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질의 없이 헐뜯기만…공방전 치열한 이동관 청문회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말 그대로 전쟁터다. 이동관 후보자를 끌어내리려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이를 무마시키려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맞서면서 정작 방송·통신 관련 질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18일 오전 10시부터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방통위원장 임명 이전부터 언론장악, 자녀 학폭 이슈, 방송통신위원회법 결격 등으로 인해 거센 공세를 받아왔다.

이날 야당은 자녀 학폭 의혹 논란과 언론장악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녀의 학폭 당시 선생님이 인터뷰에서 심각한 학폭이었다며 이 후보자의 해명과 다른 내용을 말했다"며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담임선생님을 참고인으로 출석시킬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폭행이나 괴롭힘, 갈취라고 할 만한 내용이 있었나"라고 질의하자 이 후보자는 "일부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녀의) 폭력 사실을 인정하는가"라는 질의에도 이 후보자는 "일부 있었겠지만, 그 내용을 다 어떻게 알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언론장악도 화두로 떠올랐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이 보고받았거나 요청한 국정원 문건은 30여건 발견됐고, 이 중 실행된 것을 골라내니 9건"이라며 "이동관 당시 홍보수석은 이러한 모니터링은 했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보고받거나 지시한 적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같은 공세가 이어지며 사퇴압박도 나왔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결격사유에 해당돼 임명되더라도 법적으로 다툼의 소지가 있다"며 "지금이라도 방통위원장 후보 자진 사퇴 생각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점심 먹으면서 생각해보겠습니다"라고 짧게 답변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들은 이미 해결됐다며 헐뜯는 식의 청문회는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KBS와 MBC의) 선택적 편파보도가 도를 넘었다"며 "방송사가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보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도 "정책과 관련해서 왜곡된 보도가 있으면 바로 잡아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며 "잘못된 뉴스를 모니터링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 후보자를 두둔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