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약방문 아닌 사전차단...네이버웹툰 'AI로 불법유통 25일 늦춰'

2023-07-12     이영아 기자
12일 서울시 중구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술이 만드는 콘텐츠의 미래' 세미나에서 이건웅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생중계 화면 갈무리

 

네이버웹툰의 저작권 보호 인공지능(AI) 기술인 '툰레이더'가 웹툰 불법 유통 시점을 약 25일 지연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후약방문이 아닌 사전에 피해를 막는 차단 기술로 불법 공유를 줄인다는 의미다. 이는 창작자 수익 보호와 건전한 콘텐츠 생태계 구축 효과가 있다고 전문가는 평가했다.

이건웅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12일 서울시 중구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술이 만드는 콘텐츠의 미래' 세미나에서 'AI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특히 이 교수는 AI를 활용한 콘텐츠 관리의 대표적 사례로 네이버웹툰의 저작권 보호 기술 툰레이더를 소개했다.

웹툰 업계에서 '미리 보기'로 제공하는 최신 유료 회차는 통상 시간이 지나면 무료로 전환되기 때문에 불법으로 공유되는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창작자 유료 수익 보호와 장기적으로 이용자의 불법 사이트 방문 요인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

툰레이더는 웹툰 이미지에 보이지 않는 사용자 식별 정보를 삽입해 최초 불법 유출자를 식별하고 차단하는 기술이다. 네이버웹툰이 자체 연구개발해 2017년 7월부터 국내외 불법 웹툰 복제물 추적에 활용하고 있다. 

이 교수팀은 네이버웹툰과 타 플랫폼에 연재된 웹툰 총 735개 회차를 대상으로 2021년 5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정식 사이트에 올라온 날짜와 불법 유통 사이트에 올라온 날짜를 비교했다. 그 결과 툰레이더가 적용된 네이버웹툰은 타 플랫폼 대비 약 25일 불법 유통 지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불법 유통 사이트에 올라간 회차와 정식 사이트에 올라온 회차를 비교 분석한 결과, 최신 회차가 즉시 불법 유통되는 작품 비율이 네이버웹툰은 16.3%로 집계됐다. A사 83.6%, B사 68.3% 등 타사 대비 낮은 수치다. 네이버웹툰 작품은 불법 웹툰 사이트와 정식 사이트의 최신 회차 차이가 평균 4회차이지만 비교 대상이 된 타 플랫폼은 평균 지연이 0회차로 조사됐다.

이 교수는 "이미지 인식, 머신러닝, 딥러닝 등 AI 기술을 콘텐츠 저작권 보호에 접목한 네이버웹툰이 타사 대비 탁월한 불법 유통 사전 방지 역량이 있다는 것을 이번 실증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툰레이더를 적용하기 시작한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국내 1차 불법 사이트의 업로드 중지·테이크다운 비율은 97%에 달한다. 32개가량의 국내 1차 불법사이트 중 31개 사이트가 업로드 중지·테이크다운됐다. 해외 사이트 68개 1차 불법 사이트 중 42개 사이트도 같은 결과였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툰레이더는 불법 복제물 추적 외에 불법 유출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예측해 불법 복제·공유 행위가 의심되는 계정을 사전에 감지하고 조치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며 "웹툰이 불법으로 최초 공유되는 1차 불법 공유 사이트들을 집중 모니터링하는데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AI 기술을 활용하면 불법 유통이나 지식재산권(IP) 도용 우려를 낮춰 건전한 K-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