더의 경우 부딪히면 한쪽이 완전히 밀렸기 때문에 팀전에서 다양한 전략이 가능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몸싸움은 '통통통' 하면서 같이 앞으로 나가는 느낌이 있어요.

이재혁=정말 정확한 표현이에요. 사실 저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는데 '통통통' 하면서 간다는 것이 딱 맞네요. 그래서 팀전 전략도 다르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뉴욕 타임스퀘어 앞에서 드리프트 리그 결승전을?

지난 수퍼컵이 카트리그의 마지막이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은 좀 달랐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대다수 존재했죠. 선수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특별전이라도 해서 카트리그 역사를 정리하고 선수들이 인사하는 기회를 줘야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반대로 드리프트에 모든 것을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상당했죠.

이재혁=카트리그를 한번 더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이미 3월에 드리프트 리그를 진행한다는 공지가 나갔는데, 연습하는데도 시간이 부족하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카트리그를 한다면 드리프트를 연습할 시간이 없는 거죠. 그렇게 될 경우 카트라이더 프로게이머들은 오히려 불리한 상황이 되기에 선수들도 현재는 드리프트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재혁(왼쪽)과 박인수/사진=이소라 기자

박인수=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아쉬운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선수들이 드리프트를 연습하는데도 시간이 부족하거든요. 넥슨 역시 더 멋진 리그를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드리프트에 집중해야겠죠.

예전에 화정체육관에서 치러진 결승전 경기를 보면서, 언젠가 우리도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결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드리프트가 글로벌로 뻗어가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요.

이재혁=와, 생각만 해도 소름 돋네요.

넥슨이 글로벌로 리그를 키워가겠다는 의지를 전한만큼 선수들도 리그가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바람대로 드리프트가 글로벌 게임으로 거듭나고, 더 많은 프로게이머가 나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결승전을 하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박인수=그렇게 되려면 프로게이머들이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러니까 (박)현수랑만 연습하지 말고 나랑도 연습해줘(웃음). 우리가 잘해야 리그가 흥행할 것 아냐(웃음).

이재혁=알았어. 이제는 형이랑도 연습하도록 할게(웃음).

박인수=팬들도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도 계실 것이고, 드리프트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계신 분도 있으실 것 같아요. 확실한 것은 저희들을 드리프트 리그에서 보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죠. 지금은 팬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저희를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을게요. 같이 즐겨주세요.

이재혁=팬들에게는 항상 감사하고, 앞으로도 계속 감사할 것 같아요. 팬이 없다면 리그도 존재할 수 없으니까요. 저희가 더 힘내서 드리프트를 준비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드리프트 리그에서 꼭 뵈요!

이소라 기자 sora@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