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초거대 AI 전쟁' 참전…'챗GPT 아성 도전한다'
통신3사가 초거대 인공지능(AI) 전쟁에 참전한다. 오픈AI가 선보인 대화형 AI챗봇 '챗GPT'가 정보통신(IT)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자체 AI 기술력을 보유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또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모습이다.
초거대 AI는 인간의 두뇌와 가까운 능력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즉, 대용량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판단과 종합적 추론이 가능한 '인간에 가까운' AI인 셈이다. 통신3사는 초거대AI를 기반으로 각자 보유한 플랫폼 내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SKT AI비서 '에이닷', 더 사람 같아진다
초거대AI 경쟁에 뛰어든 SK텔레콤은 기술 적용을 통한 고도화 및 오픈AI와의 '합종연횡' 전략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자사 AI 서비스 '에이닷'을 '사람 같은' 모습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멀티모달' 및 '장기기억' 기술 등을 적용하는 것은 물론, 챗GPT 및 향후 오픈AI가 내놓을 'GPT-4'에 대한 연구개발(R&D) 작업을 통해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멀티모달 기술은 AI가 사진과 텍스트 등 복합적 정보를 함께 이해하게 한다. 장기기억 기술의 경우 오래된 정보를 기억해 대화에 활용하는 점이 골자다.
두 기술이 적용될 경우 에이닷은 사용자 취향과 경험을 분석해 자연스러고 적절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오랜만에 지하철 탔는데 환승하기 귀찮아'라고 말하면 '너 원래 택시타는 거 좋아했잖아'라고 답하는 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텍스트 외에 사진으로만 대화를 이어가는 일도 가능해진다.
오픈AI 기술을 접목해 지속적인 서비스 고도화도 추진할 방침이다. 챗GPT와 에이닷을 연계해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 사용자가 채팅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재 구체적 적용 방안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GPT-4에 대한 R&D 투자도 병행될 예정이다. GPT-4는 매개변수 1조개 이상이 사용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개변수는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 양의 단위로, 많을 수록 높은 성능을 가진 것으로 판단한다. GPT-3 매개변수가 1750억개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에이닷에 GPT-4가 적용될 경우 비약적 발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형 챗GPT 띄우는 KT
KT는 챗GPT와 유사한 수준의 대화형 초거대 AI 서비스 '믿음(MIDEUM)'을 올 상반기 중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KT는 국내 주요 금융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행보가 금융사에서 운영 중인 AI챗봇 기능을 강화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것으로 판단 중이다.
믿음은 지난해 11월 KT가 AI전략 간담회에서 밝힌 초거대 AI프로젝트다. 적은 학습 데이터만으로도 사용자 의도를 판별할 수 있으며, 상황에 맞춰 말투나 목소리를 바꿀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 데이터 요약, 대화, 문체 변환 등이 가능하다. 챗GPT와는 달리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즉, 특정 데이터셋 내 정보 신뢰도를 스스로 판단해 답변을 내놓은 방식이다.
KT는 믿음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화, 서비스형 플랫폼(PaaS)화해 진입장벽을 낮추고, 쓴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뿐만 아니라 자사 서비스인 기가지니, 로봇, AI스페이스, 인공지능컨택센터(AICC) 등 분야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대화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정보 제공 등에 특화된 만큼 생산성 향상, 사용자 경험 확대 등 다양한 이점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B2C(개인간) 서비스는 물론, B2B(기업간) 사업도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엑사원'으로 칼가는 LG유플러스
앞선 두 기업과는 달리 LG유플러스는 초거대AI 기반 대화형 챗봇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회사는 그룹 내 LG AI연구원이 보유한 초거대AI '엑사원'을 필두로 다양한 서비스 접목을 실험 중이다.
엑사원은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초거대AI다. 특히 언어와 시각 정보를 모두 다룰 수 있는 '멀티모달' 기술이 적용돼있어 단순히 문서나 대화를 이해하고 문장을 생성하는 것을 넘어 이미지를 텍스트로 표현하거나, 반대로 텍스트를 이미지로 시각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LG유플러스가 주목하는 분야는 IPTV 내 'AI 검색추천' 및 클라우드 기반 AICC 사업이다. AI 검색추천은 사용자 시청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결과를 보여주는 기술이다. 특히 '비 오는 날 분위기 좋은 영화' 등 감성적 니즈도 모두 충족하는 점이 특징이다.
또 올 하반기 중 LG유플러스는 엑사원을 기반으로 한 AICC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엑사원 기반 AICC가 상용화되면 사전에 준비된 시나리오 기반 답변(FAQ)만 가능했던 과거와는 달리, AI상담원과 챗봇이 사용자 언어를 이해하고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최적의 답변을 도출하게 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일단 올해는 엑사원을 여러 기존 서비스에 접목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며 "기존 플랫폼 내 서비스들을 고도화하는데 활용 가능한 부분을 시험을 통해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