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성장키 쥔 현대오토에버...차량SW로 '고공행진' 이어간다

2023-02-01     김가은 기자
서정식 현대오토에버 대표/사진=현대오토에버 제공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를 중심으로 차량 생태계가 재편되고 있다. 단순한 이동수단에 불과했던 자동차를 소프트웨어(SW)를 통해 새로운 IT 플랫폼으로 탈바꿈시키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또한 오는 2025년까지 SDV로 모든 차종을 전환할 방침이다. 이같은 전략의 성패는 정보기술(IT)서비스 계열사 현대오토에버에 달려있다.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구현을 위한 차량SW 기술력을 이 회사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꽃피운 차량SW 실적

완성차 기업에서 SW에 주목하는 이유는 하드웨어 중심에서 SW중심으로 무게추를 옮겨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새로운 사업 모델 구축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SW가 적용된 차량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커넥티드카에 적용된 SW를 무선 업데이트 시스템(OTA)를 통해 항상 최신 버전으로 유지하거나, 통합 제어를 통해 전기차 주행거리 등을 개선할 수 있다.

기능적 측면 뿐만 아니라 사업적 확장 측면에서도 용이하다. 차량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 이를 활용해 물류, 쇼핑, 레저, 숙박 등 다양한 이종 산업과 연계해 이동수단이자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플랫폼으로 변모시킬 수 있는 것이다.

현대오토에버 2022년 실적/사진=현대오토에버 제공

현대오토에버가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차량SW가 있다. 지난달 31일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매출액 2조7545억원, 영업이익 1424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48% 증가했다.

이같은 호실적은 차량SW 사업 호조가 이끌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시스템통합(SI)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9% 증가한 9604억원, ITO 사업 매출은 24.9% 증가한 1조2940억원이다. 차량SW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72.9% 성장한 매출 5001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현대오토에버는 ▲차량용 SW 플랫폼 '모빌진' 적용 및 확대 ▲표준화된 SW통합개발환경 확산 및 자율주행 정밀지도 양산 추진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통한 제조 실행시스템 등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구축 등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 현대오토에버는 차량 SW 개발 프로세스 관리와 인증을 담당할 통합개발환경 플랫폼과 제어기·도로환경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한 가상 검증 플랫폼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전체 차량SW 영역에 대한 검증 사업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SW 개발부터 테스트, 운영 등 전 과정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올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을 목표로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물류, 가상검증플랫폼, 테스트·검증 영역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협업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모빌리티 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율주행기능 탑재 차량 출시로 성장 가속화 예상

증권가 또한 향후 현대오토에버가 차량SW를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 분석 중이다. 미래차 수익성 상승이 SW를 통한 차별화에 달려있는 만큼, 향후 자율주행기능 탑재 차량 출시를 기점으로 재차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W 기반 서비스가 확대될 수록 IT 인프라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탑재되는 SW가치가 증대될 것"이라며 "고레벨 자율주행 기술 및 OTA 구현을 위한 차세대 통합제어기 '모빌진AD'를 공급하고 있어 미래차 성장 과실을 더 크게 향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된 EV9, G90에 레벨 3 자율주행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라며 "이를 기점으로 현대오토에버 차량SW 사업의 구조적 전환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 또한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 디지털라이제이션의 최대 수혜주"라며 "2023년은 현대차 전기차 공장 건설로 스마트 팩토리 매출 증가 및 SW 부분 매출 고성장으로 수익성 향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2023년 관전 포인트는 레벨 3 고속도로 자율주행 도입에 따른 대당 매출 효과, SW 매출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 현대차·기아 미국 전기차 공장과 한국 공장 건설에 따른 스마트 팩토리 매출 발생"이라고 부연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