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보릿고개' 맞은 스타트업계...B2B2C로 활로 모색 '눈길'

2023-09-13     이영아 기자
/사진=픽사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벤처·스타트업계가 투자 보릿고개를 맞았다. 탄탄한 비즈니스모델(BM) 발굴이 공통 과제로 제시되면서, 기업간거래(B2B)-기업소비자간거래(B2C)를 연계해 활로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명 B2B2C 모델은 탄탄한 기업 고객 기반을 통해 대량 거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 및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2B2C 모델이 스타트업계에서 새로운 활로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 및 상품 소싱력 바탕으로 탄탄한 기업 고객 기반을 마련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또 B2B 사업 기반으로 해 매출 타격을 적게 받는다"라고 했다.

스타트업 자생력이 강조되면서 나타난 움직임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국내 벤처 투자액은 88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3% 줄어들었다. 산업은행이 벤처 생태계의 활력 정도를 평가하는 KDB 벤처종합지수는 지난 1분기 430.8을 기록해 직전 분기 대비 12.03% 떨어졌다. 해외 상황도 마찬가지다. 올해 1분기 미국 벤처캐피털의 스타트업 투자액은 지난해 절반 수준인 370억달러(약 49조원)이다. 

실제 B2B2C 모델을 통해 매출 증대를 이뤄낸 스타트업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명품 플랫폼 구하다는 유럽 명품 부티크와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자를 연결, 고객 접점을 확보하고 있다. 100여개 부티크와 선주문 계약을 체결해 구찌, 버버리 등 상품을 확보한다.

올 초부터는 에이블리,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 W컨셉 등 20곳 이상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유럽 부티크 상품을 실시간 연동하고, 상품을 대량 공급하고 있다. B2B2C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구하다 올해 총매출은 지난해 매출보다 최대 3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전자책·오디오북 구독 서비스 부커스 또한 B2B2C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전자책 및 오디오북 출판사와 계약을 맺어 확보한 11만5000여권의 콘텐츠를 자사 전자책 플랫폼을 통해 국회부산도서관, 용인시립도서관, 부산도서관 등 40개 기관에 제공하는 구조다. 

여행사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자원관리솔루션(ERP) 제공사 오예커뮤니케이션 또한 대표적 사례다. 이 회사는 전세계 항공·숙박·골프장 예약 플랫폼과 여행사를 연결하고 있다. 전세계 10만개 이상 호텔·리조트 상품, 300여개 국내 골프장 등과 제휴를 맺었다.

430여개 중소여행사를 고객사로 확보한 이 회사는 올해 한국관광공사 성장관광벤처 기업으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간 거래로 믿을 수 있는 상품 공급, 대량 거래를 통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DB)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