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서재'부터 기지개...지난해 상장철회 기업들, 하반기 재도전 나설까
국내 증시 상황이 회복되면서 지난해 위축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의 기대감이 부풀어오르고 있다. IPO를 준비했다가 시장 상황을 이유로 계획을 철회했던 기업들이 재도전에 나설지 관심이다. 다만 각 기업들마다 처한 경영상황에 따라 정확한 재도전 시기를 가늠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 서재는 전날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총 공모주식 수는 150만주로 공모가 밴드는 2만~2만3000원이다. 총 공모 예정 금액은 300억~345억원이며 9월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해 11월 시장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밀리의 서재 관계자는 "현재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상장을 포기했던 밀리의 서재는 철회 약 9개월만에 다시 시장의 판단을 받게 됐다. 지난해에 비해 시장 상황이 개선됐고 실적이 개선되며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해 영업이익 42억원, 매출액 45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서영택 밀리의 서재 대표이사는 "전자책 구독모델 및 참여형 비즈니스에 성공한 밀리의 서재는 다양한 독서 콘텐츠 개발과 서비스 제공을 통해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독서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의 일상을 가치 있고 즐겁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출판 업계와의 상생을 바탕으로 한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밀리의 서재가 상장 재도전에 나서며 지난해 상장을 철회한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다. 지난해 상장을 철회한 주요 기업으로는 SK쉴더스, 골프존커머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컬리 등이 있다.
시장은 개선됐지만 각 기업환경이 변화하며 상장 일정을 장담할 수는 없다. SK쉴더스는 이달 초 홍원표 신임대표를 선임하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단계다. 대주주 역시 EQT파트너스로 변경돼 경영전략이 달라지며 상장 일정을 논의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SK쉴더스 관계자는 "대주주와 CEO가 변경되며 아직은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며 "상장과 관련해 진행되거나 논의를 하지는 않고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상장 시점을 무기한 연기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역시 마찬가지다. '오딘'을 개발해 국내 게임시장을 석권한 이후 4분기 북미유럽 시장 진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관계자는 "상장 자체는 일단 중단된 상태지만 시장에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이 되면 다시 재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존커머스도 비슷하다. 골프존커머스는 "시장 상황을 전반적으로 살피고 있으며 상장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상장 일정에 대해 말을 아꼈다.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